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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한 '체포영장'을 언급한 것은 우리 국민 나포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국인 활동가가 포함된 민간인 선박을 이스라엘이 나포한 데 대해 "우리 국민을 잡아갔으니까 하는 이야기"라며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구호선단 측 홈페이지 및 소셜미디어(SNS)에 따르면 한국인 활동가 김동현씨가 탑승한 구호선단 '키리아코스 엑스'호가 지난 18일 오후에 이스라엘 측에 나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씨가 탑승한 선박 '리나 알 나불시'호도 이날 이스라엘 측에 나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나포 사실을 언급하면서 "우리도 (네타냐후의 총리의 체포영장 발부를) 판단해 보자"라며 "원칙대로 해달라. 너무 많이 인내했다"고 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네타냐후에 대해 전쟁 범죄 및 반인도범죄 혐의와 관련 책임이 있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적대국이 아닌 타국 정상의 체포영장을 언급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 국민의 안전 위협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 30일 '캄보디아 스캠 사태' 당시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이라는 말이) 빈말 같으냐"며 "대한민국은 한다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달 22일 수석보좌관회의, 3월 필리핀 한국동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대한민국 사람을 건들면 패가망신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제 3국의 자원봉사 선박 나포가 비인도적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영해도 아닌 지역에서 이스라엘이 개입했으며, 이는 당초 침략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4월 이스라엘과 인권 문제를 두고 벌인 설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10일 SNS에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가혹 행위 의혹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고 "우리가 문제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다른 게시물에선 "인권은 최후의 보루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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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스라엘이 반박하자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을 한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며 "보편적 인권과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열심히 찾아봐야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중동 전쟁 이후 이스라엘을 겨냥한 잇단 비판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스라엘과의 외교적 마찰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SNS 글이 외교적 갈등을 빚었을 때와는 마찰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 국민이 탄 선박이 이스라엘에 나포된 상태인 데다 현직 총리의 신변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인기 있는 정치인이 아님에도 현지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굉장히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이번 나포 사태에 대해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최단기간 내 석방·추방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이스라엘 당국에 요청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