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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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Golden Time)' 다사다난했던 올해 상반기에 골든타임만큼 자주 등장한 단어도 드물다. 골든타임이란 라디오나 TV 편성표에서 시청율이 가장 높은 황금시간대를 뜻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생(生)과 사(死)를 오가는, 적절한 구조가 절실한 순간이라는 의미로 기억하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수 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선박 사고와 국내 시가총액 1위 대기업 총수의 입원 사례에서 보듯 골든타임을 지키느냐, 지키지 못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그야말로 '극과 극'이라는 사실도 통감했을 터다. 증권업계가 끝 모를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불황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된지 오래다. 증권업계 구조조정 속도도 빨라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는 1년 사이(2012년 말~2013년 말)에 약 2600명 감원됐고 현재도 인원 감축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증권사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라는 지적들이 잇따른다. 금융당국이 불필요한 규제를 걷
“세월호의 비극은 결국 잘못된 기업문화에서 잉태된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나고,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술자리에선 세월호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최근 지방중소기업인 A사 대표와 함께한 술자리에서도 세월호가 화제에 올랐다. 그 대표는 “올바른 직업의식이나 윤리의식을 강조하기보다는 오로지 수익성만을 앞세운 기업문화가 수백명의 어린 학생들의 생명을 빼앗아 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청해진해운에 제대로 된 기업문화만 있었어도 무리한 배의 증축, 과도한 화물적재 등은 이뤄지지 않았고, 세월호 선원들도 사지에 있는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의 말은 이어졌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 매출이나 수익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업 CEO가 어떤 경영철학을 갖고 있고, 임직원들이 어떤 기업문화를 추구하는지가 아닌가요.” 그의 말은 세월호 참사라는 비극에 때론 분노하고, 때론 슬퍼하면서도 으레껏 기업을 취재할 때면 매출
최근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 거부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자살보험금'과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관련 배상책임보험금'과 관련해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은 전자의 경우 "보험사들이 약관대로 하지 않는다"고 비판을 받고 있으며, 후자는 약관 문구 그대로를 들이댈 게 아니라 '도의적인 책임'을 물어 국민 정서상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논리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자살보험금의 경우 2010년 4월 이전에 재해사망보험금 특약에 가입한 계약이 문제가 된다. 약관상으로 보면, 특약개시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자살하면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예컨대 종신보험에 가입했고, 재해사망특약에도 들었다면 종신보험 가입금액에 따라 3000만~5000만원의 일반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 특약 가입금액에 따라 작게는 몇백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가량의 재해사망보험금도 추가 지급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그러나 "약관상의 단순
"한마디로 말미잘입니다." 몇년전 개방형 직위제로 공직 사회에 발을 들였다가, 뛰쳐 나온 전직 공무원은 중앙부처 공무원 조직을 그렇게 표현했다. 겉에서 보면 점잖은 모습으로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촉수를 세우고 있다가 먹잇감을 순식간에 낚아채는 모습이 닮았다고 했다. 말미잘 촉수엔 먹이를 사냥할때 쓰는 독소가 있는데, 공무원들에게도 독소가 있다고 했다. 그가 지칭한 그 독소는 바로 '기수문화'. 그는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으로 이름이 바뀐 행정고시가 기수문화의 가장 큰 원흉이라고 했다. '행시 몇회' 출신이냐에 따라 계급이 정해지고, 권력이 주어지며, 결국 돈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 퇴직 후엔 근사한 자리가 기다리고 있으니, 공무원들에게 우리 사회엔 먹잇감 천지라는 말이다. 후배들은 선배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나중에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란 생각을 갖는다. 기수문화는 그 과정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끼리끼리' 끈끈한 정을 쌓아 요즘 지탄의 대상인
언론사 입사 전부터 정치부 기자가 꿈이었다. 햇수로 9년만에 지난 13일 정치부로 발령이 났다. 하지만 발령 당시의 기대와 설레감이 당혹감으로 바뀌는데는 7일이면 충분했다. 생소한 국회 조직과, 길을 잃을 정도로 복잡한 국회 건물구조가 주는 '멘붕'이야 그렇다 치자. 그보다 당혹스러운 점은 정쟁에 매몰된 국회의 민낯이었다.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 간의 몸싸움, 날치기 등이야 익히 봐온 터다. 하지만 법안을 상정하고 논의하는 상임위원회 운영은 좀 다르리라 생각했다. '중앙 무대'에서는 갈등이 있어도 같은 전문분야을 맡는 상임위의 여야 의원들은 더 나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기자가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덕'에 기대를 빨리 접을 수 있었다. 미방위는 19대 국회 출범 이후 방송관련 여야 대립으로 인해 다른 부문에 대한 입법이 미진해 '식물상임위'라는 오명을 써왔다. 최근 미방위 전체회의는 여야가 번갈아가며 회의를 보이코트하면서 파행이
세월호 사고가 대통령의 책임인가 아닌가. 대통령이 사과를 할지 말지 하는 논란까지 이는 걸 지켜보면서 국가수반인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대통령이 책임을 지지 않는 일이 있을까.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다. 심지어 참여정부 시절에는 고스톱을 치다가 돈을 잃어도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며 자조하기도 했다. 물론 '국모의 마음'이라든가 조선 시대 왕의 몸가짐을 운운하는 것은 '미개한' 사고방식이다.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모욕이다. 5년 임기의 대통령에게 무한책임을 요구하는 것도 합당치 않고 말이다. 문제는 대통령의 사과에 초점을 맞출 밖에 없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현실이다. 대통령의 사과가 국민들의 울분을 일부 달래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혁신이나 책임자 처벌의 의지로 받아들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사과만으로 바뀌는 것은 없다. 사과로만 책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업체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또 다시 홍역을 앓고 있다. 