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다이슨에게 한국 소비자는 봉이다?

[기자수첩]다이슨에게 한국 소비자는 봉이다?

이정혁 기자
2018.08.13 16:38

애플과 다이슨은 각각 다른 제품군을 만드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양사 모두 디자인을 내세워 IT(정보기술)·가전업계를 뒤흔들었다는 점과 유독 한국에서만 가격 차별 정책을 펼친다는 사실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의 국내 출고 가격 논란은 이제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이런 '학습효과' 덕분인지 언젠가부터 다이슨의 권장소비자가격은 애플은 저리 가라 할 수준이 됐다.

실제 다이슨 일부 무선청소기(V10 시리즈)의 경우 일본(6만4584엔·약 66만원)과 같은 모델인데도 한국(할인가 91만원)이 무려 30만원 정도 비싸다. 양국의 가전 시장을 고려해도 이 정도 수준의 가격차를 보이는 생활가전제품은 사실상 없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밀레가 최근 몸값 전반을 크게 낮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가격 정책의 경우 환율이나 유통망 구축 여부 등이 어느 정도 반영된다는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제품사양이나 보증기간까지 철저하게 차등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한국에서 팔리는 다이슨 무선청소기(전 모델)는 2년만 보증하는 반면, 미국은 5년이다. 먼지통 용량도 국내(V10 시리즈 할인가 103만5000원)는 해외 판매 모델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작지만, 가격은 20만원(미국 699.99달러·약 79만원)이상 비싸게 책정된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한국 시장 차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차별화된 가격과 정책을 묻는 질문에 한국 다이슨 측은 "국내 시장 환경을 고려해 본사가 가격과 보증 정책 등을 세운다"는 입장만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

그동안 배짱영업 행태를 보이던 애플은 지난해 결국 국정감사에 소환됐다. 한국에서 애플의 전철을 밟고 있는 다이슨이 언제까지 한국 소비자들을 차별할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