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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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국회. 국정원의 대선 개입의혹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장이 술렁였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증인선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증언'이 보도되는 과정에서 진의가 잘못 전달되면 진행중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또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마저 재판을 이유로 선서를 거부했다. 그 동안 증인선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청문회 증인의 출석은 곧 증언하겠다는 의미였다. 국회 관계자도 "선서를 거부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처럼 이례적인 일이 하루에 두 번이나 벌어진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증인선서를 건너뛰고도 청문회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김 전 청장, 원 전 원장은 답변까지 회피하진 않았다. 자신에게 유리한 발언에는 적극적이기까지 했다. 이런 돌발상황이 벌어진 모든 책임을 증인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은 재판중인 증인이 증언이나 선서
최근 부동산시장에선 정부가 매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실상 전셋값 급등을 방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치솟는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매입으로 돌아서면 매매거래 활성화는 물론, 전세수요 감소에 따른 전셋값 안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같은 지적의 배경이다. 실제로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들을 살펴봐도 이러한 주장은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전세자금대출로 대표되는 정부의 세입자 지원대책이 대표적이다. 전세난 해소를 위해 세입자에게 돈을 쏟아 붓다보니 집주인들이 맘놓고 전셋값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말 현재 25조5000억원에 달하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잔액은 이번주부터 시행된 전세자금대출 한도 확대에 맞춰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맞춰 전셋값도 더 뛸 것이란 관측이다. 상황이 이렇자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하 전세가율)도 급증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54.8%에 불과했던 서울 아파트
"프로그램 로열티요? 우리나라에선 꿈같은 얘기죠." 국내 IT 대기업에 소프트웨어(SW)를 공급하는 벤처기업 대표 A씨. 최근 한 대기업의 IT기기에 자사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기본 탑재한다는 소식에 축하인사를 전했더니 손사래와 함께 돌아온 대답이다. A씨는 이 대기업과 계약을 논의할 때 로열티 이야기를 꺼냈다가 "그럼 공급하지 말라"는 대답을 들었다. 결국 대기업에 프로그램을 무상 공급한 이후 높아진 인지도를 활용, 새롭게 영업을 하고 있다. 다른 벤처기업 대표 B씨 역시 수십억을 들여 개발한 SW 공급과 관련 대기업과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해당 기업에서 제시한 로열티는 IT기기 1대당 0.01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1원 수준이다. 1억대가 팔리면 11억원밖에 못 받는 셈이다. B씨가 조건을 수용하기 힘들다고 하자 이 대기업은 저작권을 4억원에 넘기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B씨는 계약조건이 개선되더라도 또 다른 문제는 SW의 원리인 알고리즘 공개라고 토로했다
"거래소가 비용절감하면서 비상경영을 한다고 시장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증시 혹한기를 겪고 있는 증권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증권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거래소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수료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래대금이 2년 만에 반토막 나면서 간신히 영업이익 적자를 면하는 처지가 됐다. 거래소는 실적 악화 탓에 비용절감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회원사들과 함께하는 공식행사도 최대한 자제하거나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를 받아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주지 않게 됐다는 점이 오히려 '다행'인 상황이 돼 버렸다. 기타 공공기관에 속한 거래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어려운 시기에 업계와 함께 비용절감에 동참하는 것을 당연한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하나 같이 토로하는 점은 정부에 대한 답답함 내지 서운함이다. 예컨대 시장을 살
우려가 현실이 됐다.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숍(단일 브랜드 매장)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5년 반 만에 처음으로 영업 적자를 냈다. 에이블씨엔씨의 2분기 영업손실은 20억8800만원. 지난 2007년 4분기 이후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억9800만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손실금 규모는 크지 않지만 화장품 브랜드숍 대표주자인 미샤의 적자전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황 수혜주'로 불릴 정도로 경기 침체에도 고성장세를 지속했던 브랜드숍까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백화점 1층을 장악한 수입 화장품들이 매출 부진에 시달릴 때도 중저가 브랜드숍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1조원 시대를 연데 이어 3년만인 지난해말 2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불황 수혜주' 브랜드숍이 위기를 맞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경기침체 때문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우리나라 법원에서 법적 다툼을 시작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재판에 다른 나라 정부를 피고로 세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가와 그 재산은 국제법상 외국의 재판관할권에 따르지 않는다'는 주권면제 원칙 때문이다. 일본이 자발적으로 면제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원칙은 유지된다. 법원의 한 판사는 "다른 나라 정부를 국내 법정에 세우는 것은 사법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며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는 한 실질적인 심리는 이뤄질 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들이 주권면제 원칙 등을 모두 해결하고 소송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일본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일본은 한일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피해자들의 배상 요구를 거부해왔다. 위안부 피해자들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일본법원은 한일청구권 협정을 내세
