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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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롱숏 펀드가 대세입니다. 변동성 높을 때는 이만한 상품이 없습니다." 최근 만난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추천할 만한 투자 상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현재 이 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롱숏펀드 상품은 3가지였다. 롱숏 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주식은 사고(롱전략), 주가가 내릴 것으로 보이는 주식은 공매도(숏전략)했다가 주가가 떨어졌을 때 사서 되갚는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다. 주가 지수가 떨어지더라도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길 건너 A증권사 영업점을 가봤다.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판매하는 상품도 같았다. 20미터 옆 B증권사 영업점도 마찬가지였다. 금융회사 3곳을 돌아보니 롱숏 펀드에 투자하지 않으면 투자의 대세에 동참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투자전문가들의 전문 용어 '롱'과 '숏'이 어느새 일반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단어처럼 돼 버렸다. 오랫만에 연락해 온 지인이 투자할 만한 상
핀란드 유라조키 지방에는 2004년부터 거대한 터널이 건설되고 있다. 터널의 이름은 '온칼로'. 핀란드어로 은둔자란 뜻이다. 폭 5m, 높이 6.5m의 터널은 지그재그 형태로 5km 이어진다. 깊이는 지하 500미터에 달한다. 이 길 끝에는 핵폐기물 영구 보관 시설이 자리 잡게 된다. 원전에서 생긴 사용 후 핵연료는 이 곳에서 10만 년간 잠들게 된다. 한국은 어떤가. 국내 원전 비중은 25%에 달하지만 '뒤처리'는 '뒷전'에 놓여 있었다.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30일에야 공식 출범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불통(不通)'이다. 공론화위는 인문사회·기술공학 분야 전문가 7명, 원전지역 대표 5명, 시민사회단체 대표 3명 등 15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한 위원 두 명은 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들은 "정부의 입김 아래 있는 위원들로 공론화위가 구성됐다"며 참가를 거부했다. 공론화는커녕 대화도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대화 없는 공론화위원회는 '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가 이번에는 지역 편중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근 지명한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와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가 각각 경남 사천, 경남 마산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왕실장'으로 불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고향이 '경남 거제'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사정 라인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 언론이 현 정부에서 임명된 장·차관(급)과 청와대 비서관, 공공 기관장 195명을 분석한 결과 영남권 편중은 정권 초기보다 오히려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장을 뺀 정부와 청와대의 장·차관급 90명 가운데, 부산·경남 출신은 20명, 대구·경북 출신은 12명으로 영남 출신이 32명(36%)였다. 이는 비율상 지난 3월 1차 조각이 끝난 시점의 23.6%에 비해 오히려 더 증가한 것이다. 호남은 13.3%(12명), 충청은 16.6%(15명)였다. 청와대도 할말은 있다. 지역을 본 것이 아니라 능력과 당사자의 수용 여부 등을
"앞으로 매년 300호점씩 매장을 늘려 4년내에 국내·해외 2000호점 시대를 열겠습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이디야의 문창기 대표 호언장담이다. 국내 1000호점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수도권·대도시에서 영역을 넓혀 지방과 중소도시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드러냈다. 때가 때인만큼 동종 업계에서는 "간이 크다"며 놀라워한다. 부러움의 눈길도 함께 보인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거래기준'에 포함된 커피업체들은 더욱 그랬다. 이디야는 당시 모범거래기준 규제에서 벗어났었다. 매장수 1위였던 카페베네를 비롯해 엔제리너스·할리스·탐앤탐스·투썸플레이스 등 5곳(가맹점 수 100개 이상이면서, 커피사업부문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가맹본부)은 기존 가맹점에서 500m 내에서는 또 다른 가맹점을 열지 못했다. 프랜차이즈기업은 계속 매장수를 늘려야 하는데 새 점포를 열 때마다 엄청난 제약이 따랐고, 눈치도 봐야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들보다 규모
"중소기업 기준을 연매출액으로 제한한다고 칩시다. 그럼 갑자기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버리는 기업들에 대한 대책은 만들어지고 있나요?" 경기 소재의 반도체 장비회사인 A사의 대표가 최근 만난 기자에게 격앙된 목소리로 이같이 물었다. 중기청이 중소기업범위 기준 개편 작업을 진행하면서 업계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중기청이 중소기업 범위 기준을 현재 논의되고 있는 연매출액 1200억원 이하로 정할 경우 A사도 하루아침에 중소기업을 벗어나 중견기업이 될 수 있어서다. A사는 내년 매출목표를 올해에 비해 400억원(40%)정도 증가한 14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도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시장에서 반도체 장비 판매가 늘어나면서 내년 매출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중기청은 내달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제조업 중소기업 범위 기준을 3년 평균 매출액 1200억원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방안은 업종별로 매출액을 800억원, 1000억원, 1200억 원 이
"SW(소프트웨어)분리발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거요? 그거야 법의 범주에서 하는 얘기고요.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얘기가 나올 건지는 지켜봐야겠죠. 내년에 당장 실행이요? 보나마나 복지 예산 부족하다고 난리일텐데 가능하겠어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상용SW 활용을 촉진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공공정보화 시장을 대상으로 SW분리발주 대상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SW사업을 추진하는 공공사업 발주기관은 내년부터 사업규모 7억원(국가 공공기관), 5억원(지방자치단체) 이상일 경우 하드웨어(HW)나 시스템통합(SI) 등의 사업 등을 한꺼번에 계약하지 못하고 상용SW를 따로 구분해야 한다. 이대로 조금씩 대상을 늘려나간다면 'SW제값주기'가 조기정착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기대다. 하지만 몇 년간 숙원사업이던 SW분리발주가 시행되고, 뒤이어 적용되는 사업의 범위가 넓어진다는데도 SW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일단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과연 말처럼 쉬울까' 하는 의구
