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일하는 여성이 행복한 사회 만들어 주세요

[기고]일하는 여성이 행복한 사회 만들어 주세요

김인선 기자
2012.12.20 06:55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저는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는 결혼적령기의 여자 회사원입니다. 제 주변의 친구들이나 회사 동료, 선후배를 보면서 한국이 참 결혼하기 어렵고 아이 낳기 어려운 사회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 육아는 사회적·국가적 이슈이기 이전에 개인의 삶이 걸린 문제입니다. 부디 18대 대통령께서는 이 문제의 당사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고민하고 계시리라 믿기에 추상적인 이야기보다는 구체적인 바람을 몇 가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우선 신혼부부를 위한 저금리 대출프로그램의 경우,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그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결혼하는 당사자의 수입만을 기준으로 대출조건을 제한하기보다는 그 부모의 경제 상태와 신혼부부의 수입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대출조건을 제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수도권에서 신혼집을 구할 때 중요한 것은 부부의 수입보다는 그 부모의 경제적 지원입니다. 부모의 지원을 받을 수 없어 대출 프로그램을 알아보다보면 맞벌이 부부로서는 대출 프로그램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함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점점 직장과 먼 도시 밖으로 집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다시 삶의 질을 악화시켜 출산율 저하의 한 원인이 됩니다.

결혼을 한 이후에는 출산과 육아라는 고비가 부부에게 찾아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여자 선후배들이 출산을 계기로 회사를 떠난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는 여직원은 아이가 없거나 혹은 친정어머니·시어머니가 육아를 전담해주시는 경우뿐입니다.

저처럼 친정이 먼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와 가깝고 믿을 수 있는 어린이집, 탄력적인 근무제도 등이 밑받침될 때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이미 법으로 규정돼 있다고 알고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월급을 착실히 모으면 부모의 도움 없이도 방 두 칸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사회,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사회. 이는 개인의 행복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이 행복할 때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성이 웃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대통령께서 정부·기업과 함께 좀 더 많은 고민을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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