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제주 민심 르포 취재… 위성곤 민주당 후보 VS 문성유 국민의힘 후보

# 제주 제주시 일도1동 칠성로 골목. 상점마다 '임대' 문구가 붙어있고 유리창 너머에는 팔 빠진 마네킹만 있다. 이곳에서 50년 장사를 했다는 금은방 어르신은 "돈 벌 거는 기대도 안 헌다"고 했다. 신제주가 개발되면서 원도심 칠성로 상권은 무너졌다. 손님이 하루에 한 명 온 적도 있다고 한다. 어르신은 "우리끼리 흩어져봐도 뭐헴시냐"며 "사름이 제주로 들어와줘야 헌다"고 했다.
# 제주에서 40년 동안 택시 운전을 했다는 김모씨. 새벽 4시30분에 출근해 밤 8시까지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다. 하루 평균 300km는 뛰어야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한다. 김씨는 "이거 안 허민 수수료 떼불민 남는 거 하나도 없수다"며 "월급 250 갖고는 식구덜 어떵 먹여 살리쿠과"라고 했다.
6·3 지방선거까지 3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제주도민들은 입을 모아 '경제'를 외쳤다. 인구 유출, 공실 증가, 1차 산업 쇠퇴,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역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 경제를 살리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위성곤 후보가, 국민의힘에서는 문성유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제주도민들은 위 후보 강점으로 풍부한 정치 경험, 문 후보 경쟁력으로 경제통을 꼽았다. 위 후보는 서귀포시 출신 3선 국회의원으로 시민사회, 도의원 3선 등도 거쳤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국정 과제도 직접 설계했다. 문 후보는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지냈다. 경제 관료 출신의 안정감과 전문성이 있다.
동문 재래시장에서 만난 상인 박모씨는 "위성곤씨는 워낙 오래 정치를 해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궁선수는 올림픽 메달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가 되는 게 더 어렵다"며 "제주 경선 이겼으면 본선도 이길 것"이라고 했다. 반면 문 후보 지지자인 70대 신모씨는 "그동안 민주당이 제주 발전에 무슨 도움을 줬느냐"며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위 후보는 경제 공약으로 'AI(인공지능) 대전환'을 발표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해상풍력 중심 에너지 산업 육성 △제주과학기술원 설립 등으로 제주 산업을 개편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신용보증 1조원 조성 △혁신기업 200개 육성 △인공지능·바이오·문화 등 5대 성장을 위한 투자청 설립 등을 이야기했다.
제주도민들은 "현실 가능한 공약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게임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황모씨는 "위성곤 후보가 해상풍력을 이용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한다고 한다"며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택시 운전자 이모씨는 "문성유 후보가 돼도 집권 여당이 아닌데 힘을 쓰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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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전통적으로 진보 강세 지역이었다. 민주당은 2004년 제17대 총선부터 2024년 제22대 총선까지 6차례 연속 제주시갑, 제주시을, 서귀포시 등 3개 지역구를 싹쓸이했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때도 오영훈 민주당 후보가 55.14%를 얻으며 제주지사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는 제주 4·3 사건, 코스피 7000 돌파, 국민의힘 내분 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택시 운전자 이씨는 이날 거리에 걸린 현수막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민의힘 현수막에는 '李 정권 목표, 대통령 죄엔 공소 취소, 국민 지갑엔 세금 폭탄' 등이 적혀 있었다. 이씨는 "아무리 야당이라도 협치할 건 협치해야 하는데 무조건 욕만 하니까 보기 안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수막에 어떤 제주를 만들고 싶은지를 적어달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