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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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금융감독원에서 저축은행 검사를 담당한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저축은행 사태 탓에 연일 강행군을 했다. 출장도 숱하게 다녔다. 그 사이 적잖은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 그가 검사한 곳도 포함됐다. 저축은행의 대주주는 구속도 됐다. 그가 자료를 뒤지고 파헤쳐 결정적 단서를 찾았다. 비업무용 부동산을 몰래 팔아치운 뒤 등기부등본을 위조한 사실도 밝혀냈다. 그만큼 열심히 했다. 일부 직원의 비리로 얼룩진 금감원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픈 의지도 컸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뒤에도 그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검사, 지방 출장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추석 연휴 직전이었다. 며칠간의 지방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에게 등기우편이 한 통 와 있었다. 두툼한 서류 뭉치가 그 안에서 나왔다. 첫 페이지를 본 그는 순간 당황했다. '새빨간' 글씨로 적힌 짧은 편지가 적잖은 위압감을 준 탓이다. 발신자는 구속된 저축은행 대주주였다. 서류 뭉치는 70페이지 분량의 진술조사였
더벨|이 기사는 10월31일(08:31)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소기업청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총 870억 원의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조성했다. 올 한해에만 770억 원이 결성된 점에 미루어 내년 상반기 1000억 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세제 혜택, 투자금 회수 활성화 방안 마련 등의 다양한 지원 정책도 논의되고 있다. 지난 17일 출범한 한국엔젤투자협회는 2020년까지 엔젤투자 규모를 1조 원으로 늘리겠다는 비전과 함께 비즈니스 엔젤 양성, 엔젤 네트워크 구축 등의 엔젤투자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협회 관계자는 "엔젤투자의 성장이 자금 조달부터 투자금 회수까지 이어지는 벤처 생태계 선순환의 핵심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엔젤투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엔젤투자자가 체계적인 투자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서울패션위크가 세계 5대 컬렉션이라고요? 행사장소를 못 구해서 패션쇼를 하니 못하니 하는 판국에 가당찮네요. 서울시의 간절한 바람일 뿐 세계 어디에서도 통하지 않는 얘기입니다." 지난달 22∼28일 '2012년 추계 서울패션위크'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A패션업체 관계자가 얼굴을 붉혔다. 서울패션위크는 매년 2차례(봄·가을) 열리는데 올 봄에는 올림픽공원, 가을에는 전쟁기념관에서 각각 행사가 진행됐다. 2000년 처음 시작된 서울패션위크는 지난 11년간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장소 선정에 문제가 생겨 다른 곳에서 행사를 치른 것이다. 행사 주최인 서울시와 지식경제부는 해외 바이어에게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패션축제로 만들기 위해 강남에 편중됐던 행사장을 강북 도심으로 분산 확대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부분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패션 디자이너 B씨는 "행사장소가 마땅치 않아 경기도에 있는 박물관부터 서울 어린이대
발전소 운전원의 전원 차단기 조작 과실. 한국수력원자력이 밝힌 지난달 29일 오후 9시39분 발생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67만9000㎾급)의 발전 중단 사태의 원인이다. 한수원은 부품 결함 등 기계적인 고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으나 결국 운전원의 단순 조작 실수에 따른 '인재(人災)'가 고장 원인이라는 점에서 원전 운영의 허술함이 다시 한 번 고스란히 드러냈다. 월성 1호기가 고장으로 발전이 중단된 것은 올 들어 세 번째다. 오는 11월20일 설계수명(30년)이 끝나는 월성 원전 1호기의 잦은 고장은 원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 월성 1호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월성 1호기가 멈춰서기 하루 전에는 울진 2호기가 가동 중단됐다. 지난달 2일에는 신고리 1호기와 영광 5호기가 불과 2시간 사이에 연달아 고장이 나 발전 중단되기도 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발생한 원전 고장은 벌써 9건. 2010년 2건, 지난해 7건과 비교해 늘어났다. 특히 원전을 운영하는 부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재정절벽'문제와 두 후보의 공약에 쏠려있다. 큰 정부를 지향하는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 중심의 의료보험개혁, 신재생에너지 육성 등을 내걸었다. 반면 작은 정부를 표방하는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는 화석 연료 중심의 원자력 발전을 내세우고, 의료보험제도에서도 개인의 재량권을 강조한다. 두 후보의 색깔이 뚜렷해서인지 증시에서도 '오바마 관련주', '롬니 관련주'는 공약과 맞닿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기는 경우 제네릭 의약품이나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가, 롬니 승리 때는 원자력 발전이나 자원개발주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과 사뭇 다르다. 국내 증시에서 대선 후보들 관련주는 '○○○테마주'로 불릴 정도로 주로 인맥에 근거한다. EG는 박근혜 후보 동생이 대표이사로 있다는 이유로,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가 최대주주로 있다는 점에서 각각 '박근혜
지난 26일 중국에선 미국 뉴욕타임스(NYT) 홈페이지가 먹통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NYT가 전날 원자바오 중국 총리 일가가 무려 3조원에 가까운 거액의 재산을 축적했다는 보도를 내보내자 중국 정부가 해당 언론사의 접근 자체를 막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원 총리가 설날을 맞아 농촌 지역을 방문하면서 10년도 넘은 점퍼를 입고 있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그의 대중적 인기는 급상승했다. 원 총리에겐 '청백리'의 이미지가 한층 굳건해지게 된 호재였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듯 미국의 대표적 언론이 원 총리의 이 같은 처사가 위선일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하게 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다급해진 정부는 언론사 홈페이지 접속 자체를 막는 후진적인 대응을 했다. 다음 달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사실상 공직에서 물러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역사상 청렴한 공직자로 남길 바랐던 원 총리의 다급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원 총리가 이례적으로 변호