데뷔 2년차인 남성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멤버 크리스가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해서다. 크리스는 에스엠에 대해 기본적 인권의 과도한 침해와 부족한 금전보상을 문제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엔터 시장에서 연예인은 약자, 기획사는 강자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더군다나 업계 1위인 에스엠이라면 당연힌 '갑'(甲)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물론 에스엠은 국내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갑'이 맞다. 사실 그 갑의 영향력이 있었기에 엑소는 단기간에 국내외 최고 아이돌 스타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스타로 발돋움하기까지 엑소의 고생담은 듣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엑소 멤버들의 손에 쥔 돈은 적었을 것이다. 보통 그룹 가수들은 수익 가운데 연예인 몫을 멤버들끼리 균등하게 나눠갖기 때문이다. 12명 멤버인 엑소라면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 사실상 멤버 개인이 받는 돈은 많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
세월호 침몰 32일째인 지난 17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이 3만여개의 촛불로 물들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도심 집회가 열린 이날 시민들은 희생자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분노했다. 청계광장에 희생자 여학생의 음성이 담긴 '거위의 꿈'이 울려 퍼지며 시민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고, 세월호가 침몰하는 영상을 보며 탄식이 쏟아냈다. 엄마 손을 꼭 붙잡고 온 어린 아이들도 고사리 손을 모으고 언니 오빠들을 위해 기도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벌어지면 안 된다는 한 뜻으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왔다. 쌍둥이 자녀와 함께 청계광장을 찾은 정모씨(41·여)는 "희생된 학생들이 내 자식 같다는 생각에 촛불집회에 나섰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시민 박모씨(43·강남구 도곡동)는 촛불집회에 처음 나왔다고 했다. 그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큰 편은 아니었고 집회에 참여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성세대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가만히
"한국도 아니고 드넓은 해외로 나가서까지 같은 상권에 따라오는 것은 심한 것 아닙니까."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한 국내 외식브랜드의 주재원 A씨가 울분을 토로했다. 그가 속한 업체는 중국에서 10여 년간 산전수전을 겪으며 현지인들 위주의 상권으로 진출을 본격화했다. 그런데 새 상권에 자리를 잡을만하니 동일 업종의 후발 경쟁업체가 가는 곳 마다 따라오며 제살 깎아 먹기 식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볼멘 소리였다. 기껏 익혀온 '나만의 비법'을 뺐기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상하이의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홍췐루 거리에 가보면 우리 외식브랜드가 즐비해 마치 서울 종로나 강남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같은 업종의 국내 브랜드들이 가게 하나 건너 있을 정도로 경쟁이 뜨겁다. 최근 한류 열풍 덕에 중국 현지인들에게 '핫플레이스'로 알려지면서 이 수요를 노린 우리 브랜드들의 신규 진출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기본적으로 배후수요가 안정적인 한인 밀집지역과 달리 중국 현지인들 위
지난 15일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의 대진표가 속속 정해지고 있다. 전국적인 후보난립현상이 빚어지면서 전날 등록한 후보만 49명에 달한다.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기간인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다. 그동안 교육감 선거는 정책보다는 진영논리와 투표용지 기재순서 등으로 당락이 가려져 '깜깜이 선거', '로또 선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선거부터 투표용지에 후보명 순서를 바꿔가며 기재하는 '교호순번제'를 도입하지만, 여전히 정치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후보들 스스로 당선을 위해 진영논리에 기대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에 규정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감 선거의 경우 정당의 후보 공천이 금지된다. 때문에 교육감 후보들은 "정치로부터 교육을 지키겠다", "진영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교육감이 되겠다" 등의 공약을 공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이런 말들
프로농구 FA 시장에 한 바탕 폭풍이 지나갔다. 지난 15일까지 있었던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에서 대어급 대부분의 선수들이 계약을 마쳤다. 이번 FA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사인&트레이드'다. 하지만 진정한 FA와는 다소 거리가 먼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FA 선수들은 원 소속구단과 협상을 진행했다. FA를 신청한 47명 중에 20명이 원소속 구단과 재계약했다. 대부분 최대어급들이다. 문태종(1년-6억원), 함지훈(5년-5억원), 양희종(5년-6억원), 주희정(2년-2억 2000만원), 정영삼(5년-4억원), 김영환(5년-3억 5000만원) 등이 각각 원 소속구단과 계약을 마쳤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원 소속팀과의 계약 기간 동안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이른바 '사인&트레이드'다.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김태술은 5년-6억 2000만원에 원 소속구단 KGC인삼공사와 FA 계약을 맺었다.
어느 선거에서나 그러했듯이 이번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종 정책 공약들이 난무하고 있다. 서울에선 뜨거운 감자 '용산역세권 개발'이 대표적이다. 여야 후보들은 잇따라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와 어필하고 있다. 물론 구체적인 대책 같은 것은 찾기 어렵다. 선거를 앞두고 좋은 정책을 발표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지킬 수 있는 공약인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지만,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다. 여야 후보들은 공히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아직 선거 초반이니 이해할 수도 있지만, 현 상황대로라면 크게 기대할 것도 없어 보인다. 오류는 또 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왕년 화법'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통한다. 일명 "내가 만나봐서 아는데" 화법이다. "내가 해봐서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왕년 화법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선 "내가 만나봐서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식의 위험한 발상으로 이용되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