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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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남양유업 사태 이후 4개월이 흘렀다. 밀어내기부터 불법 고용, 비용 전가, 점주 사찰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억울한 을(乙)의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심정적인 동조부터 불매운동까지 여론도 을의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뭇매를 맞아도 아프다고는 말 못하던 갑들이 "못 참겠다"며 고개를 들고 있다. 여론과 언론을 방패삼아 현실과 맞지 않는 무리한 요구를 해대는 '을의 횡포'를 증언하고 나선 것이다. 이참에 한 몫 잡겠다는 것인지 갑이 지적하는 을의 일부 행태는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런 와중에 일부 정치권의 행태도 가관이다. '나설 때'와 '들어갈 때'를 구분 못하고 을을 정치적으로만 이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양측 대화를 더욱 꼬이게 할 뿐 정답은 제시 못하고 있다. 모두 맞는 말이다. 이때다 싶어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을도 문제가 있고, 더 참지 못하겠다고 고개를 드는 갑도 문제가 있다.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권의 간섭은 더욱 가관이다. 그러나 결
"30년간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네요." 이달 창립 30주년을 맞은 국내 1호 벤처기업이자 1호 SW(소프트웨어)전문회사 비트컴퓨터를 보며 업계 지인이 한 말이다. 척박한 국내 SW 시장에서는 10년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기 때문이다. 비트컴퓨터의 성장과정은 국내 SW업계가 얼마나 열악한 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983년 창업 당시만 해도 SW업종에 대한 사업자분류코드가 없어 은행거래를 할 수 없었고 벤처캐피털법은 커녕 요즘은 흔한 정부의 창업지원제도도 전무해 투자를 받기 어려웠다. 우수 인재가 SW 분야를 외면해 인력난을 겪으면서 궁여지책으로 직접 인재양성에도 나서야했다. 1990년부터 설립해 운영중인 비트스쿨은 23년간 8600여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생존하기도 버거운 상황 때문이었을까. 비트컴퓨터의 지난해 매출액은 328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 30년 업력의 SW업계 '맏형'의 성적표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SW불모지인 한국에서는 성장 보다
"사람 좋은 듯이 위선 떨어 대지마. 너넨 너희들 스스로에게도 비즈니스맨. 그건 네 안의 소리에 대한 디스리스펙트." 래퍼 '이센스'가 소속사에 계약 해지 당하면서 맺힌 한을 '디스랩'으로 풀었다. '디스'는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준말로 '깎아내린다'는 뜻이다. '신뢰'나 '존중'의 반댓말이다. 이센스는 한때 롤모델로 삼았던 다이나믹듀오의 '개코'를 겨냥했다. 비즈니스맨으로 전락해 후배의 리스펙트를 잃었다는 것. 하루만에 개코는 '맞디스랩'을 만든다. "용감함과 멍청함 이제 구분해라...너의 냉소와 염세 때문에 지쳐있는 내 주변인들의 기분 때문에 한다고 인마". 개코는 가사에서 '계약 해지' 사유가 이센스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나는 왕, 너는 관심병 환자"라며 '클래스'가 다르다고 엄포를 놨다. 이 랩으로 개코는 무너진 '리스펙트'를 회복했다. 래퍼들의 디스전쟁은 일종의 청문회다. 디스된 래퍼(증인)는 비판에 맞디스(증언)해야 한다. 한층 더 강화된 논리
더벨|이 기사는 08월23일(08:4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학력위주의 풍토는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열정과 노력, 의지만 있다면 청년창업이 성공할 듯 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스타트업 성장의 필수조건이 시기적절한 자금 공급인데, 여기에는 창업자의 학력이 주요 변수인 경우가 많다. 얼마 전 벤처캐피탈 대표 K씨와의 식사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최근 사업성과 비즈니스모델이 뛰어나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하는 스타트업이 있지만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유는 해당 창업자가 지방대 출신이라 스스로가 위축돼 있다는 것. 지난 1년여간 투자유치 활동을 펼치는 동안 사업 모델보다는 창업자 프로필에 집착하는 이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겪었다는 것이다. K대표의 말을 대변하듯 투자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을 살펴보면 창업자의 '스펙'들이 화려하다. 서울대나 연고대 등 국내 명문대를 넘어 미국 아이비리그까지도 즐비하다. 일부 벤
