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독파모'의 숨은 승자들

[광화문]'독파모'의 숨은 승자들

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2026.02.05 04:00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펍지 성수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7주년 팝업스토어를 찾은 게이머 등 시민들이 행사장에 마련된 각종 체험을 하고 있다. 2025.5.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펍지 성수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7주년 팝업스토어를 찾은 게이머 등 시민들이 행사장에 마련된 각종 체험을 하고 있다. 2025.5.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최근 AI(인공지능) 업계의 최대 화두인 '피지컬 AI'(Physical AI) 분야에서 게임사들의 행보가 이질적이면서 흥미롭다. 온라인 세계의 대표주자인 게임사가 그들의 캐릭터와 가상세계를 현실세계로 꺼내보이려는 듯한 시도가 영화 '트론: 아레스'를 연상케 한다. 가상 세계에서 창조된 존재를 현실 세계로 끌어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지난해 국가대표 AI를 선정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하 독파모) 프로젝트에서 5개 정예 컨소시엄이 추려졌을 때 전혀 예상을 못한 곳은 'NC AI'였다. NC AI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소위 '맏형'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213,000원 ▼16,500 -7.19%)의 100% 자회사로 지난해 2월 AI부문만 분사했다. AI기업으로 탄생한지 1년도 안된 곳이 국가대표 AI기업 5개팀 중 하나로 선발된 것이다. 비록 지난달 1차 평가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독자적인 AI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대중과 시장에 확실히 각인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승자'라 할 수 있다.

1차 평가전을 통과한 SK텔레콤 컨소시엄에는 크래프톤(247,500원 ▼14,500 -5.53%)이 함께 뛴다. 현재 독파모 2차전에 출전하는 컨소시엄 참여사 가운데 유일한 게임사다. SK텔레콤 고위관계자는 2차전에서 크래프톤의 활약이 특히 기대된다고 했다. 게임사가 어떤 기술을 보유했기에 국가대표 AI기업으로 부상하고, 피지컬 AI에 도전하는 걸까. 모든 게임사가 보유한 강점은 아니지만 '3대 핵심 역량'이 꼽힌다.

첫 번째 역량은 3D(3차원) 데이터와 정교한 물리 엔진(Physics Engine)이다. 물리 엔진이란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수학 소프트웨어다.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에서 탄환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거나, 레이싱 게임에서 차량이 코너를 돌 때 쏠리는 원심력 등이 모두 수학적 계산의 결과다.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현실의 물리 법칙이 정교하게 구현된 가상세계에서 쌓은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경험은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보행하거나 물건을 집어 올리는 데 필요한 물리적 상호작용을 모사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사람의 개입 없이 의사결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디지털 비서 'AI 에이전트' 기술이다. 크래프톤은 게임 내에서 유저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고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는 CPC(Co-Playable Character)를 개발했다. 이는 환경을 인식·판단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해야하는 복잡한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의미다. 로봇이 실제 길거리를 걸으며 학습하는 것은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를 가상의 공간으로 옮겨오면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해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보행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는 가정을 세워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규모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디지털트윈(Digital Twin) 역량이다. NC AI는 텍스트나 이미지 프롬프트(명령어)만으로 3D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AI솔루션 '바르코3D'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제조 현장의 실제 설비와 환경을 가상화한 디지털 트윈 구축은 물론 대규모 합성 데이터 생성을 통한 피지컬AI 훈련, 개인화된 제품 설계와 제작지원 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 환경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멀티모달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개발 중이다.

게임사들이 독보적인 AI 기술개발에 나선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설립된 지 겨우 1년 된 NC AI의 탄생은 15년전인 2011년에 시작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선견지명으로 AI연구팀을 이어왔다. 그 결과 지난해 분사와 함께 빛을 발했고 AI기업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독파모 프로젝트가 게임사에 대한 시각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해온 게임사들이 전 세계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AI산업을 견인하는 AI 강자로 부상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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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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