"신입사원부터 일하기 시작해 현장소장 되기까지 공사가 끝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니까요."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방화대교 사고에 관한 얘기를 나누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쓴 웃음을 지으며 이처럼 얘기했다. 그는 "시공업체도 책임이 있겠지만 3년이면 끝날 공사를 8년째 하고 있으니 안전사고가 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푸념했다. 이번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3㎞짜리 도로를 신설하는 이 공사는 사업비 499억원 규모로 2005년 착공했지만 지금까지 공정률은 83%에 그친다. 발주처가 공사비 예산을 제때 반영하지 않아서다. 당초 2차로로 계획됐던 신설도로가 3차로로 확장되면서 공사비도 추가로 161억원을 투입키로 했지만, 마찬가지로 예산 집행은 더뎠다. 공공공사에서 예산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아 공사가 지연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이 발주한 공공공사 가운데 사업비 투입 지연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13일 박근혜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이 나흘 만에 수정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서민·중산층 세 부담이 늘어난데 대해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박 대통령이 12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7개월간 공들여 만든 내용이 불과 며칠 만에 바뀌었다. 경제수장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박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지 불과 8시간 만에 "정무적인 판단이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얼떨떨한 건 국민 뿐 아니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였다. 정부안이 나오기까지 정부와 계속해서 협의를 해왔던 정책위 관계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과 현 부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나라 살림을 결정하는 조세정책이 순식간에 바뀌는 걸 보면 '웃지 못할 코미디'라 할 수도 있겠다. 이번 일로 박근혜 정부는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됐다. 우선 조세 정책에 대한 신뢰도다. 특히 세제
향후 통신시장 경쟁 환경을 결정할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9일 시작 예정인 주파수 경매는 과거와 다르다. 2011년 경매는 1.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두고 SK텔레콤과 KT가 값을 올려 가장 높은 가격을 쓴 SK텔레콤이 주파수를 가져갔다. 높은 가격을 쓴 사람이 경매 물건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반면 이번 경매는 다르다. 1.8㎓ 대역의 2개 블록, 2.6㎓ 대역의 2개 블록 등 총 4개 블록을 밴드플랜1과 밴드플랜2 등 2개의 패키지로 묶어 동시에 나왔다. 어떤 패키지를 살 것인지 높은 가격을 쓴 이동통신사들이 결정한다. 정부가 이같은 방식을 택한 것은 특정 경매주파수인 1.8㎓ 인접대역에 대해 KT는 반드시 경매에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경매에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서다. 정부는 고민끝에 1.8㎓ 인접대역을 경매물건에 넣을지 뺄지를 아예 경매에서 결정되도록 했다. 즉, 이번 경매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8
이달초 서울 경복궁에서 중국인 단체여행객 23명을 이끌고 고궁 설명을 하던 중국어 가이드 왕모씨가 전화 한 통을 받은 후 갑자기 사라졌다. 관광객들은 꼬박 1시간을 같은 자리에서 가이드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왕씨가 자취를 감춘 것은 '불법 가이드 합동점검반'이 단속에 나섰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15년 경력의 왕씨는 현장에서 베테랑 가이드로 통하지만, 실상은 '중국어 통역 안내원' 자격증이 없는 불법 가이드다. 여행업계에는 왕씨와 같은 무자격 중국어 가이드가 유독 많다. 올 상반기 기준 공인 자격증을 소지한 중국어 가이드 수는 4361명이지만 이중 실제 활동중인 가이드는 1000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283만명에 달하는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 전문 여행사들은 여름 성수기엔 무자격자라도 중국어 능통자를 현장에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이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어 그동안 강력한 불법가이
"20년이 지나도 차명거래 금지 논쟁이 벌어지는 걸 보면 당시 검토가 제대로 되긴 됐네요." 금융실명제를 만든 주역이었던 한 전직 관료는 차명거래 금지의 비현실성을 역설적으로 이렇게 지적했다. 차명거래를 금지 안 시킨 탓에 온갖 비리범죄가 일어나는 거면 벌써 금지시켰지 20년 동안 끌어왔겠냐는 얘기다. 실명제가 전격 발표된 지 꼭 20년이다. 20년이란 숫자에 구태여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CJ·전두환 비자금 수사를 계기로 확산된 지하경제 양성화, 비리척결의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정치권이 차명거래 금지를 골자로 하는 각종 개정안을 쏟아내고 있다. 성난 민심을 등에 업은 정치권의 공세와 실효성, 부작용을 걱정하는 금융권의 고민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다행히 논쟁과 토론이 존재한다. 어차피 검은 거래는 막는 대신 범죄와 무관한 일반 사람들의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방향에는 모두 동의한다. 불법적 차명거래를 실제로 줄일 수 있는 해법 찾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만 우려스러
더벨|이 기사는 08월07일(11:36)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벤처투자업계 최대 콘테스트 중 하나인 국민연금의 정기 출자 위탁 운용사 경합이 클로징 됐다. 지난 달 31일 제안서 접수가 마감되며 운용사 선정 결과가 벤처캐피탈의 손을 떠난 상태다. 벤처투자판에서 국민연금은 출자금액이 워낙 크다 보니 규모 하나로 시장을 압도한다. 하지만 올해 국민연금의 벤처투자 부문 정기출자는 규모 대신 선정 분야가 집중 관심을 받았다. 국민연금이 '예비 운용사'라는 분야를 신설. 경합 무대를 세분화했기 때문이다. 배경은 운용사 풀(pool) 확대 차원. 그 동안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지 못한 운용사들에게 입찰 참여 문턱을 낮춰 능력 있는 벤처캐피탈이 국민연금 운용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역시 운용 공고 발표 전부터 관심이 대단했다. 회사 업력이 짧은 벤처캐피탈은 국민연금의 위탁 운용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