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총 2,191 건
최근 우리금융지주회사의 회장으로 선임된 황영기 신임 회장의 우리은행장직 겸임과 관련하여 자격조건과 관련한 시비가 일고 있다. 이 문제는 비단 한 민간 금융기관의 경영진 선임이라는 차원을 넘어 참여정부의 중요 정책목표이기도 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라는 보다 큰 차원에서의 함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심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문제가 이처럼 복잡하게 된 것은 은행법상의 임원 자격요건 제한이 금융지주회사법상의 자격요건 제한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지주회사법상의 임원 자격요건은 충족하면서도 은행법상의 임원 자격요건은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번 황 은행장 내정자의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우선 관련 규정부터 살펴 보자. 은행법 제18조에는 은행의 임원이 될 수 없는 각종 결격사유가 명시적, 혹은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특기할 점은 제18조 제1항 각호의 명시적 사유 이외에 은행법에는 제2항과 제3항의 조건이 추가로 적시되
오래전 인기를 끌었던 할리우드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남자주인공의 직업은 적대적 인수합병을 통해 돈을 버는 기업사냥꾼이다. 보유자산 가치대비 주가가 현저히 저평가된 기업을 먹이감으로 고른 후 치밀한 준비를 거쳐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집한다. 일단 대주주가 되어 이사회를 장악하는 데 성공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이 기업이 보유한 알짜배기 자산을 매각하여 돈을 챙기는 것이다. 또한 가능한대로 기업의 사업부문을 여러 개로 쪼개면서 기업분할을 시도하여 다른 기업들이 인수하기 좋게 잘라놓고 하나씩 팔아치운다. 마치 자동차를 헐값에 사서 엔진 따로, 문짝 따로, 핸들 따로, 조각조각 팔아 치우니까 자동차 값보다 더 많은 돈이 생기는 경우와 유사하다.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과 사랑에 빠진 후 이 작업을 중지한다.)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이 퇴출되는 통로가 되기도 하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에 빠져 주가가 하락한 기업이 잔인하리만큼 산산조각이 나면서 팔려나가는 모습은 그다지 기분 좋은 것만은 아니
신불자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확대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그동안 수많은 해결방안이 제시됐으나 기본적으로 지불능력의 저하로 야기된 문제를 쉽게 해결할 묘책은 찾기 어렵다. 시장진입초기의 폭발적 이윤추구로 간과되었던 카드사들의 왜곡된 재무구조는 이미 외부의 도움없이 언제든 체제적 위협요인으로 둔갑할 위험으로 다가서고 있다. 빚을 권하는 사회분위기에 얽메인 중서민계층은 일자리보다는 막연한 정부대책에만 의지하게 되었다. 일단 쓰고 보자는 도덕적 해이는 정작 강조되어야할 소득흐름의 창출을 도외시하게 되었다. 적어도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공정한 이윤추구의 장이 전체적인 도덕적 해이로 점철된 난장판으로 전락하였다. 이미 신불자 문제는 개인신용시장의 문제를 넘어서 소비위축, 고용악화 등 중산 및 서민층의 생계와 직결된 사회문제로 확대된 상태이다. 문제가 커지는 동안에도 국가적 위험관리의 필요성은 일상적 우려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했다. 뚜렷한 시장신호가 시장에 나타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적기시정
지난 주말 비행기를 탔다. 신문 말석에 칼럼을 끼적이는 사실을 알았던지 옆자리의 승객이 목례를 했다. 간밤의 불침을 오수로 달래려는 참에 그의 입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자폭해야 해요. 그 길밖에 없어요. " "뭐, 자폭이요?" 에구머니, 하필이면 테러리스트와 한 비행기를 타다니…. 테러 소탕전에 나선 부시 대통령에서, 사회안전망에 의탁할 처자식 얼굴까지 인생 마지막의 화면이 주마등처럼 망막을 누볐다. *** 국회 지능지수에 연민이 "이게 국회고, 이게 정칩니까?" "예에? 후유. " 그러니까 그의 테러 발언은 지역구 의석 15개를 늘린 전날 국회의 선거구 획정 표결을 겨냥한 울분의 표출이었다. 그러나 비행기 자폭 대신 국회 자폭에 안도하는 나는 얼마나 이기적이고 비애국적인 녀석인가. 평소 나는 우리 정치가 '웃긴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지난 2월 9일 이래 '무섭다'고 생각을 고쳤다.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비준, 이라크 파병 동의 등 초미의 안건을 밀치고 부패 혐의의 서청원 의원
