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고 쪼개고'…선거구획정, 총선 때마다 '진통'

'붙이고 쪼개고'…선거구획정, 총선 때마다 '진통'

박경담 기자
2015.09.23 05:51

[the300][런치리포트-농어촌 지역구 딜레마⑤]구례, 선거구 매번 바뀌어…획정 결과 놓고 같은 당 의원끼리 몸싸움도

선거구 획정은 총선 때마다 '뜨거운 감자'였다. 매번 게리맨더링(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짜는 것) 논란이 벌어진 까닭은, 그만큼 이해당사자들이 많고 갈등 역시 첨예했기 때문이다. 농·어촌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의석수 범위 발표에 반발한 것도 자신들의 지역구가 난도질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지역구 의석수가 비슷했던 17대(243석)·18대(245석)·19대(246석)만 비교해 봐도 선거구 선을 새로 그으며 진통 겪은 곳이 적지 않다. 인구 기준, 즉 선거구 간 인구 편차를 조정하라는 헌법재판소 결정과 지세·생활권·지역 대표성 등의 획정 기준들이 맞부딪쳤다.

18대 국회 막바지에 선거구 획정을 실시할 당시, 가장 논란이 된 곳은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인 경남 남해·하동이었다. 19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 작업을 주도한 18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전구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남해·하동을 인근 도시인 사천시와 통합하려고 했다. 이에 발끈한 여 의원은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전라남도는 17대와 18대 국회를 거치며 선거구 지도가 가장 많이 바뀐 지역이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담양·곡성·구례은 세 곳 모두 다른 지역구로 뿔뿔이 쪼개졌다. 특히 구례군은 광양·구례(17대 총선)→담양·곡성·구례(18대 총선)→광양·구례(19대 총선)로 매 선거마다 선거구가 변했다.

전남의 다른 지역도 조정되긴 마찬가지였다. 17대 국회 정개특위는 전남 강진·완도 선거구를 절반씩 쪼갰고 전남 담양·곡성·장성 역시 두 곳으로 나눴다. 당시 지역 간 정서 차가 도시보다 심한 농·어촌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농·어촌 지역 선거구가 시·군 단위로 통폐합 됐다면 도시 지역에선 동 단위가 선거구 간 합병 대상에 올랐다. 용인시는 인위적인 선거구 획정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18대 국회 정개특위는 인구 기준을 맞추기 위해 용인 기흥구에 위치한 마북동과 동백동을 용인 처인구에 불였다. 문제는 마북동의 경우 처인구와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곳으로 기흥구를 가로질러야 갈 수 있었다. 당장 총선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하려고 해도 자신들의 선거와 관련 없는 지역을 거쳐 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또 다른 선거구인 용인 수지구의 상현 2동 역시 기흥구로 편입돼 실제 행정구역과 선거구가 다른 현상이 나타났다. 용인시는 이같은 선거구획정에 대해 헌재에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청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범위를 좀 더 넓혀보면 충청북도의 보은·옥천·영동 지역은 제헌국회 이후 6차례나 선거구 조정을 거듭해 '한국판 게리맨더링'으로 불린다. 1973년 9대 총선에선 당시 여당인 민주공화당이 '여촌야도'라는 정치 지형을 이용, 도시 지역 선거구를 기존 45개에서 17개로 줄여 인위적인 승리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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