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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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5억원짜리 펀드매니저를 만들 겁니다." 창의투자자문사에서 대신자산운용으로 옮긴 서재형 대표가 첫 만남에서 한 말이다. 15억원이면 고액 연봉으로 둘째라면 서러워할 외국계 투자은행(IB) 임원의 연봉을 상회하는 액수다. 당장 자리걱정을 해야 하는 매니저가 많은데 무려 15억원이라니. 대형도 아닌 중소형 자산운용사 대표가 '춘몽(春夢)'을 얘기한 배경은 이렇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가 발표한 '2013 한국직업전망'에 따르면 세일즈업종(영업·판매 관련직 및 금융·보험 관련직 일부 포함)에 해당하는 25개 직업 중 펀드매니저의 지난해 평균연봉(해당직업 종사자의 중간 수준)이 7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수익률로 승부하는 펀드매니저를 세일즈업종으로 분류하는 게 적합한지는 추후 논의로 미루더라도 일단 업종 내 연봉 1등이란 점은 애널리스트와 함께 '금융투자업의 꽃'으로 불리는 펀드매니저 명성에 부합한다. 하지만 적자를 본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가 많아지면서 매니저의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1조원클럽에 다시 이름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국내에서 단일 기업으론 가장 많은 32만7000여명(2012년 12월말 기준)의 주주를 보유한 SK하이닉스는 한때 '국민기업'으로 불릴 정도로 굴곡진 기업사를 가진 보기드문 회사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D램사업을 먼저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옛 상공부 서류를 뒤져보면 D램사업의 정부 승인을 먼저 신청한 곳은 당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로 D램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1983년 경기 이천에 첫 터전을 마련했고,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1999년 LG반도체를 떠안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01년 하이닉스라는 이름으로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되고, 주인찾기에 나서는 '유랑생활'을 시작해 미국 마이크론과 독일 인피니언 등 해외기업에 매각될 위기에 내몰렸을 때 국민들의 반대로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다. 시스템LSI부문과 LCD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시기도 거쳤고, 생존을 위해 중국 우시에 반도체공장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불협화음'과 불통의 상징이었다. 보수정권의 장관(이주호)과 진보교육감(곽노현)은 학생인권조례, 해직교사 복직 등 현안을 두고 번번이 부딪쳤다. 이 과정에서 두 기관은 소송전이라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체제가 구축되자 교육계에서는 정책 일관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적어도 지난 정권에서 불거진 두 기관의 극심한 갈등은 재연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였다. 실제로 두 기관은 지금까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국제중학교 지정취소에 대해 엇갈린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 정권의 '불협화음'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23일 즉각적인 국제중 지정취소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제도 개선을 각종 비위사실이 드러난 영훈국제중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을
동양매직 M&A(인수합병)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당초 인수후보로 유력하게 부각되지 않았던 교원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부터 뉴스였다. 교원그룹은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동양매직의 공시 다음 날 협상이 결렬되며 다시 한 번 반전의 주인공이 된다. 기업 역사상 첫 랜드마크 딜의 성공을 눈앞에 뒀던 교원그룹은 연이어 발표된 동양매직과 KTB PE가 협상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그저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교원그룹이 M&A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보수적 투자다. 교원그룹의 유보현금은 1조원이 넘지만 ‘저가 매수’ 전략을 고수하는 탓에 그간 M&A 성과는 크지 않았다. 소규모 학원업체와 정수기 업체 두 곳을 인수한 것이 전부다. 이번에 교원그룹이 제시한 동양매직 인수대금은 2300억원. 동양매직이 원한 2500억원과 200억원 차이는 협상이 결렬될 때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교원그룹이 정수기 사업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M&A 기회를 돈을 아끼려다가 놓
국세청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국세청은 최근 후반기에 실시할 세무조사 중 약 1000여 건 정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의 세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원 마련을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노력세수에 역량을 집중했지만 안팎의 우려와 압박에 하반기 조사 운용방향 수정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세무조사 1000여 건 축소 방침은 매년 시행 중인 1만9000여 건의 조사 중 10%에도 못 미치는 비중이다. 그래도 올해의 세무조사 강도에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재계와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숨통이 트이는 결과다. 국세청의 이 같은 결정은 우선 정부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기조 후퇴 조짐이 한 몫 했다. 아울러 직접적인 세무조사 대상인 기업들의 아우성도 크게 작용했다. 특히,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세무조사 강화로 인한 경영위축을 주장해 온 재계의 목소리를 국세청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 같다. 이렇다 보니 그 진위야 어찌 됐든 정치권과 재계의
인천에 위치한 굴착기 부품 제조업체인 에스틸에는 '정년'이 없다. 회사가 설립된 후 27년 동안 단 한 명의 근로자도 해고하지 않았다. 임금 체불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창립 이래 이 회사가 견지해 온 '무(無)정년·무해고·무임금체불' 철학 덕분이다. 최근 기자가 찾은 에스틸 인천공장에서도 무정년 원칙을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환갑은 족히 넘어 보이는 작업복 차림의 근로자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전체 직원 217명 중 60대 직원 수가 10여 명에 달한다고 했다. 현재 최고령 직원의 나이는 68세, 퇴직한 직원 중 최고령자는 78세였다고 한다. 에스틸이 '평생직장'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회사가 계속 성장한 때문이다. 성장 과정에서 해고나 퇴직 걱정 없는 직원들의 애사심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놓은 '정년 60세 의무화'가 2016년부터 법제화된다. 정년 연장은 '언제 짤릴까'하는 걱정에 발밑이 늘 불