장면 하나. 1988년경 정부의 통화관리 때문에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국내굴지의 한 그룹 계열사에 씨티은행은 귀가 솔깃한 제안을 했다. 통화옵션을 발행하면 씨티은행이 이를 사들이면서 돈을 지불하겠다는 것이었다. 흥미 있는 것은 그 구조였다. 통화옵션의 액면가보다 프리미엄이 열배 정도 높아지게 해서 겉으로 나타나는 액면금액은 작은데 실제로는 엄청난 금액이 오가도록 잘 포장이 되었다. 이 기업은 통화옵션을 발행하고 화끈한(?) 옵션프리미엄을 챙겼고 이 돈은 가뭄의 단비처럼 유용하게 쓰였다. 시간이 흘러 옵션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씨티은행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옵션을 행사하여 프리미엄보다 큰돈을 기업으로부터 돌려받았다. 겉으로는 통화옵션거래였지만 사실은 정부규제를 피해 옵션거래로 위장한 대출이었다. 장면 둘. 1994년 경 씨티은행 한국지점은 갑작스런 은행감독원의 검사를 받게 되었다. 언론에 보도된 금리스왑 때문이었다. 얘기는 대략 이랬다. 한 거액 VIP고객이 해외에 있는 수취인에게
이헌재 장관이 다시금 경제정책의 최고 책임자의 자리에 오른 지도 벌써 제법 시간이 흘렀다. 오랜만에 스타 장관을 맞이하게 된 관계와 재계 그리고 언론계는 여러 표현을 동원하여 소감과 기대를 피력하였다. 필자 역시 나름대로의 표현으로 이에 동참하고자 한다. 필자가 시평이라는 창구를 통해 이 장관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금부터 5년전인 1999년의 일이다. 1999년은 여러 의미에서 우리 경제가 수렁을 향해 첫 단추를 잘못 꿰기 시작한 해였다. 바이 코리아 펀드가 설치고, 삼성 자동차 문제가 꼬이고, 삼성생명의 상장 문제가 불거지고, 대우가 무너지고, 채권시장 안정기금이라는 편법이 동원된 해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1999년은 외환 위기 이후 한 때 잠잠했던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고질적 병폐인 과잉과 편법이 다시금 부활한 해였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이 장관이 있었다. 1999년은 이 장관이 「외환위기 극복의 주역」에서 「무사안일과 편법의 화신」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해였다.
새로운 경제팀의 출범으로 우리는 다시 한번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전시킬 기회를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주변 여건은 낙관을 불허한다. 장기침체의 가능성, 양극화된 경기, 신용불량자 문제와 정치사회적 혼란 등 체제적 한계에 봉착한 우리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난제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지금까지의 성장신화만 믿고 정책처방에만 의존할 경우 겪게되는 고통은 단지 우리 세대만의 것이 아니다. 우선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달러약세기조하에서 수출신장세를 유지하면서 내수기반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환율관련 체제적 위험은 실제로 존재한다. 아시아는 현재 1조4000억 달러가 넘는 달러표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달러자산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개방체제에 걸맞는 금융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개도국들에 대한 지적이 많았지만 정작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세계적 문제는 달러위주의 금융체제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를 일깨워주고 있다. 일본은행은 2003년 무려 1890억달러
지난주 파리 관광을 하던 날 아침부터 날씨는 흐리고 추웠다. 그런데 시내 곳곳에 경찰들이 쫙 깔려 있는 것이었다. 여행가이드에게 문의하자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방문중이라는 것이었다. 주석이 지나는 길목은 예외 없이 통제되었고 덕분에 시내관광에 아주 불편을 겪었다. 오후에는 방향을 파리 외곽으로 틀어서 베르사이유 궁전에 갔다. 절대군주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건물이었다. 건축 당시에는 수많은 국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350여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후손은 조상들이 지어놓은 건물들과 유산 덕분에 일년에 약 350억 달러라는 엄청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저녁때 파리로 돌아와서 한국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기까지도 교통통제 때문에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어렵게 도착한 식당에서 바라보이는 에펠탑은 전체가 빨갛다 못해 그 옛날 정육점의 조명을 연상시키는 시뻘건 조명으로 둘러싸여있었다. 식당 주인에게 이유를 물어보자 “중국인들이 빨간 색을 좋아
