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文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중대기로에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16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2020.06.16. dahora83@newsis.com](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0/06/2020061617177668605_2.jpg)
북한이 대남 비난이란 '말폭탄'에 이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폭파라는 초강수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3년간 매진했던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중대 기로에 섰다.
16일 청와대 분위기는 3년 전만큼이나 무거웠다.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감행하던 2017년처럼 위기감이 고조됐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소집, 북한에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브리핑에 나선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NSC 사무처장)의 표정과 말투는 대북전단 엄중단속을 발표하던 11일보다 굳어 있었다. 내용 또한 "강력한 유감" "모든 책임은 북한에" 등 문재인정부의 북한 비판으로는 상당한 수준이다.
서호 통일부 차관도 별도 브리핑에서 "북측은 이번 행동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가 남북 교류협력의 전면에 서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표현이다. 이처럼 일치된 강력 대응은 더이상 북한의 태도를 용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이 15일 "남북관계는 언제든지 원하지 않는 격랑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자칫 문 대통령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구상이 어그러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졌다. 따라서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를 북한에 보낸 셈이다.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첫 담화 이후에도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섣불리 강대강 대응을 말하지 않았다. 남북 관계가 다시 경색돼도 과거와 같은 대결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의 '질적 변화'는 일어났다고 했다. 이처럼 겉으로 신중론을 내세운 반면, 물밑에선 청와대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상황대비를 해온 걸로 보인다.
북한은 9일 이후 남북 통신연락망 교신을 차단했다. 김여정은 13일 담화에서 연락사무소 폭파를 시사했다. 실제 폭파 장면이 우리측 영상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우리 당국이 개성을 '다음 단계' 대상으로 보고 주시해 왔다는 방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연히 찍힌 것은 아닐 것"이라며 "예의주시 해왔다는 것이 화면이 나온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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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북한이 우리 비용을 들여 지은 연락사무소 폭파까지 이르면서 관계당국에도 당혹감과 격앙된 기류가 혼재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15일 북한에 "긴장을 고조시켜선 안 된다"고 촉구한 것을 거부하듯 하루 뒤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청와대는 사안별 대응과, 장기적 전략을 동시에 가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로 한걸음씩 가야한다는 '긴 안목'을 내세우면서도 북한이 우리 재산과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경우에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물론 남북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단계로 접어들어선 안 된다는 점에서 이후 대응 수위는 여전히 고민스럽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1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연락사무소 폭파는 '말한 건 한다'는 걸 보였다"며 "예상 시나리오들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3월27일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강한 안보로 반드시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3월4일 공군사관학교 제68기 졸업임관식에서는 "한반도의 하늘과 땅 바다에서 총성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전쟁반대 원칙을 재차 밝혔다.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선 "평화는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며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6.15. dahora83@newsis.com](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0/06/2020061617177668605_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