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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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협력업체인 A사에 다니는 한 지인은 최근 거래 대기업의 4분기 실적악화 소식과 관련, '울수도, 웃을 수도 없는' 복잡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그동안 '을'로서 감수해야 했던 설움을 생각하면 부진한 실적이 고소하다 싶다가도, 혹여 실적부진을 이유로 단가인하 요청 혹은 압박(?)이 거세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도 들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비단 그 거래 대기업 뿐 아니다. 그는 자신의 회사와 거래하는 모든 '갑'회사와의 관계에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갑이 잘되는 것이 다 같이 잘되는 것"이라는 말로 하소연을 마무리했다. 갑과 을의 이같은 불편한 공생관계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다. 대리점이 주요 유통망인 건축자재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폴리염화비닐(PVC) 등 플라스틱 원료를 대기업에서 납품받아 인테리어 자재 생산공장 등에 판매하는 B대리점주는 연말만 되면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수금조차 잘 되지 않아 월 마감 맞추기도 빠듯한데 새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30대 그룹 사장단을 만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변으로 기자들이 몰려 들었다. 기자들의 관심은 30대 그룹 얘기보다 공공기관 개혁 방향에 쏠려 있었다. 공기업 경영개선 방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윤 장관은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의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 프로젝트별로 꼼꼼히 검토해 봤다"며 "이달 26일쯤 얼마나 보완했는지 다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공기업 사장들의 '사표'에 대해선 손사래를 쳤다. 지난 10일 '퇴짜'를 놨던 에너지 공기업들에 대해 재시험을 보겠다는 얘기지 옷을 벗기겠단 얘기는 아니라는 것. 공기업별로 꼼꼼하게 챙겼다는 윤 장관의 말에선 "이번에 공기업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란 결연한 의지도 엿보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산업부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들도 공공기관 경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심지어 준정부기관인 탓에 사업 예산도 없고 재정이 열악한 기관들이 많은
최경수 이사장이 지난 8일 취임 100일을 맞아 '한국거래소 선진화전략'을 야심차게 발표했다. 거래소 선진화전략은 침체를 겪고 있는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내부적으로도 급감하는 수익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담겨있다. 최경수 이사장으로서는 취임 이후 자본시장을 살릴 보따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절박감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선진화전략 발표 전 금융위원회와 폭넓은 협의도 가져왔다. 선진화전략의 핵심은 한국이라는 좁은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세계로 동반진출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해외연계 거래상품과 거래소를 늘리는 한편 글로벌 거래소처럼 M&A(인수합병)를 통해 외형과 수익을 키우겠다는 복안이 담겨져 있다. 이 글로벌 M&A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원천은 단연 IPO(기업공개)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다. 중국과 슬로바키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 거래소가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M&A에 나서 글로벌 탑티어(Top Tier)로 성장한
카드 회사에서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이 들린 지 닷새가 넘었다. 문제가 된 카드사들은 어떤 고객의 정보가 얼만큼 유출된 것인지 아직도 명확히 모른다. 고객에게 문의 전화가 오면 검찰이 발표한 내용 만큼만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추후 알림'을 약속할 뿐이다. 언제 고객이 본인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검찰과 카드사 모두 시일을 답하지 못한다. 카드사들은 외부 용역 직원이었던 피의자가 정보를 빼돌릴 때 사용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들어있는 내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해당 USB를 압수한 검찰은 '수사 중'이라는 답변 뿐이다. 이 가운데 검찰과 카드사가 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추가 유출은 막았고 일부 카드사 정보는 유통을 사전에 막아서 고객 우려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다. 여기서 '유출'은 피의자가 '카드사 외부로 정보를 빼냈다', '유통'은 '빼낸 정보를 불법적으로 제3자에 팔아 넘겼다' 정도를 의미한다. 결국 피의자가 한 차례 정보를 빼냈더
"장사가 안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제는 그냥 현상유지만 해도 고마운 정도입니다. 프랜차이즈 빵집규제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약간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서울 마포구 주택가에서 십 년째 영업을 해오고 있다는 한 동네빵집 사장의 말이다. 지난해 초 대기업 빵집 규제가 시행되면서 매출이 조금이라도 늘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전보다 판매가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자리에 동석했던 강북구의 또 다른 빵집 주인도 같은 말을 했다. 반대로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 빵집들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출점이 전면 중단되면서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대기업으로 분류된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매장을 37개 늘리는데 그쳤고 뚜레쥬르는 하나도 매장을 늘리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거래기준에 따라 매장 간 거리 제한을 두다 보니 출점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대기업의 빈자리를 중견기업과 외국계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프랜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형 이맹희씨의 화해 제안을 거절했다.' 지난 7일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윤준) 심리로 열린 삼성가 상속소송(주식인도 등 청구소송) 항소심의 6회 변론기일에 대한 주요 매체의 보도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와 같다. 대부분 친형이 가족간의 화합을 도모했지만 동생이 거절했다는 뉘앙스였고 독자들도 이 회장을 탓하는 분위기였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거부한 게 아니냐고도 했다. 하지만 애당초 맹희씨가 제안한 것은 조정이다. 중립적 제3자의 중재 없이 분쟁당사자가 자율적 합의로 분쟁을 해결하는 화해가 아니라 민사조정법에 따라 협상을 전제로 한 조정이었고 이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조정 거부에 대해 이 회장의 변호인은 정통성 훼손과 삼성그룹의 이미지 타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니라 삼성의 경영권 승계의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라며 "단순히 가족, 형제간 문
