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하압력 무색, 연·고대 "등록금 못 내려"

정부 인하압력 무색, 연·고대 "등록금 못 내려"

배준희 기자
2012.01.17 14:05

고려대 총학 "동결시 등록금 납부거부 불사"… 연세대도 동결 무게

교육투쟁 승리를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 참가자들이 지난해 12월30일 오후 서울 광화문빌딩 앞에서 등록금 문제 해결, 국공립대 법인화 중단, 대학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뉴스1 유승관 기자
교육투쟁 승리를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 참가자들이 지난해 12월30일 오후 서울 광화문빌딩 앞에서 등록금 문제 해결, 국공립대 법인화 중단, 대학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뉴스1 유승관 기자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동결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등록금 인하 정도를 대학 평가지표에 반영하겠다는 정부 방침뿐만아니라 대학들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명목등록금 5% 인하안에 합의한 것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17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는 이날 오전 6차 등심위를 열고 격론을 벌였지만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오는 20일 한 차례 더 회의를 열기로 했다. 고려대는 당초 대학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3.33%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가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지난 13일 5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동결안을 제시했다.

박종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원래 명목등록금 10% 인하안을 요구했다가 학교 측에서 인상안으로 맞서 다시 5% 인하안을 제시하자 그제야 동결안을 들고 왔다"고 했다. 고려대 총학은 학교 측이 동결안을 강행할 경우 등록금 납부거부를 포함한 강도 높은 교육투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연세대는 등록금 논의 시기가 김한중 현 총장 및 정갑영 신임 총장 사이 교체시기와 맞물려 있어 "상황이 특수한 만큼 동결이나 인하를 밝힐 만한 상황이 아니"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정 신임 총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일률적 인하보다는 장학금 확충을 통해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어 사실상 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양대도 등록금 동결로 가닥을 잡고 지난 11일 열린 1차 등심위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는 아직 등심위 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못한 채 인적구성과 의결권 부여에 관해 학생 측과 논의 중이다. 정나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등심위 결과에 대한 의결권 부여와 학생과 학교의 동수 구성이 받아들여져야 등록금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외대와 건국대도 최근 등심위 회의를 열고 등록금 동결 혹은 인하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등록금 인하 여론이 거센 가운데서도 이들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은 등록금이 한번 인하될 경우 재차 인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등록금 인하 노력에 따라 차등 배분되는 국가장학금 II유형(7500억원)의 경우 장학용도로만 사용이 국한된 것도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심리를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아무리 경상비를 쥐어짜더라도 인하된 등록금으로 재정운용을 지속할 경우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는 대학 운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이 이들 대학들의 논리다.

특히 재정상황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서울 주요 사립대학들은 등록금을 동결해 국가장학금을 많이 받지 못하더라도 적립금과 외부 기부금을 활용해 자체 장학금을 확충하는 편이 자율성 확보 측면에서 더 나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등록금 동결만 해도 욕먹는 분위기라 조심스럽지만 명목등록금이 낮아지면 결국 장기적으로는 학생 교육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에 걸쳐 확정된 등록금 고지서를 통보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