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與 '㈜여의도' vs 野 '너섬 동아리'

[뷰300] 與 '㈜여의도' vs 野 '너섬 동아리'

유동주 기자
2015.09.02 06:55

the300][한국정치 숨은 힘, 정당 공채(4)]당 사무처가 정당 능력 보여줘…野 집권하려면 중앙당부터 혁신해야

새누리당이 지난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015년 사무처 시무식을 열고 있다./사진=뉴스1
새누리당이 지난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015년 사무처 시무식을 열고 있다./사진=뉴스1

새누리당은 ‘회사’, 새정치민주연합은 ‘동아리’.

'이익 추구'를 위한 회사처럼 빈틈없이 돌아가는 여당. 운동권 선후배로 엮인 학습 동아리 마냥 '이상 추구'만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야당. 양당의 대조적 특징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두 조직에 별칭을 붙인다면 '여의도 주식회사'와 '너섬 정치동아리'정도 되겠다. '너섬'은 '여의도(汝矣島)'의 순우리말로 학생운동권 출신이 많은 야당에 어울린다.

양당 중앙당이 굴러가는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특히 언론입장에서 중앙당 사무처에 전화를 해보면 그 차이가 드러난다. 새누리당은 질의사항이나 요청하는 자료에 대해 겉으로라도 최대한 협조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공보조직이 아닌 실무부서의 경우에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일반 민원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당내 업무처리 다른 탓이다. 새누리는 ‘협조적’인 '인상'을 주려 애쓴다. 새누리 중앙당의 일처리는 시중의 일반 회사와 비슷한 셈이다. 소위 ‘CS(Customer Satisfaction)마인드'가 있다. ‘이미지’정치를 잘 한다고 볼 수 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그 반대다. 민원인을 대하거나 언론을 대하는 방식이 좋게 말하면 ‘투박’하고 나쁘게 말하면 ‘거칠다’.

그 차이는 인적구성의 차이에서 온다는 평가가 있다. 새누리당은 오랜 전통의 체계적인 '공채' 중심으로 돌아가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인맥’에 의한 ‘특채’출신이 많다.

정책역량을 비교할 때, 보통 새누리 여의도연구원이 새정치연합 민주정책연구원보다 우위에 있단 평가가 많다. 야당의 인력풀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인재가 부족한 이유로 야당의 '배타적' 분위기도 문제로 꼽힌다. '우리 편'이란 인식과 '인맥추천'이 아니면 같이 일하기 힘든 조직적 특성이 사람을 불러 모으기 힘들게 만든단 것.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여당에 사람이 더 몰리는 게 인지상정이라 해도 ‘수권정당’, ‘정책정당’을 지향한다는 야당 입장에선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적이다. 굳이 '싱크 탱크'를 비교하지 않더라도, 사무처 정책조직도 여당이 앞서 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별로 없다.

야당이 분당과 합당 그리고 재창당 과정을 거치면서 실속없이 중앙당만 비대해진 저효율 조직으로 퇴보해갔다는 평가도 있다. 가장 최근의 합당과정인 지난해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측과의 합당에서도 ‘5:5 지분’은 중요 조건이었다.

조직만 비대해지고, 구성원들 간에 알력만 심해졌단 아우성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여당도 계파싸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밖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야당보단 적다.

문제가 있는 당료라도 계파지분으로 계속 살아남는 구조도 야당의 취약점이다. “저 사람 곧 사고치겠다”고 누구나 한 마디씩 하는 사람이라도 ‘사고’를 치고 문제가 발생해서야 나가게 된다면 발전적 조직이 되지 못한다. '문제적 인물'이 계파 안분때문에 자리보전이 가능한 점은 야당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 먹었다. "일할 사람이 없고 일 시킬 사람이 안 보이고 믿고 맡길 사람이 적다"는 말은 야당 내부에서도 나오는 '곡소리'다.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지난해 7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시민대표들과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이날 창당대회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사진=뉴스1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지난해 7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시민대표들과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이날 창당대회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사진=뉴스1

변화의 시도는 있다. 지난 5월 공채에서 새정치연합은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해 철저히 능력위주로 뽑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52: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신입 공채 간사의 평균나이는 32세, 최고령자는 38세였다.

이들은 선배격인 팀장들과 나이차가 나지 않거나 오히려 더 많은 상황이 발생했다. 당분간 적응이 쉽지 않겠지만, 오히려 야당에겐 이번 공채가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그간 전대협, 한총련 출신의 인맥으로 채워졌던 자리가 능력위주 인재로 바뀌어 나간다면 야당이 그토록 원하는 ‘수권 능력’이 배양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야당이 체질개선을 하지 못한 채, 다음 대선을 치른다면 ‘집권 정당’이 될 길은 요원하다. 야당내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다만 '해결'이 쉽지 않은 게 문제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아무리 당조직을 혁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조직변화를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 앉는 '사람들'에 변화가 없다면 야당은 희망이 없다.

‘정치’야말로 ‘사람’이 하는 일 중 가장 '인력(人力)'에 의존하는 일이다. 그 ‘사람(人)’이 누구냐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게 '정치'다. ‘일머리’를 아는 사람이 ‘자리’에 더 많이 앉아 있는 조직이 결국엔 앞선다.

여야의 총선·대선 승리공식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일 잘하는 정당이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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