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99 건
"군 검찰관이나 군 판사가 모두 사단장의 지휘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재판의 독립이 보장되겠습니까." 이른바 '윤일병 사망사건' 이후 군 법무관 출신 한 부장판사는 군 사법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상명하복이 철저한 군의 특수성과 더불어 수사와 판결이 모두 사단 내에서 이뤄지는 구조적인 결함 탓에 제대로 된 처벌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군 내 가혹행위나 사망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군 사법체계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법조인들은 수사와 재판, 사단장이 재량권을 행사하는 확인조치권이 분리돼야 '제식구 감싸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형사사건만 다루는 군사법원은 법무관과 일반 장교인 심판관(재판장) 등으로 구성된다. 군 법무관들은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직후 복무하기 때문에 일반법원 재판관에 비해 경험이 적고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심판관도 마찬가지다.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 장교가 형사사건을 심리하고 있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윤일병
"가뜩이나 스마트폰시장 부진으로 어려운데 베트남 현지 관피아까지 힘들게 하네요.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한 스마트폰 부품업체의 A 대표는 최근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 생산법인을 찾았다가 베트남 ‘관피아’(관료+마피아의 합성어) 때문에 속이 상해 귀국길에 올랐다. A대표에 따르면 자신이 현지 공장을 방문한 그날, 베트남 문화부와 공안부 직원 10여명이 공장에 들이닥쳤다고 한다. 이들은 공장에서 사용하는 PC의 불법 소프트웨어(SW)를 적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3000만동(한화 145만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 공장 근로자 월급의 8배에 달하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평소 투명경영을 강조하는 A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하고, 그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벌금을 내면 그 보복이 만만치 않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 A 대표는 울며겨자먹기로 현지 관피아의 요구를 받아줬다고 한다. 베트남 진출 업체들에 따르면 현지 공무원들
"마른하늘에 날벼락" 최근에 만난 제습기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올해 제습기 업계는 마른 장마 탓에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입추가 지나면서 부쩍 선선해진 날씨는 극적 반전에 대한 희망마저 사라지게 했다. 급기야 일부 업체들은 원가라도 건지겠다는 심정으로 일제히 할인판매에 나서고 있다. 지난 주말 찾은 가전매장에는 제습기가 가득 쌓여있었다. 10%는 기본이고 대부분 20~30% 할인 푯말이 붙어 있었다. 50%까지 가격을 깎아주는 제품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만 해도 국내 제습기 시장규모는 130만대로 전년대비 4배 가까이 성장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연초만 하더라도 국내 제습기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김치냉장고'의 신화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시장규모가 2배 이상 커져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대박의 꿈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참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지난해 위닉스,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등 5개 정도였던 제습기 제조·
자율형사립고를 둘러싼 실타래가 꼬여만 가고 있다. 가장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은 전체 자사고 49곳 중 25곳이 위치한 서울이다. 자사고 학부모들은 2000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집회를 두 차례 열고, 자사고 폐지를 규탄하고 나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도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타협점을 찾진 못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는 일반고 살리기 정책의 일환이라고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다. 자사고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면서 일반고의 슬럼화 현상 등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논리는 조 교육감이 추진 중인 '고교균형배정제(일반고의 학생성적분포가 비슷하도록 신입생을 배정하는 제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불균형적인 학생들의 성적 분포를 일반고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고 학생들의 성적이 올라 좋은 대학에 많이 진학하면 일반고의 문제가 해결되는 걸까. 성적과 대학진학률을 문제 해결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획일적인 대입경쟁교육의
"6대 6, 그래도 공연은 올리자." 얼마 전 막을 내린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공연을 앞둔 상황. 극장 연습실에 모인 주·조연 배우 12명이 이날 공연을 올릴 것인지 여부를 다수결로 정했다. 앙상블 배우들은 선배들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은 모두 밀린 출연료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지난달 29일 저녁, 공연시작 15분 전, 배우들은 '공연취소 결정'이란 극단의 조치를 취했고 이후로도 아슬아슬한 찬반 거수는 계속됐다. 이번 사태에 지켜본 한 배우는 "일부 제작자들은 배우들이 무대를 좋아하고, 관객들의 박수로 사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이용한다"며 "연극판은 그나마 의리라도 있지, 뮤지컬계는 배우출연료 떼먹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했다. 배우도 생활인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은 힘들고 절망스러워 포기할법한 순간에도 'The Show must go on'(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이라는 말을 떠올린다고 한다. 공연 취소를 결정했던 배우들도
2012년 7월3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강남 구룡마을을 일부 환지방식으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심의결과 공문을 강남구에 발송했다. 강남구는 사전에 공지를 받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났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서로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만 쏟아내다 결국 구룡마을 개발사업은 좌초됐다. 서울시는 일부 환지방식을, 강남구는 100% 사용·수용방식의 공영개발을 고집한 결과였다. 공무원들에게 구룡마을 토지주들과 거주민들을 향한 생활환경 개선과 복지 의지는 없었다. 각자의 진영논리만 있었을 뿐이다. 그랬던 서울시와 강남구 사이에 최근 '의기투합'하겠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토지주들이 '민영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게 배경이 됐다. 민영개발은 '절대 불가'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둘 사이에는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모습이다. 주민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이 우스꽝스런 상황은 주민들의 삶은 안중에 없었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강남구 입장에선 서울시 도움 없이는 민영개발제안 반려의