새해가 밝아오면서 각 경제부처는 올해의 정책방향을 수립하고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느라 목하 여념이 없다. 특히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는 상황에서 정책당국은 “총력성장, 고용확대”를 올해의 목표로 표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왜냐 하면 정부가 이런 저런 정책수단을 무차별적으로 동원하는 과정에서 정책수단간의 상호조화가 전적으로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부양부터 생각해 보자. 필자는 경기가 이미 최악의 상황을 지나간 것으로 보이는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한 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책담당자 사이에는 아직도 6%대의 성장을 갈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을 초과하는 성장률을 인위적으로 창출하는 것은 정책수단의 변칙적 운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다른 정책목표를 지나치게 희생시키는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환율정책이다. 지난 연말 이래 재경부는 온
자기실현적 기대가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LG카드 사태는 급기야 정부개입으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사실 이번 조치로 유동성관련 위기는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실추된 시장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점은 지금과 같은 시장불안에 대한 대응방식이 향후 시장신뢰회복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는 현 일련의 사태를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철저히 재점검하는 계기로 인식해야 한다. 환율불안이라는 복병과 금융불안의 뇌관제거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유사한 사태의 재발과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 카드 사태는 시장원리를 강화하지 않는 금융안정노력의 효과가 결코 지속될 수 없음을 반증하는 결과다. 현 사태의 원인으로서 정책실패만 강조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 정책노력을 야기한 시장작동과 지배구조상의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사실 정책개입을 염두에 둔 체제적 도덕적 해이의 추구행위자들은 사회적 비용을 늘린 댓가를
환율이 1달러에 900원하고 한은의 외환보유액이 300억 달러였던 시절이 있었다. 옛날 옛적이 아닌 6년 전의 일이다. 지금은 환율이 1200원 밑에서 오락가락하고 있고, 외환보유액은 1500억 달러에 이른다. 지고 있는 외채(원죄) 부담이 상승하는 것이 두려워 후진국이 환율 상승을 두려워한다는 주장을 ‘원죄설’이라고 부른다. 이 원죄 때문인지 물가가 두려워서였던지 환란 전 한국은행은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보유 달러를 매각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석 달 치 수입액을 외환보유액으로 가지고 있으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던 한은이 환율이 1200원에서 조금만 밀려도 겁내고 있다. 그리고 석 달이 아니라 1년 치의 보유액을 쌓고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다. 외국인 주식 투자가 급증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환율 방어를 위해서 달러를 사들이지 않았다면 이 속도로 외환보유액이 증가했을 리 만무하다. 6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우리 물가가 외국에 비해 폭등한 적도 없
몇 년 전 필자는 회사채 수탁계약의 구조와 관련하여 금융업 종사자들에게 간단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필자는 수탁회사나 기관투자가가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부담하는 여러 의무를 열거하고 이런 의무를 등한히 하면 법적으로 매우 곤란한 지경에 빠질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투자자의 권리보호는 아직도 허울만 번지르르한 말장난에 그치고 있다. 사건은 요즘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카드사와 관련하여 발생했다. 카드회사가 발행한 ABS(자산담보부증권) 채권에 붙어 있는 소위 “조기상환 옵션”이 그것이다. 풋 옵션이라고도 하고 법적으로는 기한이익의 상실이라고도 하는 이 옵션은 채무자의 의무이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이 발생하면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기한이익을 상실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번 경우에는 카드사가 보유한 자산의 건전성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카드사의 신용도도 이에 따라 악화되면서 조기상환 옵션이 발동될 여건이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