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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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큰 관심 속에 역외탈세 청문회의 첫 증인으로 소환됐다. 조세회피가 주요 8개국(G8)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정도로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 대표 기업인 애플의 수장이 국회의원들 앞에서 혼쭐이 나게 되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청문회 뚜껑을 열고 보니 애초에 상상했던, 쿡이 수모를 당하는 모습은 처음 얼마간을 제외하곤 그리 많이 찾아볼 수 없었다. 쿡은 오히려 두 눈을 부릅뜨며 "미국에서 내야 할 세금은 일 달러 단위까지 다 냈다"고 당당하게 응수했다. 또 "미국의 세법은 디지털 시대에 뒤쳐진다"고 의원들에게 일침을 가하면서 35%에 이르는 미국의 법인세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해외 자금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을 첫 타자로 조세 회피 '꼼수'를 부리는 기업들에 대해 비난 여론을 조성하려던 정치인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일(법안 개정)을 게을리 해 기업들의 조세 회피
"익명으로는 얘기할 수 있지만…." 얼마 전 CJ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주가에 미칠 영향을 묻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보인 반응이다. 입 안에서 웅얼거리듯 얘기하던 이들은 익명처리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에야 겨우 말문을 열었다. 애널리스트들의 속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10대그룹에 속한 기업의 주가를 섣부르게 예측했다가 봉변(?)을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했을 것이다. 이들이 익명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한 데 정색하면서 토를 달고 싶지는 않다. 다만 분석과 전망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 몸을 너무 사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더구나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CJ그룹주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검찰 수사가 기업투명성을 강화해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답변 일색이었다. 기업 주가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부정적인 의견이나 어설픈 전망을 내놓는 것도 아닌데 굳이
"제갈공명이 와도 안 될 것"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남긴 '변명' 중 하나다. 농협중앙회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농협금융지주의 특성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불만을 직간접으로 토로하며 제갈공명을 언급했다. 제갈공명처럼 뛰어난 인재가 와도 농협금융지주의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처음부터 농협중앙회와 신 회장이 생각한 제갈공명의 의미는 달랐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농협 신경분리 과정에서 새롭게 탄생한 조직이다. 농협금융지주에게 주어진 역할은 협동조합의 '수익 센터'였다. 신 회장 역시 평소 "농협의 수익 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당연히 농협중앙회 입장에서 농협금융지주는 관리·감독해야 할 조직으로 여겨졌다. 굳이 비유하자면 '왕을 보필하는 뛰어난 충신'으로서의 제갈공명을 원했다. 반면 농협금융지주, 특히 신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금융사로서 '왕을 뛰어넘는 존재'가 되고자 했다. 농협중앙회의 관리·감독이
얼마전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린시펄 글로벌인베스터스의 짐 맥코언 최고경영자(CEO)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의 성적을 매겨 이목을 끌었다. 일본을 경기침체에서 구출해 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BOJ) 총재가 'A-' 학점으로 1등의 영예를 안았다. 적극적인 '액션'으로 일본을 20년간의 경기침체에서 조금씩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무난한 'B' 학점. '슈퍼마리오'로 불리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낙제를 간신히 면한 'C' 학점으로 체면을 구겼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의 학점은 얼마나 될까. 김 총재는 지난 2010년 4월 취임해 지난달로 4년 임기중 3년을 채웠다. 김 총재가 남다른 국제적 감각으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교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는 점에 대해선 'A학점'을 받 을만 하다. 국제무대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근거리에서 우리 측 견
코스닥시장이 통합거래소 출범 8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정부가 혁신기업들의 자금조달기능 제고를 위해 코스닥시장을 한국거래소 이사회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하면서다. 당국은 기존 코스닥시장본부를 현 시장감시위원회 같은 독립기구로 둘 방침이지만 실효성에 물음표를 다는 시각도 적잖다. 우선 정부안에 따르면 거래소는 3개 본부(경영지원·유가증권·파생상품)와 2개 독립위원회 체제로 운영되지만 실효적인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이다.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거래소 이사회에서 떼내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것이 당국의 구상이지만 현 시장감시위원회도 순환인사 등으로 실질적 운영은 본부체제로 가동된다. "현재처럼 통합된 거래소 구조에서 코스닥시장만 형식적으로 떼낸다는 것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라는 안팎의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코스닥시장위원장의 독립성을 어느 정도까지 보장할지도 관건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위원장 겸 본부장의 인사권은 시장감시위원장처럼 거래소 이사장에서
"현대자동차는 미스터리한 회사라는 말을 현지 경쟁사로부터 자주 듣습니다." 현대차 북미법인 관계자의 전언이다. 생산의 큰 부분을 차지한 본국 공장의 낮은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유지될 수 있냐는 것이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현지 경쟁업체들의 시각. 그럼에도 글로벌 수익성 경쟁에서 현대차가 자신들을 앞서고 있으니 경이롭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칭찬'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현대차가 돈을 벌어들이는 방식은 본국 공장의 낮은 생산효율성을 '혹'처럼 단채 해외 공장을 쥐어짜 전체 수익성을 올리는 구조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HPV(차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작업시간)는 31.3으로 GM(23.0), 포드(21.7), 토요타(22.0), 혼다(23.4)보다 훨씬 길다. 그만큼 울산공장의 생산 효율성이 낮다는 뜻이다. 반대로 해외 공장의 생산효율성은 경쟁브랜드를 압도한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중국 베이징 3공장의 HPV는 각각 14.6, 19.5다. 경쟁
