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담배값 인상이유, 국민건강 위해서라더니"

새해부터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됐다. 지난 9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거론된 가격정책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화했기 때문이다. 반면 함께 논의된 '경고사진' 삽입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3일 정부와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담뱃갑 경고그림 삽입을 14대 잔여중점법안과 함께 시급히 처리할 법안으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행 의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 2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새해 첫 '월례 경제정책 브리핑'을 통해 "담뱃갑 경고그림 삽입 및 담뱃값물가연동제는 19세 이상 성인 남성 흡연율이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43.7%)인 상황에서 흡연율 감소에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핵심 조치들로 반드시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담뱃값 인상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국회는 경고그림 삽입 여부도 함께 논의했다. 하지만 국회는 경고그림 조항은 예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논의를 뒤로 미뤘다.
정기국회 직후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여전히 경고그림 삽입 문제는 논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그 사이 사해를 맞아 담뱃값이 예정대로 인상됐고, 담배 사재기, 면세점 가격 적용, 일부 브랜드 가격 인상 지연 등의 논란도 일어났다.
법안 통과 한달도 채 안 돼 담뱃값 인상을 시행할 정도로 속도를 낸 정부와 국회는 가격 인상 이후 숨을 고르고 있다. 세수가 부족한 정부로서는 경고그림 삽입이 부담이 될 수 있다. 국회 관련 상임위 일부 의원들 역시 담배 제조사들의 로비에 시달렸다는 뒷말이다.
담뱃값 인상으로 올해 연간 세수 증가분은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내년 공무원연금 예상적자 2조9000억원을 메울 수 있다는 것이 한국납세자연맹의 분석이다.
이미 국회에는 경고그림 삽입에 대한 법안이 발의됐다. 정부와 국회가 의지만 있다면 관련 상임위 회의 등을 거쳐 오는 12일 본회의 통과 역시 물리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의 경제수장인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안 통과 전인 지난 11월20일 ""(담뱃값 인상은) 국민 건강을 위해 어쩔 수 없다"며 "담뱃값을 올리면 세금은 더 들어오지만 세금보다는 건강을 위해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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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민건강을 위해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격정책만으로는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국립암센터 교수)는 "정부가 성인남성의 흡연률을 현재 43.7%에서 2020년까지 29%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놨다"며 "가격인상만으로는 흡연율은 7%p 줄어든 37.5%에 머무르지만 비가격 정책이 동반되면 흡연률을 29.1%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브라질은 2002년 31%에 달했던 흡연율이 경고그림 도입 1년만인 2003년 20.4%로 크게 감소했다"며 "국민건강을 위해서라면 가격 인상 분 아니라 비 가격적 정책을 이번 임시국회 안에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