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99 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상장심사팀은 6명이다. 이들에게 2014년 하반기는 숨 쉴 틈도 없는 시기다. 시가총액이 도합 20조원이 넘는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IPO(기업공개)가 이들 손에 달려 있다. 1, 2년 전만 해도 심사팀에는 파리가 날렸다. 2012년 코스피 신규상장 기업은 7개, 지난해엔 3개에 그쳤다. 당시 상장심사 1팀에는 5명, 2팀에는 6명의 인력이 있었다. 1팀은 심사만 하고 2팀은 심사와 상장유치를 병행했다. 지난해 IPO 신청 기업의 씨가 마르자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올초 심사2팀을 없애고 상장유치팀을 신설했다. 거래소가 상황에 맞춰 능동적으로 인력을 재정비한 건 효율적인 조처였다. 하지만 일이 몰리는 요즘엔 심사역 한 명이 아쉽다. 올 하반기 들어 6명의 심사역은 정시에 퇴근한 날이 없을 정도다. 올해 삼성그룹 계열사에 이어 내년엔 현대차와 포스코 계열사들의 IPO가 예상된다. PEF(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도 상장 유치 대상이다. 거래소에 봄날이 왔건만 I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이라는 거대한 벽과 씨름하고 있는 사이 서민들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진행됐던 기초생활수급 주거급여 정책이 말 그대로 '시범'으로 끝나게 됐다.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에 통합적으로 급여를 지급하던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등의 특성에 따라 기준이 되는 사람들에게 종류별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의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다. 당초 5월 개정안이 제출될 때만해도 여야 이견차는 크지 않았다. 새로운 주거급여 내용을 담은 주거급여법 제정안도 이미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거급여 신청 및 지급 절차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긴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도 무난히 통과할 것을 고려해 주거급여 시범사업을 10월까지 실시하고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국이 세월호 특별법 논의로 마비되고 해당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 내에서도 부양의무자 기준을 두고 양보 없는 논의가 거듭되면서 '시범'은 '시범'으로 끝나
금융감독원을 4년간 출입했지만 여전히 듣는 물음이 있다. '신문에 금감원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느냐'는 의문이다. 이런 질문은 다름 아닌 감독원 내부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많이 나오기는 정말 많이 나온다. 지난 수년간만 돌아봐도 저축은행 사태, 동양그룹 사태, 정보유출 사태 등 온갖 사태가 터졌다. 모든 중앙일간지 1면을 일주일 이상씩 연속으로 장식하는 일도 더러 있었다. 출입기자로서는 일복이 터진 노릇이지만 분명 정상은 아니다.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실제 금융사고가 많기도 했고 시장 자율보다는 관치의 영향이 강한 한국적 특성도 작용했다. 사실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금융감독당국이 언론 전면에 자주 등장하는 경우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언론에 나오는 게 문제는 아니다. 본연의 업무, 즉 금융기관을 감독하고 검사하는 일에만 충실하면 된다. 그런데 언론 노출에 익숙해지면 자의든 타의든 외부시선과 평가에 휘둘리기 쉽다.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자칫 본질적 영역에까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일산화탄소(CO)가 적게 나오도록 번개탄 소재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보건복지부 자살예방 정책 담당자는 번개탄이 자살용으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 연구용역을 주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개탄은 1970년대 서민연료로 사랑 받아왔다. 하지만 어느 새 번개탄은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다. 구입이 쉽고 가격까지 저렴해 자살용 도구로 빈번히 사용되면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살률 1위' 불명예의 숨은(?) 주역이 됐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전체 자살의 2%에 불과했던 번개탄 자살은 2012년 전체 자살 건수의 8%까지 늘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번개탄을 이용해 목숨을 끊는 사례가 발생하며 이를 모방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발생한 것이 주원인이다. 자살을 결심하는 사람 대부분이 즉흥적이고 충동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상황에서 번개탄을 너무 쉽게 살 수 있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자살 도구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기 위해 외부에 용역
달라스에서 앨버커키로, 다시 워싱턴D.C.에서 노스아나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얼마전 주관한 언론사 현장취재의 일정이다. 짧은 시간을 쪼개 미 중부와 동부를 가로지르며 샌디아 원자력연구소와 노쓰아나 원전 및 폐기물 저장시설 등을 돌아봤다. 작년 출범한 위원회의 임무는 '핵 폐기물(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 건설을 위한 공감대 형성이다. 아니면 적어도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이번 현장취재도 선진국이 어떻게 공론화를 진행했는지 벤치마킹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결국 남은 것은 공허함과 피로감 뿐이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있어 한국처럼 골치를 앓고 있는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미국의 여건도 한국과 크게 달랐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현지 전문가들은 "처리장을 지으면 지역인력을 고용해 주는데 거기다 왜 보상금까지 주려 하느냐",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을 주민들은 왜 믿지 않느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물론 미국도 화강암 암반에 동굴
28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은 "어제 뜬 눈으로 밤을 샜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위원장은 "오늘이라도 당장 김무성 대표를 만나겠다"며 '통 큰 정치'를 제안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단 10분만에 '신속한 퇴짜'로 화답했다. 문위원장은 이날 밤도 잠을 못 이룰 듯하다. 정기국회 문이 열린 지는 벌써 한 달이 다 됐다. 문 위원장이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구원투수'로 오른 지도 10일이 넘었지만 구원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 26일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30일로 연기하면서 시간을 벌어줬다. 새누리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본인의 법안처리 공언까지 번복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준 모양새였다. 얼핏 나흘의 시간을 번 새정치연합의 '판정승'처럼 보인다. 지역구에서 부랴부랴 상경까지 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자존심을 구긴 채 10분만에 본회의장을 나서야 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격분해 사의를 표했다. 그러나 갈수록 시간은 새정치연
