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한은 추가 금리 인하의 조건

[MT시평]한은 추가 금리 인하의 조건

오건영 신한금융그룹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2025.10.27 02:05
오건영 -신한금융그룹의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오건영 -신한금융그룹의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지난 23일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현행 2.5%로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금통위에 이어 세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인데 부진한 국내 경기와 기존 대비 어느 정도 안정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이창용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행보에 신중한 스탠스를 보여줬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9%로 0.8%를 기록한 2009년 이후 가장 부진한 수준이어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인하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성장과 물가라는 2개 축을 중심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등의 선진국과 달리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의 경우 금융안정 차원에서 가계부채 증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가계부채 증가는 상당부분 부동산 가격급등과 함께 나타나는데 지난 6·27대책 이후 안정세를 이어가던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9월 중순 이후 다시금 급등세를 보이자 정책당국은 10·15대책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적극적인 부동산 수요억제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낼 뿐 아니라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대한 기대를 자극해 재차 부동산 가격불안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 급증을 촉발할 수 있다. 이에 한은은 실제 10·15대책이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시킬 수 있는지 그 효과를 확인한 후 추가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외에도 고려할 요인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원/달러 환율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4% 초반을 나타내는데 이는 한국의 2.5%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높다고 반드시 국내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금리가 국내보다 높은 상황에서 외환시장의 불안을 자극할 요인이 생겨난다면 자본유출 위험이 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관련으로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데 미국의 과도한 대미투자액 요구로 협상타결이 지연되면서 한국의 대미 상호관세율은 지난 7월 말에 타결된 15%가 아니라 25%에 머물러 있다. 이는 15%로 낮아진 일본, 유럽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 관세 및 대미투자 관련 협상이 교착된 상태로 장기화하면 국내 수출성장에 악영향을 주고 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현재 1400원을 웃도는 환율의 변동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미국 등의 선진국과 달리 한국의 경우 성장과 물가뿐 아니라 가계부채 및 자본유출 등의 금융안정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국내 경제의 부진한 성장에도 한은의 금리인하와 같은 통화정책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내려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 그리고 대미투자 및 관세협상과 맞물려 있는 원/달러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 안정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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