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평가'를 교육부 소관으로 이관해야 하는 이유[기고]

'로스쿨 평가'를 교육부 소관으로 이관해야 하는 이유[기고]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2023.03.13 06:00
[편집자주] ※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평가위)가 25개 법전원의 평가 결과를 공식 발표한 이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평가위는 공식 발표일 이전인 1월 30일 평가 결과를 언론에 유출하기도 했는데, 지속적인 폄훼로 법전원(로스쿨)의 명예를 실추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법전원은 출범 이후 5년마다 평가위의 평가를 받고 있다. 논란이 된 것은 제3주기 평가인데, 이번 평가에서 평가위는 25개교 중 13개교에게 '조건부 인증', 3개교에게 '한시적 불인증'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전체 법전원 중 7개교가 '개선권고'를 받았던 제1주기 평가와 비교했을 때 그 표현 방식에 있어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평가위가 평가한 '조건부 인증'과 '한시적 불인증'은 법령에 근거한 올바른 표현일까. 법전원법 그 어디에도 '인증', '불인증', '한시적 불인증' 등의 표현을 찾아볼 수 없다. 변협 평가위는 법전원 평가기관이지 인증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전원을 인증하고, 설령 인증을 취소하는 처분을 내릴수 있는 것은 교육부다.

그럼에도 평가위는 13개교의 법전원에 '조건부 인증', 3개교의 법전원에 '한시적 불인증'이라는 낙인을 찍음으로써, 마치 인증되지 않은 법전원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였다.

평가 방법도 문제가 크다. 평가지표 41개, 평가요소 153개 중 한 두 개만 미충족하더라도 '불인증' 평가를 내렸다. A교는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30%를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불인정 평가를 받았는데, A교의 장학금 지급 비율은 29.93%였다. B교의 경우 입학전형계획을 사전 공지해야 하나 2일이 경과되었다고 미충족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입학전형계획의 경우 법전원협의회에서 일괄취합하여 공지하는 시스템이다. 학교의 입장에서는 크게 불합리하다고 여길 것이다.

평가 절차상에도 큰 오류가 있다. 25개 법전원의 이의신청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고, 교육부와 법무부 위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평가 결과를 거수로 결정했다. 특히 평가위가 줄곧 법전원의 입장과 배치되는 정책을 추진해 온 변협에 소속되어 있다는 점은 과연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의심케 한다.

변협은 신규 변호사 수 감축, 법전원 입학 정원 축소, 결원충원제 폐지 등 법전원의 입장과 상반되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평가위의 위원장은 변협 협회장이 임명할 뿐만 아니라, 11인의 위원 중 외부기관 추천 인원을 제외한 5인도 변협에서 위촉한다. 즉, 평가위 구성과 위촉 모두 변협이 전권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평가위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했는지, 평가위의 평가에 변협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은 없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평가위의 평가는 법전원을 흠집내려는 악의적인 수단으로 전락했고, 이를 바탕으로 변호사 수 배출을 줄여보려는 의도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평가위의 이번 평가 결과 발표로 인한 파장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언론사 대부분이 "로스쿨 25곳 중 16곳 부실 운영 평가", "국내 로스쿨 중 9곳만 인증"이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의 기사를 내보냈다. '인증', '조건부 인증'이라는 법령에 근거하지도 않는 평가위의 표현을 그대로 써가며, 마치 대다수의 로스쿨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매도하는 결과를 낳았다.

법전원 평가는 법전원이 정상적인 운영과 교육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평가위원장의 성향에 따라 들쑥날쑥한 결과를 낸다면, 그 누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한다고 신뢰할 수 있을까.

이번 평가로 인해 25개 로스쿨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사정을 알지 못하는 국민들 또한 로스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

평가의 공신력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법전원 평가를 교육부 소관 법학교육위원회로 이관하거나, 다양한 평가기관을 두는 방법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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