프랑스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세계에서 14번째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동성애자들의 결혼과 자녀 입양을 허용하는 내용의 동성결혼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수천쌍의 동성 커플들이 결혼식을 올리고 그들이 키우던 자녀들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올랑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그러나 합법화가 프랑스에서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올해 1월과 3월, 4월에 보수 진영과 종교계를 중심으로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반대 시위가 일어났으며 지금도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게다가 앞서 네덜란드와 벨기에, 스페인 등에서 동성결혼이 허용됐지만 아직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회원국과 크로아티아의 성소수자 10만여 명(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3분의 1이 최근 5년간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협박을 받거나 폭력에 당했다고 답했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위협이 두려워 동성
주강수 한국가스공사사장이 지난 16일 물러났다. 새 정부 출범 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 중에선 처음이다. 지난 2008년 10월에 취임했으니 4년 7개월 재임했다. 2011년 3년 임기를 마친 뒤 정부의 경영실적 평가결과가 우수해 1년씩 두차례 연임했다. 주 전 사장의 퇴임 과정은 화제를 낳았다. 그는 지난달 15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한 직후 사표 제출 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장 임면 과정을 '비밀'에 부치는 것과 비교해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사퇴의 변으로는 "더 큰 대한민국과 희망의 새 시대를 위해 물러나겠다"고 썼다. 법에 보장된 임기를 앞세워 '버티기' 보다 새 정부와 공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 물어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주 전 사장의 '용단'으로 가스공사는 에너지공기업 중 가장 먼저 새 기관장을 맞을 수 있게 됐다. 당연히 앞으로의 사업 차질도 가장 적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른 공기업들
"진도는 주인한테만 충성을 바치는 진돗개의 성격 그대로였다. 어느 날은 부속실의 비서 엉덩이를 물기도 하고, 사람들한테 사납게 덤벼들기도 했다. 결국 진도는 신당동 집으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중략) 이 세대에 진정 강함은 부러지는 대쪽이 아니라, 부드러움 속에서 강한 신념과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박근혜 대통령, 2004년 4월25일 일기) 박 대통령이 1970년대 청와대 퍼스트레이디 시절 키우던 강아지 진도를 회상하며 적은 일기다. 항상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박 대통령이지만 일기를 보면 "진정한 강함은 부드러움 속에 있다"는 철학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강조한 '여성 대통령'의 강점 가운데 하나도 '부드러움'이었다. 그러나 최근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은 박근혜정부의 부드러움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8일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각종 입시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시험을 치를 경우 제재를 가하는 게 주 내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교육공약이었으니 법안 발의는 예상된 일이었지만 대표발의자가 뜻밖이었다. 강 의원은 대구 IT기업인 출신의 비례대표 초선의원이다. 지역과 여성·IT기업을 대표할지는 몰라도 교육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보긴 어렵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 중에는 황우여·이군현·서상기·박성호·김세연 등 교육전문가가 상당수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굳이 IT전문가에게 법안을 맡겼다. 그래서인지 법안은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상당수였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선행학습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3 학생이 학교진도에 맞춰 공부를 하면 재수하기 딱 좋은 게 현실이다. 수능은 11월에 치르지만 대학입시는 6월부터 진행된다. 고3 때는 내신 준비에 각
"사회 환원에 게임 대기업들조차 소극적이니 과연 누가 신경을 쓸지." "애초에 게임회사들이 자발적으로 사회 환원했으면 이리되지도 않았지." 지난 14일 게임문화재단 표류에 대한 보도가 나간 뒤 포털사이트에 달린 댓글이다. 이는 게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게임업계가 진행하는 사회공헌사업은 결코 작지 않다. 업계 1위 넥슨은 넥슨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해 장애인의 취업을 돕고 있다. 푸르메재활센터 건립에 10억원을 쾌척했고 추가 센터 건립에도 동참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NC다이노스를 통한 창원 지역 사회공헌과 함께 장애인과 빈민국 식량원조를 위한 기능성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NHN 한게임은 해피빈 온라인기부, CJ E&M 넷마블은 학부모 게임교실, 휠체어 기부운동 등 크고 작은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업계가 게임문화재단에 최근 3년간 기부한 돈도 100억원이 넘는다. 알콜중독이나 도박중독해소를 위한 관련 기업의 기부금은 매년 20억∼70억원 수준으로
더벨|이 기사는 05월13일(07:4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지난 4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늦어도 오는 8월부터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채권과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분리해 별도로 거래할 수 없게 된다. 그 동안 상장기업, 특히 코스닥기업들은 주로 분리형 BW 발행을 선호했다. 투자자에게 조기상환(풋옵션)과 워런트 등의 조건을 제공하는 대신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에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대주주가 헐값에 지분을 확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BW 발행 후 투자자로부터 행사가격의 5%수준에 워런트를 넘겨받아 지분을 늘린 것이다. 투자자들은 리스크없이 이자와 워런트 매각 대금을 받을 수 있고 경영진은 싼 값에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자 편법적인 BW 발행도 등장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BW 발행 대금을 사용하지 않고 조기 상환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