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교직원 포함-재단 제외' 뒤늦게 확인…누락 이유 논란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통과시키면서 처벌 대상에서 사립학교 재단 이사진을 누락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소관부처인 국민권익위 등은 고의가 아니란 입장이지만 사학재단 이사진 포함 여부가 정무위에서 중점 논의됐다는 점에서 재단이 빠진 이유를 두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임시국회의 국회 법제사법위 논의에도 혼란이 예상된다.
4일 국회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김영란법 제2조는 초중등교육법·고등교육법 등에 따른 사립학교 종사자를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다. 사립학교 종사자의 범위는 '각급 학교의 장과 교직원'이다. 소유주 격인 재단이사장과 이사 등은 빠져 있다. '학교의 장'이란 조문을 넓게 해석한다 해도 이사진을 포함하진 못한다.
애초 김영란법을 제출한 국민권익위는 국공립학교 교원만 대상으로 했다. 정무위는 그러나 사학도 공립학교나 마찬가지라고 봤다. 민간이지만 공교육이란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운영경비의 상당부분 정부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비리나 인사청탁 등은 국공립보다 사학이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는 명분이 강하게 작용했다.
논의 당시 정무위에 출석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도 이에 공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8일 법안소위에서 "(학교에 소속된) 구성원이 전부 다 적용받는다"고 말했다. "이사장, 오너 이런 사람들 다 포함된다는 거냐"는 재차 확인에도 이 위원장은 동의를 표했다.
그런데도 정무위를 통과한 법안은 재단 이사진이란 규정을 누락, 그 취지를 제대로 구현할 수 없는 상태다. 소관부처인 권익위가 법률 문안 작성중 이 부분을 누락했거나 의도적으로 빠뜨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무위 야당 간사 김기식 의원이 참여한 새정치연합 초·재선 의원모임 '더좋은미래'는 지난 2일 이같은 사실을 모른채 "법사위가 적용대상을 축소하지 말고 정무위 원안대로 처리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법안심사에 참여한 여야 의원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김기식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사학재단 이사진도 들어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법안소위원장(여당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측은 "만약 법안이 취지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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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는 이 같은 문제를 뒤늦게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권익위 측은 "사학이 갑작스럽게 추가됐고 긴박한 논의 과정에서 그때그때 조문을 고쳐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립학교와 언론을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은 지난해 5월 이미 여야가 잠정합의한 사안이어서 해명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권익위는 법사위가 사학을 포함시키기로 최종 결정한다면 재단 이사진도 규정에 넣겠다는 입장이다.
김영란법은 국회에 처음 제출될 당시 직접 적용대상이 국공립학교를 포함한 공공기관과 공직유관단체 종사자 150여만명이었다. 여기에 대학을 포함해 초중고 사학 교원 17만명, 사립유치원 3만5000명, 언론 9만명을 더했다. 현재 대상자는 180만명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