2010년 7월부터 법조출입기자로 일했으니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동안 겪은 검찰총장은 김준규·한상대·채동욱 전 총장 등 3명. 김진태 전 대검 차장이 27일 내정됐으니 네 번째 검찰총장을 보게 된 셈이다. 검찰총장의 임기가 2년이라는 사실이 무색하다. 역대 총장이 옷을 벗은 이유도 제각각이다. 검·경 수사권 논란에 사표를 낸 김준규 전 총장, '검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상대 전 총장, 혼외자 논란에 휘말려 대검 청사를 나온 채동욱 전 총장. 1988년 임기제 도입이후 임기를 다 채운 총장은 전체 18명 중 6명뿐이니, 속된 말로 '천수'(天壽)를 누리기 어지간히 어려운 모양이다. 검찰총장 임기제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외압을 배제하고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들 전직 총장 세 명은 수사와 무관한 이유로 임기를 못 채웠다. 특히 채동욱 전 총장의 사퇴과정에서 법무부는 현직 총장에 대한 공개감찰이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냈다. 혼
지난 25일 북한으로부터 6명의 월북자와 유해 1구가 판문점을 통해 돌아왔다. 그동안의 월북자에 대한 송환이 제3국 추방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월북자 송환에 담긴 북한의 의중에 대한 수많은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송환 사태에서 놓치지 말고 짚고 가야할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정부의 불법 월북자 실태 관리다. 안보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송환된 월북자 6명은 2009~2012년 사이 압록강과 두만강의 얼음을 건너거나 중국 유람선에서 뛰어내려 도강하는 방식으로 밀입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0년 2월, 북한은 우리 국민 4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4명은 이번에 송환된 6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관련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 3년 가까이 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북한이 관련 보도를 낼 때마다 정부는 대변인 명의의 논평 등을 통해 신원확인을 북측에 요청하는 게 전부였다. 그저 언론보도만 나오지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택 취득세 영구인하를 대책 발표 시점인 지난 8월 28일 이후부터 소급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구인하 시점을 개정안 시행일인 내년 1월 1일로 하기로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안전행정부 등 3개 부처간에 합의를 본 것으로 언론보도가 나간 지 일주일도 안돼서다. 시장에서 거래절벽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다시 말을 바꾸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취득세 영구인하는 국회통과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소급적용 시점도 대책 발표일인지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일인지가 불분명해 거래 관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애초 취득세 영구인하 방침은 '8·28 전·월세대책'에서 거래 활성화를 통해 전·월세값을 안정시키는 방안으로 도입됐다. 취득세를 일정기간만 인하했던 과거 정책이 세제혜택 종료 후 거래절벽을 심화시키는 등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였다. 8·28 대책 이후 주택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취득세 영구인하를 염두에 두고 거
"지하철 9호선과 관련해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서울시 직원은 현재 없습니다." 지난 23일 열린 서울시의 '서울 메트로 9호선 정상화 방안' 기자설명회에서는 지하철 정상화에 앞서 잘못된 수요예측과 과도한 MRG(최소운영수입보장비율) 계약으로 막대한 혈세를 낭비한 서울시의 책임을 묻는 질타성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직원은 없다"며 "계약시기가 이미 오래전 일이라 처벌할 수 있는 시기도 이미 지났다"고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2005년 이명박 전 서울 시장 시절 추진된 '서울 메트로 9호선'은 사업초기부터 MRG, 무임승차보조 등 각종 특혜논란 제기된 민간투자사업이다. 그렇게 시작된 서울 메트로 9호선에 서울시가 최근까지 투입한 세금은 총 886억원. 앞으로 추가로 투입될 세금까지 합하면 1000억원이 넘는 국민 혈세가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책임이 없다"고만 말한다.
"I love korean foods(한국 음식 정말 좋아해요).", "I like K-Pops(한국 노래 좋아요)." 22~2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인텔캐피탈 글로벌서밋'. 세계 최대의 벤처 투자조직 중 하나인 인텔캐피탈이 개최한 투자자행사에서 만난 각 국의 사람들은 기자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반가워하며 이 같은 말을 건넸다. 한국의 음식과 노래를 잘 알고 좋아한다는 것. 뿌듯했지만 한편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번 행사는 인텔캐피탈이 투자한 스타트업(초기기업)과 인텔의 글로벌 고객사 및 파트너사에사 1000여명이 참여해 네트워크를 다지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자리다. 업계 전문가들의 혁신과 신기술, 성공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로 넘쳐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음식과 음악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먼저 나왔다.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창업열풍이 세계 시장에서 빛을 발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현재 한국 IT의 위상은 세계시장에서 놀랍다. '스마트폰 강국
이달 초 하이마트가 90만원에 달하는 스마트폰을 5만~17만원에 기습 판매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역대 처음으로 '하이마트'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으며, 어디서 살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들도 쏟아졌다. "정말 운이 좋았다." "난 제 값 주고 샀는데." 네티즌 간에 희비도 교차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다. 법적으로 허용된 보조금은 27만원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하이마트와 제조사인 삼성전자, 이동통신3사의 말은 엇갈린다. 서로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난색을 표한다. "법을 어긴 건 맞는데, 관계자들의 말이 다르다"며 "조사 후에 발표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 달이 돼 가지만 방통위는 아직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정부에서 보조금 규제를 엄격히 하자 "이통사 좋은 일만 시킨다"며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이마트 사건 이후 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