"금리 더 못내립니다. 중고차 할부금리 내릴 때는 대출중개수수료가 낮아졌으니까 가능했죠. 연체율도 계속 높아지는데 금리를 무작정 내릴 수 있나요." "당국에서도 '금리 인하'를 요구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금리 상승 요인이 있다면 조금 더 살펴보고 신중하라는 의미 정도겠지요." 지난 2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이 발표한 2금융권 대출금리 모범규준에 대한 업계 반응이다. 이번에 발표한 모범규준은 금융당국과 업계가 지난 4월부터 '제2금융권 금리체계 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결과물이다. 그만큼 양쪽 모두 관심이 크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3일 전 열린 할부·리스·신기술금융회사 대표(CEO)와 조찬간담회에서 모범규준을 준수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모범규준은 대출금리를 산정할때 원가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있다. 또 금리 조정시 혹은 정해진 주기에 따라 내부적으로 금리 적합성에 대해 심사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이번 TF 결과물로 소비자들을 위한 대출금리 비교공시 강화방안 등
상법개정안이 25일 입법예고 기간을 넘기고 본격 입법절차에 들어간다. 재계가 지난 22일 상법개정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공동 건의문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정부가 재계의 의견을 고려해 상법개정안 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업 지배구조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행 상법에도 수많은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법부터 바꾸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물론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개정 취지에는 재계 역시 공감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이 능사일 수는 없다. 면밀히 따져보면 기존 장치로도 충분히 규제가 가능하다. 감사위원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현행 상법상의 장치들은 다른 선진국들의 입법례와 비교했을 때 결코 부족한 수준이 아니다. 만약 감사위원 독립성 확보 수준이 현실적으로 부족하더라도 집행 방식을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더군다나 상법개정이 이뤄진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
"제품은 하나인데, 인증이나 허가, 검사는 3∼4곳에서 받아야 한다니…" 중소기업 A사 대표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제품이 세상에 빛을 보기도 전에 사장(死藏)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A사는 수십년 동안 통신장비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발광다이오드(LED)조명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LED조명에 와이파이(무선인터넷), CCTV(보안카메라) 기능까지 더한 융·복합 가로등 제품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제품이 상용화되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와이파이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조명은 국토교통부, CCTV는 경찰청 등에서 인증이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 여기에 제품을 검사하는 곳도 조명과 와이파이, CCTV 모두 다른 곳에서 받아야 한다. A사 대표는 "이 제품을 인증, 혹은 허가를 받고 검사까지 온전히 진행하려면 제품을 3∼4개로 분리해야 한다"며 "융·복합 제품이 나오면 정부부처는 다들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손을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사실상 역전타가 힘든 상황에 접어들었습니다. 트랙레코드(운용성과)도 자금이 있어야 쌓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 중소형사의 한국형 헤지펀드 매니저는 대형사와 경쟁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대규모 종잣돈이 없는 이상 자금 유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관이 특정펀드 설정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면 투자내역을 공시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컨데 A기관이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헤지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라면 적어도 설정액이 400억원은 넘어야 공시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대부분은 설정액이 500억원이 안 된다. 