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 토론! 일감몰아주기 법안 토론회]⑤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를 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두고 24일 국회에 모인 전문가들이 팽팽한 찬반 토론을 펼쳤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원장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끝장 토론! 일감몰아주기 핵심 쟁점'을 열었다.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를 현행법상 '불공정행위' 차원뿐만 아니라 '경제력집중'을 야기한 것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게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핵심 쟁점.
현대차(538,000원 ▲4,000 +0.75%)그룹의 물류를현대글로비스(227,500원 ▼1,500 -0.66%)가, 광고를 이노션이 각각 도맡아 온 사례가 테이블에 올랐다.
박민식 의원은 "일반의 눈에서 보면 '현대차 그룹에서 광고물량을 완전히 몰아줬기 때문에 이노션이 (짧은 시간에) 업계 선두자리까지 왔으니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추천으로 참석한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정무위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으로 이를 규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상승 교수는 "글로비스와 이노션이 일을 했으니까 (그 자체로) 불법이라 하면 정말 문제"라며 "현대차 계열사가 이노션에 광고를 맡기지 않거나 글로비스에 물류를 맡기지 않았을 때 어느 정도 이익이 됐을까 판단해서 그것보다 (현재의) 이익이 적어야 위법성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기업이나 주주, 소비자에 손해를 미쳤다든지 구체적 피해대상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뭔가 기분이 나빠진다' 하는 정서를 가지고는 규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쟁 제한효과가 뚜렷이 입증되지 않으면 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천한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도 시장가격과 (내부거래 가격에) 차이가 없더라도 물량이 굉장히 많으면 부당지원행위로 보고 (규제) 할 수 있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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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 교수는 내부거래 규제가 공정거래법 소관 밖이라는 이상승 교수 견해에 동조하면서 "밥은 숟가락으로 먹고, 김치는 젓가락으로 먹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쪽의 이기종 숙명여대 법대교수는 공정거래법이 규제하는 사업영역을 '경기장'으로, 특정계열사를 '선수'로 비유해 다른 견해를 폈다. 그는 "미국 등 서구의 경쟁법은 개별 경기장에 들어온 선수만 규제하는 반면 대규모 기업집단이 경제를 이끌어 온 우리나라에선 경기장 바깥의 선수들, 즉 기업집단 전체를 보는 쪽으로 제도가 발달했다"고 말했다.
한철수 공정위 사무처장도 거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은 단순한 경쟁법(Competition Law)이 아니라 △경쟁법 △소비자보호법 △기업과 기업간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기업집단에 관한 법률 등 4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무처장은 다만 '경제력집중'의 법적 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행령에는 자세한 안을 만들어 놨다"며 "법안소위, 관계부처 심사를 다 거치기 때문에 더 명확하게 발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유해물질관리법, 정년연장법 등에 대해 "경제민주화법과 관련이 없다"며 "이런 것을 모두 경제민주화라고 한다면 (정무위 소관 법률과) 다 비빔밥처럼 섞어서 '대기업을 옥죄는 것이 경제민주화'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수는 없지만 (규제가) 너무 모자라서, 기업생태계에 당장의 이익만 득실거린다면 이것 또한 경제민주화가 갈 길은 아니다"며 "균형감각과 중심을 잡아서 세밀하고 신중하게 법안심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