"준비한 자료에서 10분의 1도 안 나왔어요" 지난 19일 열린 서울고등법원 및 산하 11개 지방법원 국정감사가 끝난 뒤 한 법조 관계자가 내놓은 말이다. 국정감사가 그만큼 치밀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서울고법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8일 헌법재판소를 시작으로 2주간 이어진 법사위 국감은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가 아닌 대선 후보들을 겨냥한 정치공방으로 얼룩졌다. 이번 국감의 주된 화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둘러싼 정수장학회 논란이었다. 민주당은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의 설립자 고 김지태씨의 재산헌납이 강압에 의한 것이라며 날선 공세를 펼쳤다. 이들은 김씨의 유족들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 청구소송에서 강압을 인정하면서도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판결 한 1심 선고를 두고 법조인들의 해명을 재차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고법과 법무부,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국감 기간 내내 정수장학회에 대한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특히 지난 21일
더벨|이 기사는 10월24일(08:32)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팹리스 반도체 회사 대표인 P씨는 지난 2006년 산업 스파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디지털 카메라용 반도체 기술을 빼돌려 해외로 유출했다는 이유로 P씨를 구속했다. 대기업 출신 엔지니어들과 공모해 반도체 설계도와 공정 기술을 넘겼다는 내용이었다. 추정 손실액이 40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검찰과 회사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해외 반도체 테스트 업체와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에 도면과 생산 공정을 전달한 것은 명백한 기술 유출이라는 논리였다. 회사는 검찰의 주장이 설계만 담당하고 생산과 조립, 테스트는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팹리스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며 맞섰다. 회사는 원가 절감을 위해 해외 업체와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의 눈 밖에 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대기업 출신 연구원들을 영입한 것이 결정
더벨|이 기사는 10월26일(14:0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청년창업이 20~30대 사이에서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몇몇의 성공 스토리를 쫓아 창조기업(스타트업)에 뛰어드는 게 근래의 유행이다. 이젠 10대들까지도 창업에 뛰어들며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지금 스타트업 열풍에 사로잡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도 청년실업을 타개하기 위한 한 방책으로 청년창업을 장려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엔젤투자매칭펀드의 자금을 늘리고, 각종 기금들을 활용해 청년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간 위축돼왔던 민간 엔젤투자도 다시금 증가추세다. 지난해 1인 창조기업(스타트업) 수는 정부통계 기준 약 26만 2000여 개이며,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약 1%에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 스타트업 열풍의 제일 큰 문제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깊은 사유와 창조 없이 모방이 난무한다는 점이다. 현재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기반 상당수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미국에서
"이럴 때 청장님부터 확고한 입장을 내주셔야 하는데...앞으로 과학적 전문성이나 법적 근거가 아닌 대중 여론에 따라 행정처분이 달라질까 걱정스럽습니다." 요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뒤숭숭하다. 내부에서는 이희성 청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농심 벤조피렌 검출 사건에 대한 이 청장의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청장의 오락가락하는 행보 탓에 국민들이 식약청을 얕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 이언주 의원(민주통합당) 측 주장이 한 공중파 방송의 뉴스로 알려지며 시작됐다. 점유율 70%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라면업체인 농심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극미량이나마 나왔다는 소재는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 뉴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식약청은 보도 직후 나름 소신 있는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검출된 벤조피렌이 워낙 극미량이어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데다 벤조피렌 함량 기준치 같은 것도 마련돼 있지 않아
요즘 국내 전자 부품 업계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낀다. 단적인 예가, 전자 부품의 본고장이라 할 만한 일본에서 우리나라 제품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세계 콘덴서 1위 기업 파나소닉이 국내 업체의 콘덴서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FPCB(연성회로기판)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일본의 디스플레이 기업 재팬디스플레이는 얼마전 국내 업체 2곳을 공급사로 선정했다. 일본 업체들의 태도가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국내 부품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터플렉스는 FPCB 시장 1위 자리를 넘보고 있고, 이노칩은 스마트폰의 노이즈와 정전기를 막아주는 통합칩을 일본 기업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동안 일본기업들은 한국 부품에 대해 값은 싸지만 품질이 떨어져 사용하기 꺼림칙하다는 평가를 내려 왔다. 하지만 이제는 '가격을 고려하면 품질도 괜찮은 수준'이라는 정도로 올라섰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애플 등에 밀려 세계 전자 시장의 주도권을 놓친
국민은행이 앞으로 변동금리대출에서 고정금리대출상품인 '적격대출'로 전환할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이제라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소비자들의 금융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언론에서 문제 삼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국민은행이 변동금리대출에서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탈 때도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한 언론사의 보도가 나왔다. 국민은행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받는 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는 반응을 보이다 여론이 거세지자 "분위기가 이런 데 어떻게 계속 받겠냐"며 꼬리를 내렸다. 국민은행이 면제하기로 한 중도상환수수료는 이미 대부분 시중은행이 시행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 9월부터 변동금리대출에서 고정금리대출 상품으로 바꿀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왔다. 금융당국이 고정금리대출의 비중 확대를 주문하면서 그 유인책으로 상환수수료 면제 등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