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오른 김영란법…공청회 우려 분출

수술대 오른 김영란법…공청회 우려 분출

진상현,김성휘,하세린 기자
2015.02.23 18:50

[the300]"언론 등 적용대상도 문제"…與 "한번 해보자? 온당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김영란법)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15.2.23/뉴스1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김영란법)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15.2.23/뉴스1

"목적은 훌륭하다."

"의도하지 않았던 남용 문제 등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김영란법) 처리 방향의 가늠자로 주목받은 23일 국회 공청회는 적용대상과 전반적인 법률 체계 등에 대한 문제제기로 달아올랐다. 법학 교수 3명, 변호사 1명, 언론계 2명 등 6명 진술인은 제정 취지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언론과 사립학교 종사자를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데 부정적 의견을 다수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의 권한과 위상 문제도 지적됐다.

김영란법은 국회 정무위원회를 지난달 통과, 법제사법위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이 아닌 제정안은 대개 공청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하지만 소관상임위인 정무위 외 법사위에서도 공청회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김영란법이 민감한 내용이란 방증이다. 공청회에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 유승민·우윤근 여야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나 법안 처리방향을 논의한 이상민 법사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의 발걸음 하나하나에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공청회 결과, 법취지엔 사실상 이견이 없었다. 부패를 막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언론을 포함해야 한다는 정무위 논의 결과도 "타당성은 있다"는 의견이다. 국민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도 "비용보다는 편익이 클 것"(김주영 명지대 법학교수), "법을 지켜가는 과정에서 사회가 투명해질 것"(노영희 변호사) 등의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언론 등을 실제로 적용대상에 포함하면 과잉입법이 되리란 우려가 여전했다. 오경식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정치권력에 의한 언론·정적 제거 수단 등 제도적 악용 방지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통과돼선 안 된다"며 "표적수사, 자의적 법집행과 한정된 인력의 한계가 극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 종사자를 금품수수·부정청탁 금지 대상에 올린 조항에 대해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역시 언론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은 "언론이 포함된 이유와 배경에 대해선 기자들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민간영역인 언론인이 공직자와 같은 직업군에 포함돼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였다. 이완기 민언련 상임대표는 "언론과 사립학교 교원들을 포함시킨 것은 우리 언론의 부패 정도가 극심하며 일정한 강제성 없이는 치유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적용대상 문제는 본질이 아닌 것 같다"(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는 지적도 나왔지만 이날 공청회는 언론계가 포함된 진술인 구성부터 언론 관련 토론을 예고했다.

사립학교 교원에 대해선 송기춘 교수·이완기 민언련 상임대표가 '포함'이 적절하다고 밝혔지만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는 '4급 이상 공무원'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변호사는 모든 공무원에게 적용시 대상자가 지나치게 넓어지고, 그렇다고 차관급 이상 고위공무원으로 제한하면 지나치게 좁아진다고 지적했다.

김영란법 국회 공청회(2월23일) 진술인 주요입장/이승현 디자이너
김영란법 국회 공청회(2월23일) 진술인 주요입장/이승현 디자이너

국민권익위의 권한과 위상 등 새로운 논란도 추가됐다. 오경식 교수, 김주영 교수 등은 김영란법이 헌법기관까지 적용대상으로 두고 강력한 처벌을 할 수 있게 하면서 그 주무기관은 총리실 산하인 권익위라는 점이 법안 시행 과정에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국민권익위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와 행정기관 등 모든 기관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밖에 법 시행시 국민이 치러야 할 유무형의 비용도 제기됐다. 오 교수는 "취지는 순기능이 있으므로 법안을 수정보완해야 한다"며 "그 전에 통과될 경우 우리 사회는 심각한 혼란과 어마어마한 법률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교수는 "윤리의 문제를 법률로, 형벌로 다스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여야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공청회 결과 신중검토론에 더욱 무게를 싣게 됐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여야가 내용 수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정무위 통과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차이에 따라 2월 국회 김영란법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홍일표 법사위 여당 간사는 "'여론이 압박하니 문제가 있는 걸 알면서도 한 번 통과시켜서 (시행)해보자' 이게 온당한가 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해철 야당 간사는 "정무위에서 굉장히 오랜 시간 논의하고 고민한 결과"라며 "입법정책적 판단은 정무위에서 결정한 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가 "법사위에서 새삼스레 위헌 여부를 제기하는 것은 불필요한 시간 끌기"라고 말한 데에 "과한 표현이다. 듣기 거북하다"며 "상반된 시각과 지혜를 모아 조금이라도 흠이 없도록, (흠을) 최소화하도록 노력을 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앞서 1월 인터뷰 등에서 "대상이 공직자에 한정됐었는데 정무위에서 1년 6개월 동안 질질 끌다가 갑자기 민간 부분이랑 언론인까지 확대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국회에 제출된 총 4건의 이른바 김영란법 가운데 의원 입법안 3건 중 하나를 대표발의한 당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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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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