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첫 여야정 국정협의회가 이르면 오는 10일 열릴 예정이지만 여당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빈손'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의중에 4자 회동의 성패가 달려있단 분석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4일) 국정협의회 2차 실무협의를 갖고 10일과 11일 중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우원식 국회의장·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가 참여하는 4자 국정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4자 회동의 의제는 명확히 결론 내지 못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정 전반에 관한 여러 현안을 격의 없이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만 했다. 제대로 된 논의 진전 없이 날짜만 잡아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여당과 야당은 서로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달라 의제 선정에 진통을 겪어왔다. 여당은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를 적용하는 '반도체특별법' 처리를 강조하는 반면 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전통적 지지층인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는 사안이고,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행보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최근 중도층 포섭을 위해 '우클릭'에 나선 이 대표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여야 협상 타결에 희망이 생겼다.
추경의 경우 여당이 미온적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추경 주장을 '대선용'으로 본다. 지난해 민주당이 정부의 예산안을 대폭 삭감했는데, 이제 와서 추경을 얘기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만 예산을 조기 집행한 후에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추경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추경을 하는 대신 반도체특별법을 처리하는 식의 여야 '빅딜' 관측도 나오지만 실제 실무협의에서는 온도 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의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날짜는 잡았지만 사실 실무협의 당시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민주당에서 추경만 계속 주장하고, 반도체특별법의 경우에도 핵심인 주 52시간 예외 적용 내용을 제외해야만 통과시킬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다. 이견이 좁혀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국정협의회에 대한 야당의 진정성을 놓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탄핵 국면으로 국정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조기 대선을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재명 대표가 여야정 국정협의회가 잘 굴러가길 바라겠나"라며 "중도층 포섭을 위한 이미지 전환의 일환으로 주 52시간 예외 적용 긍정 검토 등 발언을 내놓지만, 실제로 이같은 여당 주장을 야당이 받아서 국정협의회를 통해 주요 법안들이 통과되길 바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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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 대표가 정치적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해 톱다운 방식으로 내부를 설득, 반도체특별법 합의를 이끌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거야(巨野)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의 의중에 따라 여야정 국정협의회 결과물의 수준이 좌우될 거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