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광주 복합쇼핑몰을 향한 경쟁 레이스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광주'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롯데, 신세계도 "수년째 부지를 물색하고 복합쇼핑몰 사업을 검토해 왔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미래형 문화복합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우며 "'더현대광주'를 호남지역 최고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동산개발기업인 휴먼스홀딩스제1차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의 대규모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 중 하나로 해당 부지에는 더현대광주 외에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 호텔, 영화관, 역사문화공원 등의 시설을 유치한다는 개발 구상도 내놨다. 반면 경쟁사들은 "현대백화점이 먼저 발표했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제 시작단계"라고 견제했다. 유통 3사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 되는 모양새다.
광주 복합쇼핑몰 사업은 상권 분석이나 여론, 인허가 등의 정부 지원 등을 고려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광주에는 광주 신세계, 롯데백화점 광주점, 롯데아울렛 등이 있지만 체험형 엔터테인먼트나 여가 시설 등이 한 데 모여있는 대형 사이즈의 복합쇼핑몰은 없다. 쇼핑 시설이 부족한 호남권 일대 수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다.
2015년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지역상인 반발 등으로 무산됐던 것과 달리 여론과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변화다. 광주 복합쇼핑몰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선거 공약이자 강기정 광주시장의 지방선거 공약이었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광주시는 강 시장이 취임하자 마자 '복합쇼핑몰 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 또 '광주 복합쇼핑몰은 민간의 수익성과 공공의 공익성이 공존하는 모델이며 상생·연결·투명'이라는 핵심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는 기본방침을 정했다. 9000억원의 상생, 인프라 관련 예산 투입을 정부에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우려도 제기된다. 이 사안이 지역사회를 넘어선 관심사가 됐기 때문이다. 백화점, 쇼핑몰 등 유통채널 출점이 이번 사례처럼 공개경쟁 형태로 진행되는 것은 흔치 않다. 개발 과정에서 사업성, 경제성 등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비방전이나 특혜시비 등 잡음도 일 수 있다. 어떤 정치적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광주시는 광역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 정부여당은 국민의 힘인 구조다. 대형 개발사업인만큼 인허가가 중요한데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을 경우 자칫 수년간 표류할 수도 있다. 인허가로만 8년을 표류한 상암 롯데몰의 전례도 있다.
광주 복합쇼핑몰 사업은 인근 상권 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지역 시민들과 소상공인 등 지역 상인들, 정치권과 유통업계까지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상생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선 정부, 지자체, 유통업체가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가 되어선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