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여성 경력단절 없애야 선진국 된다

[MT시평]여성 경력단절 없애야 선진국 된다

박종구 기자
2014.02.21 07:17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인터뷰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인터뷰

GM 메리 바라, IBM 버지니아 로메티, 야후 마리사 메이어, 페이스북 셰릴 센버그, IBK기업은행 권선주. 남성 중심의 기업 조직에서 유리천장을 깬 여성 최고경영인이다. 최근에는 100년 전통의 미국 중앙은행에 최초로 여성 총재가 탄생했다. 여성임원이 없어 구설수에 오른 구글, 페이스북도 여성을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 시장조사기관 캐터리스트에 따르면 포춘 500대 기업 여성임원 비율은 1995년 10%에서 2012년 19%로 상승했다. 보수적인 미국 은행도 여성 고위직 비율이 16%로 늘어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여성 고용률은 47.4%로 전년 대비 1.1%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가사 분야에서 20만6000명이 줄었다. 육아 등으로 직장을 떠난 여성이 고용시장에 재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일 정부는 '일하는 여성의 경력 유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육아휴직 확대와 보육 부담을 줄이는데 초점을 둔 방안이다.

경력단절 여성은 여성 노동가능인구의 약 20%로 추정된다. 여성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7.2% 보다 상당히 낮다. 노동시장 재진입이 쉽지 않고 가족친화적인 보육시스템 등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경단여성의 복귀율은 일본의 30%,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의 60~70%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결혼 프리미엄이 없거나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결혼 페널티를 겪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여성의 고용기회 창출이 일·가정 양립과 밀접하다는 뜻이다.

각종 조사에서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기가 어려운 점이 지적된다. 우리의 여성 보호제도는 출산휴가, 육아휴직 확대, 무상보육 등 외형상으로는 선진국에 못지 않다. 다만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특히 육아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제 활용 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은 3%에 불과하다.

제도의 성패는 기업이 협조 여부에 달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육아휴직 근로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을 경영성과를 높일 수 있는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하는 태도야말로 일·가정 양립의 성공조건이다.

페이스북, 구글 등은 파격적인 육아휴직 확대나 탄력적 근무시간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에서 부모육아휴직이 활성화된 이후 여성 고용률이 대폭 상승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여성임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기업의 자본수익률이 7%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양육비 지원 등 가정친화적 제도를 적극 시행한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일반기업을 상회한다고 한다. 페이스북 셰릴 샌버그의 성공 스토리는 배우자인 데이브 골드버그의 헌신적 육아·가사 협력 없이는 불가능했다.

재취업 희망 여성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경단여성에 대해 유형별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학력 경단여성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자신의 커리어를 제대로 활용치 못하고 시간제 일자리, 저급여 계약직 등에 주로 종사하고 있다. 교육, 의료 등 고학력 여성에 적합한 일자리 발굴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여성 근로자의 80%가 100인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가정 양립 촉진에 따른 중소기업의 추가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등이 고용률 70%를 달성한 것은 여성 고용률을 대폭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보다 유연한 고용구조 하에서 고용창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여성의 고용을 위축시키는 각종 제약요인을 시정하는 노력과 함께 사회 전반의 의식변화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여성 경력단절이 없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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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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