계열사가 없어 종잣돈을 받을만한 곳도 마땅치 않은 독립계 운용사의 경우 수익률이 뛰어나다 해도 몸집을 불리기가 쉽지 않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2011년 12월 출범한 이후 2년차를 맞아 외형적으로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수익률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대부분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선 민병두 민주당 의원 주최로 '관치금융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올해 상반기 내내 주요 금융업체들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을 두고 적지 않은 마찰이 펼쳐졌던 만큼,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앞서 '관치금융'이라는 말이 언론에 사용된 것은 주로 금융업계의 CEO 및 임원에 이른바 정권의 낙하산'으로 평가하는 인물들이 선임될 때였다. 민 의원은 "관치금융이 작동되는 권력의 근원은 금융기관 및 임원에 대한 검사권과 제재권"이라며 "주식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민간 금융사에 대해 마음대로 (CEO 등을) 주저앉히거나, 낙하산으로 내려 보낼 수 있는 것은 금융감독당국의 과도한 재량권 남용이 법·제도적으로 보장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거 KB국민은행의 초대 통합행장이었던 김정태 전 행장과 후임 강정원 전 행장, 초대 KB지주 회장이었던 황영기 전 회장 등은 일선에서 물러나며 모조리 금융감독당국의 중징계와 마
더벨|이 기사는 08월19일(13:2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KT가 사내 벤처투자팀을 통폐합했다. KT는 20여년 넘게 사내벤처캐피탈(Corporate Venture CapitalㆍCVC)를 운영해왔지만 벤처투자업계에서 KT CVC의 존재감은 희미했다. KT는 전략적인 유인을 제시하지 못했고, 시간이 갈수록 지원은 줄어들고 간섭은 늘어갔다. 결국 핵심 인력 이탈로 인해 독립적으로 운영돼왔던 벤처투자팀은 사내 본사 조직에 흡수됐고, 인력은 흩어지고 충원되기를 반복했다. 그동안 KT는 꾸준히 중소·벤처기업 및 콘텐츠 제작 지원을 위해 자금을 대왔다. 하지만 이는 대기업의 의무처럼 행해진 측면이 많았다. 인텔 등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CVC 운영을 통해 전략적으로 회사의 신사업 모델을 찾고, 기업을 확장시켜 나가는데 벤처투자를 활용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KT는 출자사업이 아닌 내부 벤처조직 운영에서는 '판정패'를 당한 셈이다. KT뿐만 아
"돌려받을 수 있겠어요? 그냥 세금이라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더 내지만 않았으면 좋겠네요." 30대 회사원 김모씨의 말이다. 지금도 연금 고갈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마당에 자신이 받을 때까지 아랫세대가 버텨주겠냐는 것. 김씨는 "10년을 월급에서 꼬박꼬박 떼어갔는데, 어디에 어떻게 썼다는 말 한마디 없이 돈이 부족하다는 얘기만하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제시한 보험료율 조정 움직임을 보는 대부분 국민들의 시선이다. 보건복지부는 21일 공청회를 열어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단계적으로 13~14%까지 올리는 인상안과 동결안을 두고 의견수렴을 할 예정이다. 인상이 현실화되면 정부의 세제개편으로 촉발된 직장인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재정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5년에 한 번씩 이뤄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도 초기 70%였던 연금 소득대체율은 60%로, 다시 40%로 떨어져 '용돈연금'으로 전락했다. 인구 고령화
"매년 여름이면 현대자동차 파업에 불안해 집니다. 파업이 길어지면 원치 않은 휴가를 가야하고 회사 손해도 불어납니다." 현대자동차의 한 협력사 관계자 하소연이다. 엔진관련 부품을 현대차에 납품하는 이 업체는 지난해 현대차의 장기 파업 때 도산 위기까지 몰렸다. 현대차 노조가 설립된 1987년 이후 4차례를 제외하고 파업이 반복된 탓에 '내성'이 생길 만도 한데 매년 두렵다고 했다. 이 협력사에 현대차 파업은 일종의 '고정비용'이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협력사들이 현대차 파업으로 분담해야 할 고정비용은 어느 정도 될까? 지난해 현대차 노조의 28일간 파업으로 협력사들이 입은 손실은 1조7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비용은 400여개의 1차 협력사들과 5000여개의 2·3차 협력사들이 나눠 부담했다. 딱 그만큼 매출이 줄어들고 수익성이 떨어졌다. 규모가 큰 협력사들은 어떻게든 버티지만 영세한 곳은 존립 자체가 흔들리기 십상이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