[기자수첩]"유업계 생존, 다각화 아닌 시장 정상화가 해법"

[기자수첩]"유업계 생존, 다각화 아닌 시장 정상화가 해법"

민동훈 기자
2016.03.09 03:30

"정말 절박한 문제입니다. 생존을 위해 뭐든 해야 할 상황입니다."

유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유만 팔아서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커피, 초콜릿, 치즈 등 돈이 될 만한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한국야쿠르트는 수입치즈와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몇 년 전부터 커피 부문을 늘려가던남양유업(52,100원 ▲600 +1.17%)도 지난해 하반기 수입치즈 시장에 진출했다.매일유업(11,120원 ▼20 -0.18%)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커피, 수입치즈, 와인 등 기타 부문 매출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51%)을 넘어섰을 정도다.

이러한 사업다각화 덕에 남양유업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매일유업도 소폭이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문제는 사업다각화 전략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매출비중이 높은 우유사업 적자가 누적될 경우 기업의 생존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밖에 없어서다.

게다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뛰어든 커피, 치즈 등도 기존 식품·음료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렇다고 기존업체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자칫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 뛰어든 사업이 실패할 경우 기업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결국 유업체들의 생존 해법은 우유산업 정상화에서 찾아야 한다. 현재 국내 우유산업은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산원가와 물가상승률만 반영하는 '원유가격연동제'와 '쿼터제'라는 반시장적인 가격 결정구조 탓에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우유가 남아돌던 말던 원가 이상의 가격에 생산물량 전부를 유업체가 떠안아주는 기형적인 구조다.

세계 각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체제가 빠르게 구축되는 상황에서 뉴질랜드, 호주 등으로부터 무관세 원유와 분유가 쏟아져 들어오면 국내 우유 산업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미 학계와 유업계는 원유수급 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결정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수급 원리에 기반한 가격제도를 도입하되 농가보호 장치는 별도로 두면 될 것이다.

일본 등 낙농선진국에서도 시행하는 제도다. 정부가 상반기 중에 제도개선안을 내놓키로 한 만큼 유업계는 물론 낙농가의 생존을 위한 현명한 대안을 도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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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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