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S 상장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원들의 시세차익을 환수하는 특별법을 만들자는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문제는 한창 논란이 됐던 부동산의 '다운 계약서(실거래 가격보다 낮게 써는 계약서)' 문제와 많이 닮아있다. 정치권의 인사청문회 때나 선거 때만 되면 논란이 됐던 다운계약서는 2006년 관련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부동산 업계의 관행이었다.
공시지가보다 높은 실거래 가격의 계약서가 들어오면 구청의 등기담당창구에서는 거래 가격을 낮춰서 수정토록 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6년 부동산 중계업법 개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법으로 재단할 수 없었던 관행이었다.
1990년대 CB(전환사채)나 BW의 발행가액도 마찬가지였다. 상장기업일 경우 CB와 BW는 거래주가에 할인 또는 할증률을 적용해 발행했다. 비상장 주식의 경우(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삼성SDS) 실제 거래가 있을 경우 거래가로, 거래기준이 없을 경우는 액면가 이상으로만 발행하면 됐고 삼성은 액면가 이상으로 이를 발행했다.
삼성은 당시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삼성SDS(액면가 5000원) 주가를 6674원으로 산정했다. 삼성 측은 이보다 오히려 10% 할증된 7150원에 1999년 2월 BW를 발행했다. 문제는 1999년 11월 참여연대와 일부 법학과 교수들이 저가 발행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가격이 적정했느냐가 논란이 됐다.
이 소송은 네 차례 법원의 판단을 받으면서 '면소(免訴)→무죄→유죄 취지 파기 환송→유죄'라는 우여곡절을 겪어 결국 이사진의 배임으로 결론이 났다. 관행적으로 액면가 이상의 가격으로 가능했던 CB와 BW 발행은 이후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증권거래법 개정 등을 통해 발행가액 산정 기준이 만들어졌다.
삼성은 당시 시민사회 단체들이 요구했던 지분취득 과정에서 이익을 모두 사회에 환원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약 800억원)과 두 여동생(약 500억원)은 차익을 포함한 3500억원에, 삼성이건희장학재단에 출연했던 이건희 회장(1300억원)과 이 부회장(1100억원)의 지분 등 기금 약 4500억원을 포함, 총 8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했다. 국세청에 증여세(440억원)도 냈고 법원의 배임 판결에 따른 회사 손실(228억원)도 회사에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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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원고들이 부당이득이라고 했던 것은 헌납하고 BW 저가발행의 문제는 여기서 일단락된 얘기다. 삼성SDS BW 문제를 집중 제기했던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도 삼성SDS의 BW 발행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끝났다고 했다.
현재 국회 일각에서 거론되는 삼성SDS의 상장차익을 환수하자는 주장은 다운계약서로 구입한 주택의 가격이 그 후 올랐을 때 그 차익을 환수하자는 얘기와 같다. 이는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난 토지초과이득세를 걷자는 것과 같은 얘기다. 3년 단위로 유휴토지의 지가상승분에 대한 30∼50%를 세금으로 걷었던 토지초과이득세는 미실현이익의 과세라는 측면에서 논란이 돼 1994년에 헌법불합치로 1998년에 폐지됐다.
BW 저가 발행의 법률적 판단이 끝난 후에 발생한 삼성SDS의 기업가치 상승분에 대해서는 향후 주식을 팔 때 양도세 중과세를 통해 회수하는 법률적 수단이 이미 존재한다.
일반 주주들과는 달리 대주주의 주식거래시에는 거래세 외에도 차익에 대해 20%의 양도세를 물리도록 돼 있다. 현 주가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이 부회장은 수천억의 세금을 내게 돼 있다.
삼성SDS가 막 상장되고 '대박'이라는 얘기가 들리니 여기저기서 포퓰리즘에 기대어 서둘러 차익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BW 저가 발행에 따른 차익과 벌금을 이미 냈고 향후 발생할 차익에 대해서는 이익실현시 양도세를 내도록 돼 있다. 만약 당신이 이재용 부회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