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에세이]내 인생의 마지막 음악회

[MT에세이]내 인생의 마지막 음악회

김성준 기자
2008.07.0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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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아마추어이자 초보자로서 늘 고민하던 주제였다.

필자가 해본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바흐, 헨델에서부터 시작하여 년도 순으로 음악을 공부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바쁜 일상 속에 거의 틀림없이 실패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클래식은 더욱 더 난공불락의 성으로 남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생각해낸 방법이 이름있는 지휘자의 해설에 따라 그 분이 선곡한 곡을 중심으로 들어가면서 공부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 또한 필자의 감성과 잘 맞지 않아 실패하고 말았다. 필자는 더욱 좌절하고 말았다.

첼로의 중후하고 편안한 음률이 좋아지는 50대에 접어들어 다시 한번 클래식 공부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여러 전문가들에게 어떻게 하면 클래식이라는 난공불락의 성에 다가갈 수 있겠는가 묻고 다녔다.

그 과정에서 어느 누군가가 클래식 에세이라는 독특한 영역이라고 평가해도 좋을 책 한권을 추천하였다. 이 책으로 필자는 <클래식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라는 평생의 숙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 책은 정신과 전문의인 박종호 선생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이다.

이 책은 음악을 직업으로 한 분이 작곡가를 중심으로 유명한 곡을 해설하는 전통적 방식을 따른 책이 아니다. 편년체를 따르지도 않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장으로 나누어 그 계절에 어울리는 곡을 선곡하여 작곡가 이외에 이 곡을 명연주한 비극적 삶을 산 연주가, 지휘자, 오케스트라를 함께 소개함과 아울러 가장 뛰어난 명반 CD를 추천하였다. 거기에 붙여 이 곡을 둘러싼 저자의 사연과 상념들을 뛰어난 감성으로 소개하였다.

 

그 뛰어난 감성이 스민 클래식 에세이를 읽은 다음 그 비극적 삶을 산 명연주가와 최고의 오케스트라가 협연한 명반 CD를 들으면 감동이 홍수처럼 밀려오는 것이었다. 너무나 감동스러운 나머지 다음 곡으로 넘어가기가 아까워 한 곡을 한 달씩 듣기도 하였다. 필자는 이 책으로 클래식 공부를 하는 길을 찾았다.

 

나아가 슈베르트와 브람스를 재발견하였다. 박종호 선생과 필자의 감성이 비슷하여선지 이 책이 추천한 명반CD만 들어도 클래식 공부는 충분하다는 생각을 한다. 클래식 공부를 어떻게 할까 망설이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한다.

“나는 지구가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자연과 예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는 항상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고 평화롭게 해준다. 위대한 신이 자연을 만들었다면 나약한 인간은 예술을 만들었다. 사람이 만든 예술 이야기는 가장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2권의 서문 중에서)

필자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날 우울한 장례식을 치르지 말고 조그마한 음악회를 열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싶다.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시간에 이 세상과 하직하면서 왜 우울한 장례식을 치루는가. 하늘 푸르고 넉넉한 가을날 죽기 좋은 날을 기다려 아름다운 첼로의 음률을 들으며 행복하게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그 날 천상병 시인처럼 인생은 아름다운 소풍과 같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날 내사랑 명옥헌 못섬의 풀 한포기로 피어나는 꿈을 꿀지도 모른다. 그날 백련사 동백숲 위를 춤추며 날아가는 나비가 되는 꿈을 꿀지도 모른다.

나비 꿈을 꾼 장자처럼 “내가 나비 꿈을 꾼 건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되뇌일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의 클래식 공부는 인생의 마지막 음악회에서 듣고 싶은 첼로 곡을 선곡하는 과정에 다를 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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