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지난주 넷플릭스의 딘 가필드 정책총괄부사장이 국회를 찾았다. SK브로드밴드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읍소 전략을 펴기 위해서다. 가필드 부사장은 과방위의 이원욱 위원장,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과 만나 망 사용료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넷플릭스 트래픽이 미미하다거나 해외에서 한국 기업들도 똑같은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동통신사들과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언급도 있었지만, 자사의 망 사용료 지불이 부당하다는 인식은 그대로였다. 가필드 부사장은 국회 방문 다음 날 "한국 정부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전송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까지 했다.
넷플릭스가 국회까지 찾아와 망 사용료 지불의 부당함을 호소한 이유는 패소와 규제 입법이라는 두 가지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가필드 부사장의 표면적인 방한 목적은 '오징어게임' 흥행이었지만 실제로는 망 사용료 문제 해결을 위한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제기됐다. 올해 6월 1심 법원은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소송에서 SK브로드밴드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는 항소하며 망 사용료를 계속 내지 않자 지난달 SK브로드밴드가 반소를 제기했다.
정부와 국회는 규제 입법을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합리적 망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에 대해서도 챙겨봐 달라"고 지시했다. 대규모 트래픽 발생 기업에 망 사용료 지불을 강제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김영식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 부가통신사업자의 망 사용료 미지급 행태를 금지 행위로 규정한다.
ICT 소관 상임위인 과방위는 망 사용료 갈등을 끝낼 수 있는 해법 모색에 나서야 한다. 넷플릭스 소송전에 알 수 있듯이 기업 간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온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망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핵심 기반인 망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행태는 디지털 경제의 존립을 위협할 수도 있다. 망 사용료 지불 여부가 국적에 따라 갈린다면 해외로 서버를 옮기는 기업만 늘어날 뿐이다. 공정한 망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기준, 과방위가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