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여야 한 때 공방…"동성혼 인정 오해" vs "과도한 해석"

정부가 최근 개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동성 배우자 항목 입력을 허용한 것과 관련, 여야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공방을 벌였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통계 조사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인구주택총조사에 동성 배우자 항목을 추가한 것은 '혼인은 양성의 결합을 기초로 성립한다'는 헌법 36조와 헌법재판소·대법원 판단에 반한다"며 "사회에 동성혼에 대한 극심한 대립이 있는데 마치 정부가 동성혼을 인정하는 것처럼 만들어버렸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처(옛 통계청)는 지난 22일부터 2025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5년마다 진행되며 동성 배우자 항목을 입력할 수 있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조사에서는 가구주와의 관계 문항에서 가구주와 성별이 같은 사람은 배우자로 선택할 수 없었다.
유 의원은 "특히 기독교계에서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시스템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데이터처에서 6차례 자문회의를 거쳤다고 하는데 (회의에 참여한) 위원 중에 법률가는 없었다"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현안임에도 법적 검토가 되지 않았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같은 당의 박수영 의원은 안 처장이 앞서 이뤄진 질의에서 '법률 자문을 받았느냐'는 말에 "자문회의 안에 전문가들이 다 들어있었다"고 답한 것을 두고 "위증을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전문가가 다 있다'고 답하면 법률 전문가가 있었다는 것으로 오해될 게 아니냐. 공직자가 이렇게 위증을 하면 되느냐"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5.10.21. kgb@newsis.com /사진=김금보](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0/2025102918244934702_2.jpg)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만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07. kgb@newsis.com /사진=김금보](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0/2025102918244934702_3.jpg)
이에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법적으로 동성혼을 허용하든 말든 사실상 당사자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살고 있다면 그렇게 답변하도록 만들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국가의 책무"라며 "(정부가) 동성혼을 허용하려는 게 아니냐거나 국민을 분열시키려고 한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과도한 해석이자 우려"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조사를 위해 우리 정부가 용기를 냈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국민들 앞에 '이런 것도 조사할 테니 솔직하게 응답해달라'고 홍보하고 조사에 임했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우려에 대해 짐작하고 이해하는 바도 있지만 (이러한 문제 제기가) 또 다른 국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 발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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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호 민주당 의원도 "조사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 본인의 상황을 정확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통계를 만들어 보려고 한 것"이라며 "해당 사안이 (정부의) 구체적 정책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기재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희에게는 (항의) 문자가 폭주할 정도로 많이 오니 이와 관련해 유상범 의원이 질의가 있었던 것이고, 진성준 의원 말씀도 옳으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을 정쟁으로 오래 끌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혼란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이야기가 있는 것이니 데이터처가 입장을 잘 정리해서 알려달라"며 상황을 정리했다.
안 처장은 "혼란을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동성 배우자 표기에 대해선 그대로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조사 대상자가 빠짐없이 응답을 하게 함으로써 조사 통계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20여 년 이상 통계를 해오면서 통계는 거울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회를 비추는 거울처럼 거울이 자기가 원하지 않는다고 빼고 비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