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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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밤 8시25분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총성과 같은 폭음이 울려퍼졌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시작된 불은 1시간30여분 만에 건물 8채와 점포 19개를 태우고서야 한풀 꺾였다. 한 순간 잿더미로 변해버린 정든 이웃 가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눈빛에는 안도와 안타까움이 뒤섞였다. 화재가 발생한 골목은 종로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옛날 정취'를 잘 담고 있던 서울 속의 작은 서울이었다. 인사동과 종각역 근처에 자리해 있고 삼성, SK 등 대기업도 인근해 퇴근 후 직장인들은 물론 일본인,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았다. 인근 피맛골도 재개발과 동시에 깔끔한 모습으로 탈바꿈해 몇 남아있지 않은 옛날 골목이어서 서민들의 애정은 더욱 깊었다. 하지만 이 옛스러움과 정스러움이 되레 서민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경찰조사 결과 세월이 묻어 있는 낡은 건물은 목조로 지어져 너무나 쉽게 불에 탔고 빠르게 옆 건물로 옮겨갔다. 이웃 건물끼리 정답게 '다닥다
"찍지 마세요. 연예인은 아니지만 저에게도 초상권이 있거든요." 지난 주말 '해외명품대전'이 열린 서울 중구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선 이른 아침부터 구름떼처럼 몰려든 고객들과 이를 촬영하던 취재진 간에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신세계를 비롯한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일 년에 두 번 이월상품 위주로 대대적인 명품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브랜드별 할인율이 최고 70~80%에 달하다 보니 행사때마다 엄청난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이 모습을 담기 위한 취재열기도 뜨겁다. 이번에도 백화점 개점 전부터 수 백 명의 고객들이 로비에 대기하고 있다가 문이 열리기 무섭게 행사장을 장악했다. 일부 행사장은 과도한 혼잡을 우려해 줄을 세우고 입장을 통제했는데, 대기 줄이 복도를 따라 한 층 전체를 메울 정도였다. 문제는 이 모습을 쉴 새 없이 촬영하는 취재진과 이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는 고객들 사이에서 발생했다. 일부 고객들은 취재진에게 직접 촬영 중단을 요구하거나 현장에 나와 있던 백화점 관계
중국 당나라 2대 황제인 태종 이세민은 정관 6년(632년) 신하 위징에게 관리 선발의 기준에 대해 물었다. 위징이 답했다. "인재를 선발하려면 반드시 그들의 품행을 엄격히 살펴야 합니다. 잘못해 나쁜 사람을 기용하면 설령 그 사람의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폐해가 아주 클 것입니다. 천하가 혼란할 때에는 오직 재능만 요구할 뿐 덕행 여부는 돌아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태평성대한 시대에는 재능과 덕행을 모두 갖춘 사람만이 기용돼야 합니다." '통치술의 바이블'로 통하는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오는 내용이다. 정관정요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성군(聖君)으로 추앙받는 당 태종과 신하들 사이의 대화를 담고 있다. 공직 인사에서 '능력'과 '도덕성'의 딜레마는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능력과 도덕성을 두루 갖춘 인물을 찾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태종의 '멘토'인 위징이 내린 결론은 "난세에는 능력만 있어도 되지만, 태평성대에는 도덕성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김 과장님, A증권사로 옮기셨습니다." 유례없는 주식시장 침체에 금융투자업계 구조조정 삭풍이 거세지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전혀 딴 세상이다. 철모르는 인력 모시기 경쟁이 뜨겁다. 보통 증권사 결산이 끝난 뒤인 4~5월에야 시작되는 스카우트전이 연초부터 달궈지고 있다. 연차가 적당하면서도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과장이나 차장급의 경우 조금 과장하면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그만큼 실력만 있으면 언제든 채용하겠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채권맨 전성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는 운용팀에만 그치지 않는다. 1년새 채권 애널리스트가 30% 이상 늘었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없어서 못 뽑지 남아도는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채권 관련 인력을 10여명 영입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인력 충원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증권도 지난해말 채권영업부장을 채용한 데 이어 과장급 딜러를 스카우트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채권 관련 인력을 20명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
