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해윤 서울시 38세금징수과 과장

서울시의 38세금징수과 권해윤 과장(56·사진)은 요새 단벌(?)신사다. 정장이든 면바지든 무슨 옷을 입든지 38세금조사관을 상징하는 마크를 달은 점퍼를 항상 입고 다니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고액 상습 체납자를 추적해 세금을 내도록 하는 38세금징수과 공무원들에게 '38세금조사관'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상징마크가 부착된 모자와 조끼 등의 제복을 지급했다. 상징마크는 귀를 쫑긋 세워 숨어있는 고액체납자를 화살같이 추적하는 조사관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권 과장은 10일 "시 공무원은 경찰이 아니기 때문에 정복을 입고 안 입고에 따라 체납자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다르다"며 "마크가 새겨진 모자와 조끼 등 정복 착용은 징수활동의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금체납자 잡는 저승사자'로 불려온 38세금징수과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과 함께 '38세금기동대'를 정식 과로 재편된 것이다. 직원도 26명에서 현재 43명으로 대폭 늘었다.
대전엑스포 홍보계장, 서울시정개혁단 팀장, 한일월드컵 홍보기획과장, 특별사법경찰과장, 인력개발과장을 거친 권 과장이 과를 맡은 이유는 간단했다. 현장 경험이 많은 그가 이 일에 적합하다는 박 시장의 판단 때문이다.
권 과장은 "저보다는 이 분야의 전문가인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체납세금 징수액을 10∼20억원 늘리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그래서 기존 방식보다는 강력한 실행의지가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고액 체납자들의 대여금고를 압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본인 명의의 부동산이나 예금이 없는데도 호화생활을 하는 체납자들이 대여금고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서에서 출발한 것이다.
권 과장은 "당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13개 시중은행을 불시에 들이닥쳐 체납자들의 일괄 봉인했다"며 "정보가 새어 나가면 체납자들이 금고 속 재산을 챙길 수 있으니 마치 군사작전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봉인된 대여금고를 보자 체납자들이 하나둘씩 밀린 세금을 납부했는데 시원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개인파산을 신청한 개그맨 심모씨도 당시 대여금고가 압류되자 1200여만원의 체납세금을 모두 완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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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 새로운 방식의 체납세금 징수를 시작했다. 세금을 안 내려고 위장이혼을 하는 등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케이스를 찾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것이다.
실제 수백억 원대 재산을 보유하고서도 위장 이혼, 재산 은닉 등 수법으로 세금 41억원을 체납해온 70대 부부가 서울시의 끈질긴 추적 끝에 최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권 과장은 마지막으로 "위장이혼이나 제3자 명의 재산은닉 등 각종 편법을 사용하는 고액 체납자들이 너무나 많다"고 전제한 뒤 "조세정의를 세우는 일에 불가능한 것은 없다"며 "체납징수도 중요하지만 탈법의 극치를 보여주는 악성 체납자들을 중점적으로 분류해 사법기관에 고발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