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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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 그걸 말해줘야 하죠?“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처음부터 퉁명스러웠다. 회사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짜증스럽게 ‘말해 줄 수 없다’며 짧게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최근 울산에 있는 한 자동차 부품기업 IR담당자에 전화를 걸었을때의 경험이다. 이 회사는 엄연한 상장회사다. 하지만 공시 이외에는 전혀 회사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울산까지 직접 내려가겠다는 기자나 애널리스트의 탐방도 거부한다. 기자나 애널리스트 뿐 만이 아니다. 회사의 주인인 소액주주가 전화를 해도 반응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지금은 상황상 말해줄 수 없으니 이해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왜 귀찮게 전화를 하냐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이 회사 소액주주들의 귀띔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S사의 주주총회는 적대적 M&A 시도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회사측이 옳은 것인지, M&A를 시도하는 세력이 옳은 것인지는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 그 주총장에서도 주주의 권익은 없었다는
객관식 퀴즈 하나. 다음 중 '기초공천'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①서울 동작구청장 ②경북 군위군수 ③울산시의원 ④수원시장. 정답은 ③울산시의원이다. 울산은 광역시여서 시의원은 광역의원에 해당한다. 정답이 헷갈렸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광역·기초선거 구분이 그만큼 어렵다. 기초선거 공천 여부가 지방선거 모든 이슈를 덮을 정도로 최대 화두다. 공천이냐 아니냐, 약속이냐 아니냐의 다툼에 각 진영이 애써 만든 정책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예전처럼 정당공천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끄떡없는 대통령 지지율 덕에 내심 웃는다. 반대로 무공천 대선공약을 고수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위기감이 높다.약속을 지키겠다는 정당이 약속을 어긴 정당보다 불리한 상황도 정상은 아닌 듯 보인다. 여당의 '뻔뻔함'을 엄중히 심판해야겠지만 기초공천 이슈 자체가 제기하면 할수록 손해인 측면도 있다. 광역단체장은 단 17명뿐이어서 그나마 구분이 쉽다. 광역단체의 자치의원(시의원도의원)이 광역의원인데 6.4 지방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등장하는 유명한 카피처럼 금융당국은 절박했다.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사건, 지휘체계상 잘못을 한 사람이 빤히 보이는 듯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심증은 넘치지만 물증이 없었다. 결정적 증거를 찾아 해를 넘겨 추적했고 추가 검사까지 실시했다. 그러나 상대가 빼도 박도 못할 그 무엇을 찾아내는데 실패했다. 오는 17일 제재심의위원회 결정을 앞둔 하나캐피탈 투자손실 건 얘기다.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투자했으나 약 60억원의 손해를 봤는데, 투자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지시로 무리수를 뒀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당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었던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과 하나캐피탈 사장이던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당국의 타깃이었다. 해당 회사 CEO였던 김 행장에게는 중징계인 문책경고가 예정돼 있다. 그런데 김 이사장이 문제다. 당시 하나금융의 회장이었지만 경징계(주의적경고) 밖에 내리지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서울=뉴스1) 허경 기자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던 30대 성범죄자 정 모씨(31)가 4일 오전 서울 구로경찰서로 압송, 취재진의 질문에 글로 답하고 있다. 2014.4.4/뉴스1
"연봉 상한제를 둬야 한다"(노동계)vs"기업가 정신을 위축시켜 경영활동을 제약할 거다"(재계) 지난 달 31일 상장기업 등기임원 연봉이 처음 공개된 이후 재계와 노동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거세다.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100억 원을 훌쩍 넘는 대기업 총수와 전문경영인의 적정 보수 수준을 두고서다. 노동계에선 경영진이 과도한 연봉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등기임원까지 연봉 공개 대상을 확대하자거나 법으로 고액 연봉을 제한하자는 '연봉상한제' 도입 요구까지 나온다. "소수가 너무 많은 이익을 독점하고 있으니 과도하게 많이 받는 것을 막자"(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는 거다. 반면 재계는 연봉 공개가 우려했던 대로 '기업의 투명성 확보'라는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기업인의 정당한 성과 보상까지 가로막아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새삼스럽지만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윤을 남기는 일이다. 경영을 잘해 성과를 낸 경영자라면 높은 임금을 받는
지난해 ‘변호인’으로 영화계에 돌풍을 일으킨 영화투자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지난달 2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영화투자배급사의 직상장은 2006년 미디어플렉스 이후 8년만이다. 특히 NEW가 지난해 CJ E&M을 제치고 한국영화 관객점유율 1위를 차지한 ‘대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영화관련주들이 들썩거릴 정도로 기대감도 높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가수 기획사에 대한 관심을 높였던 2011년말과 ‘데자뷰’가 될 정도다. 그동안 영화투자는 ‘운칠기삼’(運七氣三)이라고 말할 정도로 흥행면에서 부침이 심했다. 이런 상황에서 NEW는 다른 투자배급사들이 망설이던 ‘변호인’이나 ‘부러진 화살’ 등을 성공시키며 운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흥행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NEW는 한국 영화 투자 뿐 아니라 외국영화의 배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극장도 무시할 수 없는 배급력도 갖추고 있다. 미디어플렉스가 한국영화 투자에만 집중한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지난달 18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것을 다 얻지 못한 이유는?'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전날 의협이 정부와 협상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대부분 쟁취한 후였다. 노 회장은 '협상학'에 나오는 전문용어를 동원해 의협이 정부보다 '우월적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하루 총파업(집단휴진)과 달리 필수인력까지 동참하는 6일간의 파업은 대한민국 의료공백을 의미한다. 국민에게 큰 공포가 아닐 수 없다. 파업을 강행하면 의협은 국민 지지를 잃을 수 있다. 정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엄청나게 큰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것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국민 반발에 이어 정치권까지 가세할 수 있어 정부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크다. 정부로서는 재앙이다." 노 회장은 이어 "의사협회가 정부보다 부담이 적었다"고 썼다. '국가적 재앙'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의협은 협상의 도구로 최대한 활용한 셈