지난 8일 대구의 한 카페. '안철수 신당 세일즈'에 나선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안 의원이 대구를 찾은 건 2012년 대선 이후 처음이다. 이래저래 지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러던 중 한 지역 신문기자가 안 의원에게 물었다. "대구·경북(TK)에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후보 낼 것인지, 그렇다면 출마 시기는 언제쯤인가요?" 돌아온 답변은 "어떤 분이 출마하느냐가 정당으로서 국민께 말씀드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 아니겠습니까"였다. 안 의원은 또 "최선을 다해 저희 생각을 구현할 분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답변이 시원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해당 기자가 다시 다그쳤다. 그래도 안 의원은 "(후보를 내는 건)저희들이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자격이 되는 분을 소개시켜드릴 수 있을 때 내겠다"라고 답했다. 속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른 질문이 계속됐다. 보다 못한 윤여준 새정추 의장이 '교통 정리'에 나섰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유감을 표명할 사안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향력 있고 책임 있는 기관은 현행법을 누구보다도 준수해야한다.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경찰의 진입과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행위는 양상이나 정도의 문제는 논란이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법 집행은 정당했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철도파업 관련 민주노총 사무실에 경찰력이 투입된 것을 두고 8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 말은 이미 노사정위에 등을 돌린 노동계의 화를 돋운 꼴이 됐다. 이 발언에 대해 민주노총은 곧바로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식물상태인 노사정위를 명목상 유지해 주던 한국노총이 결국 불참을 결정한 원인이 경찰의 민주노총 난입인데 김 위원장이 그것을 정당한 행위였다고 한다"며 "이는 노사정 대화나 사회적 타협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를 떠난 이후 14년 11개월 동안 노사정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한국노총이 노동계 대표로
'상속자'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내용은 신데렐라 로맨스의 다른 변종이었던 듯한데, 부제는 의미심장하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사랑은 중요하고 커다란 일이다. 재벌이라고 그런 문제가 편할 리가 없다. 까다로우면 더 까다롭겠지. 그런데 실제 우리나라 상속자들은 그와는 다른 문제로 많이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 가업승계가 주된 이슈다. 우리 재벌들은 대부분 기업을 피붙이에게 물려주려 한다. 재산만 아니라 경영자로 회사를 더 키우기 원한다. 그래서 상속자들은 그들끼리 비교된다. 로맨스에 돈을 쓸 시간은 없고 좋은 학교를 가야하고 지체 없이 돌아와 회사에서 인정받으려 애쓴다. 경영에 신경 쓰기도 벅찰 텐데 요즘엔 행실도 조심해야 한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출퇴근할 때 오가는 시간을 아낀다고 고속도로 전용차로를 타다가 뭇매를 맞았다. 사람들은 이제 돈 많은 이들에겐 정치인이나 종교인의 덕목을 요구한다. 사회 지도층이란 명분이다. LIG그룹 구
"제조업 중심의 수출만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어렵고 내수도 살아나지 않습니다. 고용창출력이 높은 보건의료와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신년구상 발표 및 기자간담회에서 내수활성화를 강조했다. '5대 유망 서비스 산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관련 규제를 풀어 시장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수보다 일부 수출부문만 성장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경제 불균형이 개선되는 속도가 더디다"며 내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관광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내수를 살리겠다면서 정작 내국인들의 국내 관광 활성화에 대한 방안은 빠져 있어서다. 실제로 정부가 골몰하고 있는 관광 분야 규제 완화책은 △학교 인근 호텔 건립 허가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허용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 등이다. 이 현안들은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장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이 안되니 사업전략을 수립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죠."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완구업체 대표가 전한 국내 완구업계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완구업계의 현황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연구·조사자료들은 다른 업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완구업계에선 통계청이나 관세청 등 정부의 관련통계 자료를 토대로 국내 완구시장 규모를 약 1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지만, 이도 정확한 수치라 볼 수 없다. 이처럼 시장규모도 어림잡아 추산하고 공신력 있는 업황 자료도 없다보니 완구업체들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영업이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콘텐츠진흥원이 완구중 '캐릭터 완구'부문에 한해 관련시장 조사 등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 역시 업계의 일부분만을 조망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완구관련 담당부서인 디자인생활산업과도 완구 업종 외에도 담당하는 다른 업종들이 많다보니 완구 업종에 대한 시장 조사에는
얼마 전 불법 콜센터업자로부터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개인회생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한 해 동안 사들인 개인정보를 이용해 그가 번 돈은 5억원이 넘었다. 최근 돈에 눈이 멀어 그릇된 선택을 한 변호사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대검찰청의 2013 범죄분석에 따르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변호사 수는 2012년에만 544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재산범죄로 기소된 사람은 238명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변호사 윤리 규정을 위반해 징계를 받은 사람도 수십명이 넘는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품위유지의무 등을 지키지 않아 징계를 받은 건수는 같은 해 49건에 이르렀다. 징계 유형도 가지각색이다. 선임료에 대한 세금을 적게 신고하는가 하면 업무상 보관중이던 의뢰인의 돈을 사무실 운영비로 쓴 생계형 변호사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과열된 수임경쟁이 빚어낸 폐해로 보고 있다. 로스쿨생 배출로 변호사 수가 끊임없이 늘어남에 따라 법률시장이 포화돼 문제가 생겼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