"같은 중견기업인데, 한쪽에선 완화하고 다른 쪽에선 강화했죠.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지···" 한 중견기업 대표는 정부의 2014년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이 같이 말끝을 흐렸다. 연매출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의 가업상속 세제 부담은 줄어든 반면 기업소득환류세제(사내유보금 과세) 부담은 늘어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실제 개정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현상이 극명히 드러난다. 2012년 말 기준 개정안의 기업소득환류세제 적용대상은 대기업 계열사와 자기자본 500억원 초과 기업(중소기업 제외). 이 때문에 2012말 기준 전체 중견기업 2505개 중 자기자본 500억원이 넘는 1288개(51.2%) 중견기업이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납부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중 1060개(82.6%)가 연매출액 5000억 원 미만의 중견기업이라는 점이다.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접어든 중견기업 10개 중 8개가 새로운 세 부담을 져야 하는 셈이다. "기업소득환류세 도입으로 정작 대기업이 아니라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로 등극했다. 샤오미는 올 2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 14%를 달성, 12%인 삼성전자를 따돌렸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은 추락했다.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9%, 25% 줄었다. 중국 시장 부진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이른바 '샤오미 쇼크'다. 글로벌 굴지의 기업 삼성전자가 이름도 생소한 창업 4년차 벤처기업 샤오미에게 중국시장을 맥없이 내줬다는 점은 충격이다. 문제는 시장점유율 반등을 노릴 승부수가 현재 보이지 않는다는 것. 저가공세에 저가로 맞불을 놓았다간 실적악화가 더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정말 해법이 없는 것일까. 얼마전 삼성병원 고위직 임원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들이 모여 헬스케어 관련 기술에 관해서 논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도 화두는 샤오미였다. 삼성병원 임원은 "저가 카드를 꺼내든 중국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선 삼성만의 특화된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차별화 포인트로 '헬
"에볼라바이러스를 다룬 영화 아웃브레이크에서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전파된다고 설정돼 있어 사람들이 지나치게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치사율이 높아 공포감을 가질만 하지만 에볼라바이러스는 호흡기로 감염되지 않는데다 일반인은 해당 지역을 여행하지만 않는다면 걸릴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최근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수 백 명의 사망자를 내며 위력을 떨치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의 파괴력을 묻는 기자에게 국내 한 감염내과 교수는 이처럼 말했다. 바이러스가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도록 방역 체계를 다지고 경계할 필요는 있지만, 지나친 걱정부터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퍼진 글을 한 예로 들었다.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거나 바이러스 변종이 생겨 공기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얘기들이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들이죠. 일부는 아프리카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으로까지 연결됩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한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저축은행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어렵다", "경기회복 말고는 답이 없다", "이러다 저축은행은 사양산업이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등 우울한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2000년대 중후반 무리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등으로 부실이 발생하면서 수십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아야 했던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업계가 크게 위축돼고, 저성장·저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여전히 업계 상황은 좋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오랜 기간 침체돼 있던 업계가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분위기 전환을 이끄는 것은 올해 저축은행 업계에 진출한 대부업체들이다.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업계 진출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여전히 대부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고, 비제도권 금융에 자리를 내준다는 것에 대한 자존심 문제도 있었다. 동시에 자본력과 영업력을 갖춘 대부업체들로 인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현실적인 걱정도
4일 오전 고용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기준)을 5580원으로 고시했다. 올해보다 370원 오른 수준이다. 8시간 기준 일급으로 환산하면 4만4640원, 209시간 기준 월급(주 40시간제)으론 116만6220원이다. 7.1%가 올랐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족'은 커녕, 혼자서 살아가기에도 벅찬 수준임에 분명하다. 한국노총이 조사한 올해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6219원이고 보면, 점심 한끼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먹고 살기도 벅찬데, 다른데 쓸 돈이 있을 리 없다. 국민이 가난한데 '내수'가 살아날 수는 없는 노릇.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후 최저임금을 '전향적으로' 올리겠다고 틈만 나면 강조하는 것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내수 확대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영세사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날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290만 소상공인(5인 미만 사업장 운영)들은 최저임금이 100원만 올라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사건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4일 오전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이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스물살의 윤 일병은 지난 2월 육군 28사단 포병연대에 배치된 후 두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구타를 당하다 지난 4월7일 사망했다. 사인은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만두를 먹는 동안 구타를 당해 죽었다. 이렇게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러나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윤일병의 사망 뿐 아니라 국방부의 대처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 진행된 군사법원 긴급현안보고에서 지적된 군의 보고와 대응방식은 21세기 군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국방부장관은 '살인죄'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에 대해 알 지도 못하고 있었다. 누구도 이에 대해 보고도 하지 않았다. 한 장관은 이날 '사건에 대해 정식보고를 언제 받았느냐'는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7월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