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장기적 운용 위해 자금회수 필요"…주식·부동산 투자는 대통령 주도 펀드에 정치적 위험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1호 기부자'로서 2000만원과 매달 월급의 20%를 출연키로 한 '청년희망펀드'를 청년창업에 대한 소액대출에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펀드의 장기적인 운용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 회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남은 임기 등을 고려할 때 박 대통령의 총 기부액은 약 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16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청년희망펀드'의 활용처로 △청년창업 소액대출 △청년 구직자 지원 △청년 채용기업 지원 △창조경제혁신센터 연계 지원 등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펀드가 지속적으로 운용되려면 자금 회수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청년창업 등에 대한 소액대출도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청년 구직자나 청년 채용기업을 지원할 수도 있고, 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연계 지원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이미 관련 재정지원 사업들이 있는 만큼 최대한 중복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투자 대상 가운데 주식이나 부동산은 대통령 주도의 펀드가 보유할 경우 각종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떨어진다. 결국 채권 성격의 대출이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특히 청년창업에 대한 대출은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실현' 실현에도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청년희망펀드' 조성 및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한 국무위원 간담회를 마친 뒤 "연말까지 청년희망재단을 신설해 조성된 펀드의 관리와 운영 등 본격적인 사업 시행을 준비하겠다"며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구직자와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청년들을 대상으로 취업 기회도 최대한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후 4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기재부, 법무부,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인사혁신처 등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펀드 조성 및 활용, 재단 설립 등에 대한 세부 추진계획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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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 총리는 이날 "박 대통령은 이 펀드에 일시금으로 2000만원을, 매달 월급에서 20%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기를 마칠 때까지 박 대통령의 기부액은 약 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공무원 봉급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연봉은 2억505만원이다. 지난해 1억9255만원에 비해 소폭 올랐다. 국무위원인 장관급 연봉은 올해 1억1689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일반 공무원들은 호봉에 따른 봉급(기본급)과 이를 기준으로 한 수당을 받지만, 대통령이나 국무위원과 같은 정무직 공무원들은 '고정급적 연봉제'에 따라 직급상 정해진 연봉을 받는다.
고정급적 연봉을 받는 대통령과 국무위원은 연봉 외에도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을 지급 받는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매달 320만원의 직급보조비와 13만원의 정액급식비를 받는다.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은 박 대통령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만약 박 대통령이 세전 기본급을 기준으로 매달 20%를 '청년희망펀드'에 납입한다면 월급 1709만원 가운데 20%인 342만원씩을 내게 되는 셈이다. 1년이면 4101만원이다. 올해말 청년희망재단이 설립된 뒤 내년 1월부터 임기가 끝나는 2018년 2월까지 26개월 간 납입한다고 가정하면 8886만원을 기부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일시금으로 기부할 2000만원을 합치면 총 1억886만원이 된다. 물론 수당을 포함할 경우엔 이보다 늘어나고, 세후 기본급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보다 줄어든다.
'청년희망펀드' 조성은 박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전격 지시한 사안이다. 박 대통령은 "저부터 단초 역할을 하겠다"며 '1호 기부자'를 자임했다. 대통령 본인과 국무위원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이 사재를 출연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자는 내용이다.
노사정 대타협에 따른 노동계의 희생에 대한 고통분담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해법을 '노블리스 오블리제'(사회지도층의 의무)에서 찾은 셈이다. 노동개혁의 진정성을 인정받고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