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권영진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 건축예산 뻥튀기"
'반값등록금'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정치권이 키운 불로 여론의 기대 수준은 잔뜩 올라갔지만 뾰족한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여·야가 이미 내 놓은 등록금 정책은 성난 민심에 불만 끼얹었다.
등록금 자체를 인하하는 방안보다 사후에 보전되는 장학금 지급 대상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뻥튀기'된 등록금 현실은 외면한 채 장학금에만 집중한 정치권의 노림수는 결국 표(票)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학재정을 면밀히 검토해 등록금의 '거품'을 뺀 뒤 인하 여부나 부실대학 구조조정을 결정하는 게 순리 아니냐는 논리다. 이 같은 비판 여론에도 구체적인 방안을 내 놓지 못하던 여·야는 '뻥튀기 등록금'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은 12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받은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의 2010년 교비회계 결산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이 지난해 건축예산 2733억원의 32.2%인 882억원을 집행하지 않은 게 드러났다.
이들 대학이 전체 예산인 3조3901억원의 94%인 3조1869억원을 집행한 점을 고려하면 예산이 남는데도 등록금을 더 걷으려고 건축예산을 높게 책정한 셈이다. 각 대학이 학내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등 수익금으로 연간 1200억원을 챙겨오면서 꾸준히 등록금을 인상해 온 점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은 장학금 지급 대상에 집중됐던 등록금 방안을 '등록금 거품빼기' 쪽으로 선회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집권 여당의 섣부른 공언으로 논란만 키웠다는 역풍을 잠재우려 고군분투 중이다.
그러나 당내 논의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다. 감사원의 대학재정감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기류와 세부안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출범한 당 등록금태스크포스(TF)는 2차 전체회의를 거쳤지만 뚜렷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반값등록금'이란 용어를 '등록금 인하 방안'으로 수정하고, 'B학점 이상'을 장학금 수혜대상으로 한정하려던 계획을 원천무효로 돌렸지만 불신 여론만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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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생 최우선 과제인 대학등록금을 최소한 반값으로 인하하겠다"고 했다가 지난 10일 한국대학생연합과의 간담회에서 "반값등록금이라고 직접 말한 적 없다"고 정정했다.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도 지난달 29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학금 수혜 대상으로 "평균 B학점이면 전체의 75%에 해당하는 만큼 이 기준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가 이틀 뒤 "한두 번 C학점으로 떨어졌다고 해서 장학금을 안 주겠다는 게 아니다"고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