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연말 전격개각, 왜?

李대통령 연말 전격개각, 왜?

채원배 강기택 기자
2010.12.31 13:08

'경제 관료 전진배치', '친정 체제 강화'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전격적으로 개각을 단행했다. 감사원장과 장관(급) 5명, 대통령실 수석급 및 비서관 1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한마디로 '경제 관료 전진배치', '친정 체제 강화'라고 할 수 있다.

◇ '실력 검증된 경제관료 전면 배치'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를 이끌어 갈 경제부처 수장에 정치인, 교수 등이 배제되고 경제 관료 출신들이 전면 배치됐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석동 금융위원장 내정자, 김동수 공정위원장 내정자 등 재정경제부 출신의 경제 관료들을 대거 발탁한 것.

최중경 장관은 재무부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차관을 거쳐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일한 정통 경제 관료다. 김 금융위원장도 재무부에서 출발해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재경부 차관으로 재직했던 금융정책 전문가다. 김 공정위원장은 경제기획원에서 시작해 기획재정부에서 차관을 지낸 뒤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다.

관료 중용은 집권 초기 이 대통령의 관료들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감안할 때 상당한 변화다. 물론 이 같은 조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친 뒤 조금씩 감지돼 왔다. 지난 8.8 개각에서 이재훈 전 지경부 장관 후보자 등 관료 출신 기용 폭이 커졌고 이번 개각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을 뿐이다.

집권 4년차인 내년이 사실상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전문성과 업무역량이 검증된 관료들을 선택해 안정적인 정책운용을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 된다.

특히 이번에 임명된 장관들이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경부 출신들이어서 한솥밥을 먹었던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영향력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중경 후보자의 경우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강 위원장의 후원도 적지 않았다는 설도 무성하다.

◇ MB 친정 체제 강화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 이번 인사에서 청와대 언론특보와 사회특보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순장조'라고 불렸다. 감사원장에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발탁하고,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임으로 임명한 것도 친정체제 강화로 해석된다. 지난 대선에서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끌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기용됐다. 집권 4년차로 접어드는 2011년에 레임덕을 방지하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 연말 전격 개각, 왜? =청와대는 전날 오후 공식 브리핑에서 연말 개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해 초에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2010년 마지막 날에 전격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산뜻한 새해 출발을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올해로 인사 요인을 마무리 짓고 산뜻한 새해 출발을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종편·보도채널 발표와 개각이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종편·보도채널 선정에 대한 비판이 나올 것에 대비, 개각을 서두른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 수석은 "개각과 종편·보도채널 발표는 연계된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제 관심은 '추가로 장관급 인사가 있느냐'에 모아진다. 홍 수석은 "인사는 요인이 있으면 그 때 그 때 적절한 시기에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춰 볼 때 부분 개각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현 경제팀의 수장인 윤증현 장관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수 장관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4대강 사업 완수를 위해 당분간 유임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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