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한국 자본시장 신뢰 회복의 방법

[MT시평]한국 자본시장 신뢰 회복의 방법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2025.02.0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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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한국 자본시장의 밸류업이 시급하다. 지난달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가 0.88배로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PBR가 1배보다 낮으면 자산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다는 의미다. 고령화로 은퇴자금을 위해 안정적인 수준의 수익을 요구하는 시점에 일반투자자들은 국내 주식보다 일본·미국 주식을 선호한다. 원화 변동성, 낮은 배당성향, 불공정거래, 취약한 지배구조 등으로 한국 증시가 아시아 주요국 대비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주식시장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주주보호제도를 시행해왔다. 2022년 물적분할시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2023년 배당절차 개선, 2024년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 등 다양한 조치가 그것이다. 또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마련해 공시하도록 유도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 신뢰도는 낮다. 미흡한 주주환원과 공정한 가치이전을 어렵게 하는 지배구조가 주요 원인이다. 주주친화 정책(배당확대, 자사주 소각, 경영투명성 강화)은 자본시장 신뢰회복에 필수인데 기업이 이를 적극 시행하지 않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기업지배구조 문제 때문이다. 한국은 대주주 중심의 경영이 강하고 주주권 보호 및 경영권 견제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주주가치보다 대주주 의사결정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

대주주의 존재 자체가 문제는 아니나 대주주 중심 경영이 일반적이어서 주주가치 제고보다 경영권 방어가 우선되고 주주환원보다 지배력 유지에 회사자원이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에서는 독립적인 사외이사와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대주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은 2014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졌고 기업들은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했다. 대만도 배당을 확대해 장기투자자를 유치한다. 한국 기업의 평균배당성향은 지난 5년간 32%로 일본 40%, 대만 54%, 유럽 64%에 크게 못미친다(블룸버그, 피델리티인터내셔널, 2024년 4월). 한국도 스튜어드십코드 제정 후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가 일부 강화됐지만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사회 또한 주주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 최근 논의되는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도입은 상법 체계상 맞지 않지만 주주가치 제고의 책임을 강조한 의미가 있다. 이에 정부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조치로 그 정책적 효과가 명확한 점에서 크게 기대된다. 상장법인의 합병·분할시 목적·기대효과의 공시강화, 합병시 외부평가기관에 의한 평가·공시 의무화, 계열사간 합병시 공정가액으로 결정할 것과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공모신주 최대 20% 우선배정 및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시 거래소 일반주주 보호노력 심사기간 무제한으로 강화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시행된 자사주 보유 및 처분에 관한 공시강화 조치와 함께 일반주주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제도개선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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