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AI 격차, 새로운 불평등의 시작

[투데이 窓]AI 격차, 새로운 불평등의 시작

최연구 (과학문화칼럼니스트·필로 스페이스 고문)
2025.04.03 02:05

최연구(과학문화칼럼니스트-필로 스페이스 고문)
최연구(과학문화칼럼니스트-필로 스페이스 고문)

정보화 혁명은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정보 접근성과 활용능력은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동시에 정보격차(Information Divide)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점점 심화했다. 이제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AI격차(AI Divide)라는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이미 AI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한다. 의료, 금융, 교육, 제조업, 문화 등 분야를 막론하고 AI 도입과 활용이 확대된다. 가령 의료분야에선 질병진단과 치료계획 수립에, 금융분야에선 투자분석과 리스크 관리에, 교육분야에선 개인 맞춤형 학습시스템 개발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은 높아지겠지만 문제는 AI격차다. 그 격차는 전방위로 나타날 것이다.

우선 국가 간, 기업 간 기술경쟁과 패권경쟁이 격화할 것이다. AI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와 기업은 미래산업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거머쥐고 이로 인한 AI 권력의 불균형은 더 커질 것이다. 가장 근본적이고 심각한 격차는 개인 차원이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극명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화 시대에 컴퓨터와 인터넷 활용능력이 변별력이 된 것처럼 AI 시대엔 AI 활용능력이 개인 간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 모델 커스터마이징, AI 결과물을 평가하고 창의적으로 응용하는 능력 등은 고급인재의 핵심역량이 될 것이다. AI 기술은 단순히 기계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복잡한 문제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전문적인 직무영역으로까지 확대·적용될 것이다. 마케팅 전략가, 콘텐츠 크리에이터, 과학기술 연구원뿐만 아니라 공무원이나 정책결정자도 AI 도구의 도움이 필수적일 것이다. 그럴 경우 AI 역량은 자기 몸값과 경쟁력을 높이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한편 AI의 위험과 부작용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AI가 결국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우려도 한다. 하지만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체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현실적인 위협은 인간 대 AI의 대결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인간과 그렇지 못한 인간 간의 경쟁에 있다. AI와 인간의 능력 차이가 무서운 게 아니다. 사실은 AI를 둘러싼 인간 간의 극심한 경쟁과 갈등이 위험한 것이다.

AI 시대가 본격화하면 AI를 기준으로 국제질서와 사회구조가 재편될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는 AI 기술 주도국가와 의존국가로 나뉠 것이다. 기업은 AI 기술력을 가진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개인은 AI 역량이 뛰어난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구분될 것이다. 이런 격차를 줄이려면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 또한 AI 기술발전과 AI 인재양성도 중요하지만 AI 발전으로 뒤처지는 사람을 포용하는 사회적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모두가 AI 기술을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게 AI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저소득층, 고령층,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AI 격차를 줄이는 노력은 개인 몫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

AI 기술발전으로 인한 격차는 불가피하다. 애초에 모든 인간은 AI 앞에 평등했지만 AI와의 관계에 따라 개별적 인간은 점점 불평등해질 것이다. 커지는 AI 격차를 어떻게 줄이고 얼마나 해소하느냐에 국가, 사회, 조직의 미래가 달렸다. AI 격차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AI 양극화의 미래는 극단적으로 암울해질 수 있다.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만 기회를 얻는 AI격차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AI 혜택을 누리는 AI포용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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