이웃간 방화와 살인사건까지 부른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정부가 부랴부랴 개선대책을 내놓았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대부분 '벽식 구조'로 건설되는 골조건설 방식을 '기둥식 구조'로 유도하겠다는 게 국토해양부 개선안의 요지다. 기둥식 구조가 벽식 구조에 비해 '층간소음' 저감효과가 크다는 분석이지만,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시큰둥하다. 단순히 골조 공사비 상승을 우려한 것은 아니다. 기둥식 구조로 지을 경우 3.3㎡당 15만원 안팎의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정부의 인센티브 부여와 업계 자체의 절감 노력으로 분양가 상승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데는 업체들도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기둥식 구조로 아파트를 지을 경우 '층간소음'을 줄이는 효과가 벽식구조보다 탁월하냐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의 건축기술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벽을 통한 것보다 기둥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진동이 분산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양쪽 구조를 시공한 아파트의 예를 비교해 보면 실제 거주자가 느
"검찰의 수사결과를 접하고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유죄도 아닌데 검찰 기소만 갖고 벌이는 언론플레이다." 지난해 7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사이에 오간 설전이다. 수원지검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기술을 LG디스플레이에 빼돌린 혐의로 전 현직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과 LG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을 기소한 것이 발단이 됐다. 돌이켜보면 당시 사건에 대한 설명보다 기억에 남는 건 상대회사를 비하한 날선 발언들이었다. 두 회사 고위 임원들 입에서 이 같은 말이 오갔고 반박 재반박 재재반박을 이어나갔다. 법정이 아닌 장외에서 벌이는 난투극은 얻는 것도 없이 서로를 헐뜯고 할퀴어 놓기만 했다. 최근 화해 국면에 접어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냉장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날카롭게 쏘아붙이던 두 회사가 화해 제스처를 취하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 및 자료 사용금지
'21세기 건축의 기적', '현존하거나 시공 중인 세계 건축물 중 가장 어려운 프로젝트'. 해외 고급건축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쌍용건설이 받았던 찬사들이다.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73층 호텔을 포함한 싱가포르 래플즈시티 프로젝트, 건설 시공부문 최초 금탑산업훈장 수상,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등등…. 쌍용건설의 자랑거리는 수도 없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처참하다.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외부도움 없이는 사실상 부도를 맞을 처지다. 건설경기 침체 와중에 잇따른 국내 사업장 부실이 치명타였다. 경기도 기흥 코리아CC 내 투스카니힐스의 대규모 미분양, 서울 우이동 콘도사업 중단 등이 도화선이 됐다. '위탁관리' 책임만 맡고 있는 캠코는 더 이상의 추가 지원이 불가능하다며 공을 채권단에 넘겼다. 채권단은 캠코의 지원 없이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도 힘들다는 입장이다. 규정상 도와줄 방법이 없는 캠코와 마냥 부실 부담을
정홍원 새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앞서 한 차례 총리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자진사퇴했다. 또 총리후보를 끌어내리기는 야당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재산과 병역이라는 '떡밥'이 워낙 크다. 정 후보자에게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새 총리에게 지워진 부담은 막중하다. 총리실을 비롯한 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이 시작된 직후에 새 정부가 출범한다. 세종과 서울을 오가며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부 안팎에서는 "새 총리에게 김황식 총리만큼만 하라는 말이 가장 큰 부담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김 총리에 대한 관가의 신뢰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현 정권의 입장에서 김 총리는 야구로 치면 최고의 구원투수였다. 행정수도법 논란에 휘말리며 정운찬 전 총리가 떠난 후,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까지 낙마했다. 무사 만루위기였다. 이 상황에서 김 총리가 등판할 때만 해도 그가 이 정부 마지막까지 행정수반의 자리를 지키며 문민정부
