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과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을 통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원 의혹을 둘러싸고 연일 공방을 펼쳤다. 대선을 앞두고 최대 이슈로 떠오른 두 사안에서 밀릴 경우 자칫 판세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절박감에 양측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조건부 공개' vs "제한 열람하자"= 민주당은 16일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을 두고 '조건부 공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진성준 대변인은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가짜 대화록'을 즉각 공개하고 입수경위 등에 대해 낱낱이 밝혀야 하며, 박 후보는 정 의원 주장이 허위로 판명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명확히 밝히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정 의원 주장처럼 NLL 관련 발언을 한 게 사실이면 "책임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어떻게 책임질 건지 명확히 밝히라"는 새누리당의 공세를 그대로 박 후보에게 돌려주며 맞불을 놓은 셈이다.
진 대변인은 그러면서 "두 가지가 전제된다면 대화록을 공개하고 열람하는데 전적으로 동의하겠다"며 기존의 수세 입장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선 "새누리당의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갖고 국정조사를 하는 것은 안보 면에서도 큰 국력방비"(박지원 원내대표)라며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실시를 거듭 주장하는 한편 NLL 발언 진위를 가리기 위한 제한 열람을 촉구하며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의 '조건부 공개'는 물 타기에 불과하다며 거부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정 의원이 봤다는 대화록을 공개하라며 자꾸 조건을 달고 있다"며 "이는 어떻게든 진실을 가려보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 후보가 의혹을 증폭시킬 것이 아니라 여야가 함께 대화록의 북방한계선 대목을 제한적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당에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朴과는 무관" vs "국민이 바보냐"= 민주당은 "(정수장학회의 지분 매각과) 무관하다"는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박 원내대표는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와 나는 무관하다', '나도 야당도 정수장학회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말"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진 대변인 역시 "박 후보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부담이 되니까 최필립 이사장 등 자신들의 측근들을 정수장학회 이사로 앉혔다"며 "이제와서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하니,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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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겸 박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후보와 정수장학회의 무관함을 강조하며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다만 "최 이사장이 내년 3월에 그만두는데 이사회에서 그것을 좀 당겨서 먼저 그만두는 문제를 논의하고, 최 이사장도 정말 박 후보를 도와주신다면 말끔하게 잘 정리하시는 게 좋겠다"고 자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박 후보는 이날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1차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런저런 의견이 다 있을 수 있지만 제 입장은 어제 다 말씀 드렸다"며 연관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양당의 공방 속에 이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언론중재위원회, 언론진흥재단 등 3개 기관을 상대로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지 못하는 등 파행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