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마트 문닫으면 우리가 손해" 자영업자들 들고일어선 이유

[우보세]"마트 문닫으면 우리가 손해" 자영업자들 들고일어선 이유

조성훈 기자
2018.12.17 15:55

"일요일에 마트 문을 여니 손님이 몰립니다. 우리는 물론 다른 가게 주인들도 매상을 올릴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인근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일요일, 서울 행당동 롯데마트는 오히려 활기가 넘친다. 행당역 인근 아파트단지 상가에 위치한 롯데마트 행당점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대형마트다. 같은 상가에 터를 잡은 자영업자들도 분주해진다. 인근지역 마트 휴무에 따른 반사효과로 고객이 평소보다 더 몰리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방자치단체가 공휴일 중 월 2회를 지정해 의무휴업한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는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했는데 이곳은 그 규제를 빗겨갔다. 사연이 있다.

2013년 의무휴업 규제가 생기자 이곳도 격주로 일요일에 문을 닫기로 했다. 그러자 같은 상가에 입점한 130여명의 자영업자가 들고 일어났다. 마트가 닫으면 자영업자들이 도리어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인근 아파트단지 거주민 대부분이 직장인인데, 일요일에 마트에서 장을 볼 겸 미용실과 휴대폰매장, 제과점, 식당, 커피숍 등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관할 지자체인 성동구청에 주중 휴업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구청도 이들의 거듭된 요구를 받아들였다. 일요일 대신 수요일에 쉬게 된 이유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청계점의 경우, 문을 닫는 일요일에는 상가 전체에 적막감이 감돈다. 간혹 휴무일을 모르고 찾은 이들은 조용히 발길을 돌릴 뿐이다. 마트를 찾던 손님들이 끊기니 매상이 줄어 함께 문을 닫는 점포도 적지 않다. 상가에 입점한 자영업자들이 한숨을 내쉬는 이유다.

마트가 쉰다고 주변 전통시장 손님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문을 연 롯데마트나 또 다른 대형슈퍼를 찾는다. 아니면 차라리 쇼핑을 한주 미룬다. 마트를 문닫게 하면 인근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의무휴업 제도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을 규제하려는 법안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복합쇼핑몰도 마트처럼 월 2회 의무휴업을 시키고 마트와 쇼핑몰 신규 출점을 현재보다 어렵게 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법안이 과연 정확한 규제효과를 분석하고 마련된 것인지 의문이다. 벌써부터 복합쇼핑몰을 규제하면 입점한 자영업자는 물론 마땅히 주말을 보낼 곳 없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산업발전을 위한 정당한 규제라면 막을 이유가 없다. 마트나 복합쇼핑몰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일리 있다. 실제 유통업계 부진이 심화되면서 여기저기 문닫는 마트가 속출한다.

그러나 규제 효과조차 제대로 측정하지 않고 막연히 골목상권을 살려야 한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진 규제는 소비자와 유통업계, 그리고 골목상권 자영업자 누구로부터도 환영받기 어렵다. 잘못된 규제는 오히려 역효과만 일으킨다는 것을 지난 5년간 충분히 봐왔다.

조성훈 산업2부 차장
조성훈 산업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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