그야말로 알리바바 신드롬이다. 국내에서는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보다 생소했던 중국의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한 뒤 알리바바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상장 첫 날 시가총액은 페이스북을 넘어 인터넷기업 중 구글에 이어 2위까지 올라섰다. 연매출 8조4000억원의 알리바바는 중국내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이번 상장으로 얻게 된 투자금으로 전세계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에서 알리바바를 논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경쟁사가 텐센트다. QQ메신저, 위챗 등을 보유하고 있는 텐센트는 전세계 IT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알리바바를 능가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의 라이엇게임즈 최대주주는 텐센트다.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의 2대 주주가 텐센트이며 넷마블의 3대 주주가 텐센트다. 10년 전만 해도 텐센트는 한국 게임 덕에 성장하는 회사 정도로 여겨졌다. 중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크로스파이
정부가 지난 23일 중소기업계의 숙원인 가업승계 세제혜택을 담은 올해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획재정부는 물론 중소기업청 등 관련부처들은 가업승계 세제혜택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정부가 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세금을 올리는 게 아니라 깎아주는 것인데도 오히려 이를 숨기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중기청 고위 관계자는 "현재 가업승계 세제에 대한 대응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상책"이라는 말까지 했다. 무슨 속사정이 있는 걸까? 사정은 이렇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담뱃세와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안을 포함시켰다. 이를 두고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증세 논란이 일어났다. 야당에선 '서민증세, 부자감세'라는 공세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세법개정안에 당초 발표안에서 빠져 있던 중견·중소기업 중 명문장수기업에 대해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특례한도를 각각 500억원에서 1000억원, 30억 원에서 200억원까지 대
서울시내 재건축사업 기준이 모호해지고 있다. 기준이 명확해야 그에 따른 추진계획을 짜고 사업성 여부를 따질 수 있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국토교통부와 '사업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간 재건축을 바라보는 기조가 판이하게 달라서다. 재건축에 대해 '풀어주려는' 국토부와 '조이는' 서울시의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정부 방침에 따른 재건축 연한 축소로 본인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한 주부는 "정부는 재건축 연한을 최대 10년 줄여주면서 주택규모 제한과 안전진단 기준을 풀어준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서울시는 현행 기준을 고수할 분위기다. 이처럼 각자의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어느 기준에 맞춰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업성을 추산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을 담은 '9·1 부동산대책'이 발표됐던 시점을 돌이켜보면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1일
"대학등록금을 유상으로 할 것인지, 무상으로 할 것인지 국민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 집권 4년차이던 2011년 5월, 당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취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갑작스럽게 밝힌 내용이다. '등록금 부담 완화' 정도가 아니라 대학 무상교육의 의지를 내비치면서 당시 취재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영·유아, 고등학교 무상교육도 실현되지 않은 나라에서 갑자기 대학 교육을 무상으로 하겠다고 하니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집권당 원내대표의 일성이니 가볍게 듣고 흘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주무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사전에 조율된 게 전혀 없다. 우리도 처음 듣는다. 너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그 때 그 발언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당정청을 통해 수소문해 봤다. 결론만 얘기하면 대학 무상교육은 황 대표의 평소 소신이었고, 당정간 충분한 논의나 협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다소 즉흥적으로 발표됐다는 게 요지였다
통상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0%를 넘으면 실수요자들은 주택 매입에 들어간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최근엔 이 같은 얘기가 딱 떨어지지 않는다.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공급은 과잉이란 지적이 나온다. 적어도 집값이 오를 것이란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빚을 내면서까지 무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더구나 지금은 가계 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젊은 층 사이에선 집이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시대가 됐다. 사실 집을 사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너무 비싸기 때문일 게다. 2014년 현재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려면 3억6120만원의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3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12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최근 만난 한 건설기업 임원조차 "우리나라 집값은 국민소득에 비해 고평가돼 있다"고 말할 정도다. 그럼에도 정부는 앞장서서 집값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최경환 경
"애널리스트 리포트요? 특히 숫자와 관련해선 별로 믿지 않습니다. 이 바닥 사람들 대부분 그래요." 최근 만난 한 상장기업 IR(투자자 관계) 담당자의 말이다. 이 담당자는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나오는 방식과 구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자기 회사는 물론 다른 회사의 리포트에 대해서도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 리포트 신뢰도에 대해 업계 전반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부실하고 부정확한 분석 리포트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의 자산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한 예로 지난 7월 A기업의 주가가 1만5900원일 때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목표주가를 2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A기업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1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당시 리포트에선 A기업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전분기보다 늘어난 69억원으로 제시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분기 대비 감소한 44억원에 그쳤다. 이 리포트를 보고 A기업의 주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