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위해 美에 환경·산업적 목적 강조 전망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해 미국과 협상에 나설 범부처 협의체가 공식 출범했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원자력협력 범부처협의체(TF)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TF에는 외교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통상부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등 관계부처·기관들이 참여했다.
정부는 TF에서 기존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개정과 조정 등의 방식으로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어떻게 풀어낼지 구체화한 뒤 미국과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미국이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정상회담을 열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공감했다.
2015년 개정된 현행 협정에 따라 한국은 평화적 목적에 한해 미국과의 서면 합의가 이뤄질 경우 우라늄-235를 20% 미만까지 농축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의 경우 일부 연구 분야에서만 가능하다.
우라늄-235는 원전을 돌리는 에너지원이 될 수 있지만 농축도에 따라 핵무기로 전용 가능한 물질이다. 사용후핵연료도 재처리하면 저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분리되는데, 플루토늄은 핵무기 제작에 쓰일 수 있어 미국 내 우려도 작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군사적 목적이 아니고 환경적·산업적 목적이라는 논리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발전소에서 핵연료로 쓰이는 우라늄은 사용 후 폐기물이 돼 저장해야 한다. 현재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포화 위기 상태로 2035년까지 유효한 현행 협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도 예상된다.
한편 TF 대표로는 임갑수 전 주루마니아 대사가 지난달 임명됐다. 임 대표는 2016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비확산전문관으로 근무하는 등 원자력과 핵 관련 비확산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미국 에너지부(DOE) 등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인사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