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주식투자 기준에 대한 갈등

[MT시평]주식투자 기준에 대한 갈등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2011.05.0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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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국제화를 표방한 지 꽤 오래됐다. 때문에 글로벌 기준에 대한 논의가 적지 않았는데, 주식시장도 글로벌 기준을 많이 도입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산업분류를 국제기준으로 바꾸고, 증권거래소가 종목코드를 국제기준으로 변경한 것도 그 사례라 하겠다. 투자기준에서도 국제화가 많이 이뤄졌다. 투자기준이 예전에는 정황논리나 기대, 풍문에 많이 의존했지만 이제는 주요 선진국에서의 주가분석과 같이 기업가치와 금리를 고려한 주가수준 측정이 일반화됐다.

실제로 주식시장 전반의 평가와 관련된 국내의 평가틀은 선진국의 평가기준과 비슷해졌다. 그 방법은 실물경제의 방향에 따라 주가방향을 설정하고, 그 이후 금리수준을 고려해 주가지수로 표현되는 주식시장 전반의 주가수준을 측정한다.

구체적으로는 PER(주가/1주당 순이익)의 역수(逆數·1/PER)와 금리수준을 비교해 주가지수 수준을 추정한다. 즉 코스피지수 PER의 역수가 금리보다 높으면 추세적 주가 상승 가능성을, 반면 코스피지수 PER의 역수가 금리보다 낮으면 주가 하락을 예상한다.

이 관점에 보면 현 주식시장은 긍정적이다. 올해 예상이익 기준 코스피지수의 PER 역수는 9.0%로 회사채 수익률 4.56%보다 높기 때문이다. 즉 금리기준으로는 4.54%P 차이만큼 주식이 금리상품 대비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문제는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기준인데, 이 부분을 거론하는 것은 개별 종목의 매매기준을 놓고 현재 주식시장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실로 주식시장 전반과 달리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PER뿐만 아니라 PEG(PER/(1+이익성장률) PBR(주가/1주당순자산)), 기타 여러 지표를 각 종목의 상황에 따라 적용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각 투자주체가 동일 종목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투자평가지표를 적용하는 점이다. 예컨대 A종목의 주가평가를 투자자 B는 PER로 접근하고 투자자 C는 PEG로 접근한다.

이러한 투자주체별 평가관점의 차이는 국내투자자와 해외투자자 간에 종종 발생하는데, 국내투자자 시각에서의 평가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우선은 해당 기업의 PER를 시장 평균 또는 해당 업종 평균 PER와 비교한다. 이때 해당 종목의 PER가 시장 평균 PER보다 높지만(주가가 현재 기업가치보다 높지만) 해당 종목의 올해 이후 이익 증가가 시장 평균보다 상당히 높을 경우 국내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즉 PER가 아닌 이익성장률을 고려한 PEG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인데, 2004~2007년에 있었던 조선업체의 꾸준한 주가 상승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국제평가는 주로 외국인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특정주식과 유사한 해외종목간 가치평가 비교관점에서 투자를 행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자동차 주식의 경우라면 기업가치 기준 현대차 주가가 더 매력적인지, 아니면 외국자동차 회사 주가가 더 저평가됐는지 관점에서 우리 주식을 평가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때문에 대체로 외국인투자자는 해당 종목의 PER와 그 종목이 속한 업종의 국제 PER의 비교를 중시한다. 즉 국내투자자들과 달리 장기이익 성장성에 의한 투자, 즉 PEG 기준 투자는 장기이익성장률이 명확하지 않으면 자제하는 듯하다.

그런데 현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와 국내투자자 간에 주도주군 선정을 놓고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랩상품을 운용하는 국내 투자자문사들은 이익성장성이 높다고 여기는 기존 주도주를 여전히 선호하는 편이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기존 주도주 외에 국제 평가기준에 의해 저평가되었다고 여기는 종목을 상당기간에 걸쳐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국내투자자들이 종목 선정을 주도하지만 이런 양상의 지속성이 얼마나 유지될지 지켜볼 사안이다. 국내 자금보다는 외국계 자금의 규모가 크고 또한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도 더 많이 보유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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