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것들

[MT시평]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것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2025.02.11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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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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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 일부가 다시 설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참 신박하다. 기후변화가 국경변경의 중요한 이유라고 하니 말이다. 실제로는 양국의 경계를 이루는 '빙하'가 녹아내린 데 따른 결정인데 양국이 알프스 최고봉 중 하나인 마테호른봉 아래 국경을 변경키로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흔히들 국경은 지상에 고정된 것으로 여기지만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의 일정 부분은 빙하와 눈밭으로 정의돼 있다고 한다. '빙하가 녹으면서 자연적 요소들이 변화해 국경도 재정의한다'는 스위스 정부의 성명이 있었고 이에 따라 국경변경 논의는 2023년 합의로 시작됐고 지난해 말 스위스 정부가 이를 공식 승인했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도 승인절차가 진행 중인데 양국이 서명하면 합의가 성립되고 새로운 국경 세부사항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로 생각지도 않은 국경이 변경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편으로 기후변화가 유럽 의과대학의 교육과정도 바꾸고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역대급 무더위가 세계적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질병도 크게 늘어났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주목해 의과대학에선 기후위기 관련 질병에 대한 교육확대를 목표로 한 '유럽기후및건강교육네트워크'(ENCHE)가 설립됐다. 이들은 기후위기를 환경 측면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그로 인한 의학적 측면의 사회문제, 특히 호흡기·심장·폐질환과 암 및 정신질환의 급격한 증가에 주목하고 이를 글로벌 위생·건강위기로 규정하고 나섰다. ENCHE는 영국 글래스고대학, 미국 컬럼비아대학을 필두로 영국, 벨기에, 프랑스 등 25개 의대에서 1만명 넘는 의대생을 대상으로 기후 관련 수업을 통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의대생들은 열사병, 뎅기열, 말라리아 같은 기후질병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가 인체건강에 미치는 역할도 더 많이 배우게 될 것이다. 모기 매개 질병과 기온상승 관련 질환이 유럽 전역의 의과대학 커리큘럼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한다.

이제 미국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미국에선 코로나19에 따른 원격근무와 새로운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청장년층, 그리고 자산을 가진 은퇴 노년층이 따뜻한 날씨와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미국 남부지역으로 다수가 이주했다. 실제로 플로리다주 탬파시는 2000년 이후 인구가 38% 증가했고 자연재해 고위험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도 인구가 13%나 늘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위험이 급증해 오히려 기후위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실정이다. 실례로 자연재해 급증으로 동 지역의 주택 재해보험료가 급증하고 정부의 재정적 부담도 가중된다. 북동부 뉴욕시도 기후변화로 앞으로 10년간 강수량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이로 인해 뉴욕의 지하 아파트들이 대규모 홍수위험에 노출돼 시당국이 안전보장 대책도 강구 중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기온·기상의 변화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 위에서 본 의료·건강, 주택·이동정책, 그리고 국가간 국경문제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는 기후변화를 현미경 아닌 망원경의 큰 안목으로 이해하는 통찰력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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