송파 시내버스 추돌사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간 사고를 두고 경찰이 사고원인을 사망한 운전기사 탓으로만 결론내려 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 만인 지난달 29일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과 디지털 운행기록계를 복원 분석해 1차 사고의 원인이 숨진 운전기사의 졸음운전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운전자가 사고 전 계속 졸음운전을 하고 신호대기 중 진행신호로 바뀌어도 출발하지 않은 모습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2차 사고의 원인이 1차 사고로 인한 브레이크 혹은 가솔페달의 결함인지 여부를 계속 수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운전기사 염모씨(60)가 사고 사흘 전 마라톤 풀코스를 뛴 데다 사고 당일 근무 규정의 2배인 18시간을 연속 근무해 피곤한 상태였다며 '운전자 과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다. 경찰의 발표 직후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경찰이 운전자 과실 쪽으로만 계속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마지막날인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은 말 그대로 '북새통'이었다. 전체 1780여개 상장사 가운데 이날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무려 1300여개에 달했다. 여기에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과 같은 굵직한 내용까지 더해졌다. 물론 사업보고서 '벼락치기'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민감한 내용을 숨기고 싶거나 별로 자랑할 것이 없는 기업들이 주로 쓰는 수법이다. 사업보고서 홍수에 묻혀 1명의 투자자라도 덜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실제로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 이슈가 있어 사업보고서를 늦게 제출한 게 사실"이라며 "되도록이면 관심을 덜 받으려는 전략"이라고 귀띔했다. 사업보고서는 상장회사가 매 사업연도 말에 당해 사업연도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 등 기업의 주요 사항을 기록, 주주와 이해관계자를 비롯한 금융감독원과 증권거래소에 제출하는 공시자료다. 여기에는 투자계획과 소송에 관한 내용 등이 모두 담기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놓
"SK텔레콤 고객은 일괄 보상이라도 받았죠. KT는 벌써 세 번째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 아무것도 없어요. 개인정보 유출로 각종 마케팅 전화와 스팸 문자가 늘어난 것 같고 악용에 대한 불안감이 큰데 이걸 어떻게 증명해서 보상 받죠." 최근 발생한 SK텔레콤의 통신서비스 장애에 대한 보상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KT의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후속조치는 진전이 없어 불만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히려 SK텔레콤의 통신장애라는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KT의 개인정보유출 조사단의 발표에 따르면 KT의 홈페이지는 처음부터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조회할 때 '고객서비스계약번호'의 본인여부를 검증하는 단계 없이 만들어졌다. 해커들은 이 점을 악용했다. 심지어 특정IP로 하루 최대 34만1000여건을 접속하거나 최근 3개월 동안 약 1266만 번을 접속해 개인정보를 빼갔지만 KT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추가 유출도 우려된다.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서울시장 후보들이 다시 개발한다고 하니까 부동산 가격만 뛰고 주민들은 다시 불안해졌죠. 정치권의 한 마디에 시장이 출렁이는데,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보겠죠."(서울 용산구 용산역세권 개발구역 내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전면백지화된 서울 용산역세권개발 재추진이 6·4지방선거의 쟁점으로 급부상했지만 현지에서 만난 부동산업계 관계자들과 주민들은 이번에도 믿지 못하겠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실제 거래는 없는데 정치권의 한 마디로 호가만 수천만 원 넘게 올랐다"며 "7년 동안 추진하다 실패한 학습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또 다시 기대감만 달아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재추진 소식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며 "주민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고 부동산시장에도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31조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개발사업을 구체적인 방향이나 청사진도 없이 재추진한다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제가 ○○ 종목을 갖고 있는데요. 정말 절박해서 그러는데,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 좀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최근 한 중년 여성이 울먹이며 통화를 요청했다. 증권기자로 일하다보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한탄 어린 전화를 받곤 하는데 미래를 내다보는 힘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답을 하기 힘들다. 3월이 되면 주가 하락에 괴로워하는 투자자들이 늘기 마련이다. 한계기업의 경우 연간 회계를 점검하면서 각종 부실이 드러나 상장 폐지냐, 상장 유지냐의 기로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마음을 졸이며 '~카더라'라는 신빙성 없는 뉴스에도 일희일비하게 된다. 특히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소식은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이다. 한계기업들은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등을 통해 급한 자금을 융통하거나 타 기업과 인수·합병(M&A)으로 새로운 사업 비전을 제시하려고 한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을 가졌는데도 일시적으로 위기에 빠진 기업이 아니라면 이러한 회생 노력은 성공하기 힘들다. 유상증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