더벨|이 기사는 07월18일(10:4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A씨는 블로그 관련 벤처회사를 창업했다. 굴곡도 있었지만 기업을 안정시키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했다. 투자자들은 빠른 시간에 달성한 수익 실현에 주목하며 사업 아이템을 매력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투자 성사 직전 A씨는 입영통지서를 받았다. 더 이상 연장이 불가능했던 A씨는 훈련소에 입소하게 됐다. 결국 이 벤처회사는 대표이사의 공석을 버티지 못하고 전혀 사업적으로 연관이 없는 회사에 경영권을 넘겨야 했다. # B씨는 2011년 리워드 광고 앱 개발회사를 창업했다. 2년 사이 이 회사는 사원 100명 이상을 거느린 대형 벤처회사로 컸다. B씨는 재학 중이던 대학교를 자퇴하며 회사에 몸을 던졌다. 하지만 대표이사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 회사는 인수·합병(M&A)시장과 벤처투자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당장 매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잠재적
"채용 공고를 내면 수백 통의 입사 원서가 쏟아지는데, 막상 적합한 인재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최근 충청남도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 A대표가 인력난을 호소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서울에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로 부담이 커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방 중소기업의 인력난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방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임금이나 복지 수준, 인지도에 열악한 교통과 교육 여건 등으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지방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서울에 지사나 연구소를 두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비용 문제로 중소기업에게는 이중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에 위치한 네비게이션 제조업체 B 대표는 "연구개발 인력 확충이 어려워 할 수 없이 서울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경기 불황으로 가뜩이나 회
신용카드 밴(VAN·Value Added Network) 수수료 개편논의가 용두사미가 돼 가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공청회도 '싱겁게' 끝났다. 공청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성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좌석이 모자라 입석 상태로 공청회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이 무색할 정도였다. 공청회가 끝난 후에도 후속 논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밴 수수료 개편 논의의 출발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였다. 국회는 지난해 2월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수수료 체계의 개편을 골자로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영세가맹점의 우대수수료를 정부가 정하도록 하는 등 '반시장적' 요소가 많은 입법이었다. 반대하던 정부도 어쩔 수 없이 제도정비에 나섰다. 국회의 무리수는 지난해 4월 치러진 총선의 영향이었다. 골목상권으로 대표되는 표심을 위한 전형적인 표퓰리즘이었다. 상황은 지난해 말에도 되풀이됐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유세과정에서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
동네에 유명한 과일 가게 두 곳이 있다. 정확히 마주보고 있는 두 가게는 한 곳이 수박을 반값에 팔면 다른 한 곳도 곧바로 할인에 들어간다. 이처럼 경쟁자라면 상대방에게 손님을 뺏길까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금융시장에는 경쟁자들이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손님을 빼앗아 갈까 겁내지도 않는 금융회사들이 있다. 저축은행들이다. 캐피탈 회사들이 독식하고 있던 할부금융업에 저축은행 진출이 허용됐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내년 1월부터 저축은행은 할부금융업에 진출하게 됐다. '밥그릇'이 줄어들게 생겼으니 캐피탈업계에 비상이 걸려야 마땅한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솔직히 신경쓰지 않는다"며 "허용해도 제대로 캐피탈 회사들과 경쟁할만한 업체가 없다"고 말했다. 허풍이 아니다. 당국에서 신규사업 영역을 내줬는데도 할부금융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저축은행을 찾아볼 수가 없다. 저축은행업계 스스로도 캐피탈업계의 완벽한 우위를
애플 이전에 혁신의 대명사는 일본의 닌텐도였다. 위기 때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도전은 큰 결실을 맺었다. 화투, 카드 제조업체에서 완구업체를 거쳐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선구자로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과 창조가 발판이 됐다. 하지만 1983년 7월 출시됐던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패밀리 컴퓨터(패미컴)' 발매 30주년을 맞아 일본 언론들이 내놓는 기사들은 성공의 비결보다는 패미컴 개발 책임자였던 우에무라 마사유키와의 인터뷰을 게재해 과거 잘 나가던 시절을 돌아본다거나 닌텐도가 직면한 위기와 밝지 않은 미래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닌텐도가 처한 상황이 이를 설명한다. 지난회계연도 영업손실은 364억엔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맞았다. 2007~2008년 5만엔을 넘었던 주가는 현재는 1만엔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게임의 인기 상승에 따라 향후 수익 우려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월엔 모바일게임 하나의 인기로 주가가 급등한 겅
웹툰(인터넷 만화) 서비스 유료화가 인터넷 시장의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인터넷 포털에 웹툰이 등장한 것은 2003년. 포털들은 이후 10여년간 무료로 웹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를 통해 만화를 제도권 문화로 육성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올 3월 네이버가 자체 집계한 웹툰의 순방문자는 1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시장이 워낙 커지자 젊은 만화가들이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당당한 콘텐츠 생산자로 대접받게 됐다. 이런 웹툰은 올 상반기부터 유료화가 시작됐다. 네이버는 매출의 70%를 작가에게 배분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월수입이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스타 만화가가 탄생했다. 유료화에 대한 독자 반응도 나름 긍정적이다.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포털사이트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쇼핑몰과 네이버의 갈등을 보면 웹툰에서 볼 수 있었던 네이버의 순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 네이버는 현재 지식쇼핑이라는 상품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