더벨|이 기사는 02월08일(09:54)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위치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기업의 A대표는 중소기업청이 주도한 연구용역에 참여했다. 청년창업 활성화를 방해하는 '손톱 밑 가시'를 찾아내는 임무였다. 용역팀은 A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교수들로 구성돼 있었다. 몇 달 뒤 내놓은 최종 보고서는 포털 사이트만 검색해도 찾을 수 있는 신문 기사와 교수들의 강의 자료들로 채워졌다. 연구비는 A대표보다 교수들이 100만 원씩 더 받아갔다고 한다. 대학을 중퇴한 A대표와 우리를 같이 취급해서는 곤란하다는 게 교수들의 주장이었다. # 정부 출자기관의 벤처펀드 운용사 선정을 담당하는 B팀장은 몇 달간 공을 들인 정기 출자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할 뻔 했다. 운용사 선정 작업의 최종 단계인 프레젠테이션 심사에 참석한 교수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 내내 시큰둥하던 교수는 펀드와는 무관한 질문을 퍼부었다. 발표자로 나선 벤처캐피탈 임원이 안쓰러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식 취임도 하기 전에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박 당선인은 '여성 대통령'이 안보에 취약하다는 정치권 안팎의 우려를 인식한 때문인지 최근 북한 핵실험과 관련,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 국제 공조에 힘쓰는 등 안보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은 12일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아무런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당선인은 이날 핵실험이 포착된 직후인 오후 1시30분 통의동 집무실에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비롯한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관계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박 당선인으로선 쉽지 않은 회의였을 듯하다. 박 당선인은 조윤선 대변인을 통해 규탄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새 정부가 추구하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우리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대선 때 제시한 공약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기간 이명박 정부 5년간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새해 들어 여의도 증권가에 구조조정 한파가 매섭다. 지난해에는 영업지점의 통폐합 수준이었으나 이번에는 '여의도 본사'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증권맨들의 불안감이 크다. 지난주 중소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센터장과 베테랑 인력들이 줄줄이 사표를 쓰거나 조만간 그만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리서치센터 다음으로 수술대에 오를 부서로 주식운용팀을 꼽는다. 지난해부터 코스피지수가 좁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대부분 증권사의 주식운용팀이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이미 A증권사는 주식운용팀을 아예 없앴다. 이 증권사는 지수, 선물·옵션, 파생관련 상품 운용팀은 그대로 남겨뒀다. 주식운용팀에 속해 있던 직원 대부분은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해 주식운용부문에서 100억원 넘는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진 B증권사는 3월 결산 후 조직개편과 운용인력 감축을 심각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증권사의 주식운용 부서인 세일즈앤트레이딩팀은 실적부진에 분위기가 흉흉해진 상태다. 다른 중대형 증권사
“올 춘제(설)에는 선물을 보내지 마세요.” 최근 춘제를 앞두고 중국의 방송통신위원회 격인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은 관영 CCTV에 선물을 보내지 말자는 공익광고를 내보냈다. ‘최고급 선물’, ‘지도자를 위한 선물’, ‘상사에게 품격을 선물하세요’ 등의 문구가 들어간 시계나 금화 등 사치품의 TV와 라디오 광고도 금지시켰다. 이번 광고 금지 조치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공직사회의 부패 척결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두 달간 굵직굵직한 부패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당이 공직사회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비리 공무원’이 아닌 주류와 사치품 업체가 최대 희생양이 됐다. 대표적인 업체가 구이저우마오타이다. 춘제 인기 선물인 전통술 바이주를 제조하는 이 업체는 매출 하락으로 연초대비 주가가 10% 하락했다. 병당 가격이 수천위안이 넘는 ‘사치품’인데다 지난해 시진핑 정부 출범 후 군에 금주령까지 선포됐기 때문이다. 홍콩 보석업체인 저우다우, 초우상상, 룩푹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