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검토할 때

[사설]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검토할 때

머니투데이
2026.09.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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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출근길 대란'은 피했다. 노조가 임금 3.2% 인상안에 합의해 파업을 철회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첨예한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문제를 뒤로 미뤄둔 채 갈등을 봉합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통상임금을 월 176시간 기준으로 적용하라고 요구한다. 서울시는 노조 요구를 수용할 경우 연간 수천억 원의 추가 재정부담이 발생한다고 맞선다. 대규모 인건비 증액은 세금이나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고스란히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온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될 때마다 버스가 파업에 나선다면 서민들의 발은 일순간에 묶이게 된다.

지난 1월 이틀간 진행된 서울 시내버스 전면 파업은 대중교통이 멈추면 도시가 어떻게 마비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파업 첫날 시내버스 운행률이 6~7% 수준에 그치자 출근길은 지옥으로 변했다. 버스정류장마다 시민들이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고 지하철역은 인파 탓에 통제 불능 수준의 혼잡을 빚었다. 서민의 일상과 생업이 통째로 흔들렸던 악몽은 시내버스가 사회 기능을 유지하는 핵심 인프라임을 증명했다.

시민들에게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도, 항공, 수도, 전기처럼 시내버스업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고 버스운행을 필수유지업무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지하철은 필수공익사업으로서 파업 중에도 절반 이상은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 버스에 막대한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해 주는 것은 공공성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하철과 달리 일제히 멈춰서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는 것은 제도적 모순이다.서울 버스준공영제는 2004년 7월 전국 최초로 시행됐으며, 작년 한 해 재정지원금 4575억원이 투입됐다.

노동계는 버스가 대체 수단이 존재하므로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 버스는 지하철과 함께 하나의 통합 대중교통망을 이룬다. 단순한 대체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이기 때문에 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감당할 수 없는 교통 공백이 발생한다. 지하철역이 없는 지역 주민이나 새벽 출근길의 환경미화원·경비원 등에게 버스는 생계와 직결된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도시기능이 언제든 마비될 수 있다는 불안에서 시민들이 벗어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 대신 노사가 상생과 타협의 정신으로 대화하도록 이끌기 위해서라도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에 합의하며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파업을 철회한 16일 오전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2026.09.16.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에 합의하며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파업을 철회한 16일 오전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2026.09.16. [email protected] /사진=황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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