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자꾸 소설을 쓴다. 애플이 중요한 거래선인데 왜 자꾸 그러는지 모르겠다”
“독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내용인데 어떻게 안 쓸 수가 있나”
삼성 사람들과 기자들이 만나면 이런 논쟁이 자주 벌어진다. 주제는 애플의 삼성 부품 줄이기를 둘러싼 보도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에서 삼성 부품을 줄이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오히려 삼성이 애플에 부품공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보태지고 있다. 삼성이 더 이상 '을'이 아닌 '갑'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삼성측의 논리는 ‘국익’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부품을 팔고 사면서 협력하고 있다. 해외 시장조사 전문기관들은 애플이 삼성전자에서 구매하는 시스템 반도체만 연간 2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 배터리 등을 감안하면 최소 5조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이 필요 이상의 감정 대립을 확대시켜 애플이 실제 부품 구매를 중단해 버리면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다는 논리다. 그 피해가 삼성전자는 물론 협력회사에게까지 돌아가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언론도 할 말이 많다.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이 애플이고, 삼성전기나 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들도 애플 매출 비중이 상당하다.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삼성과 애플과의 관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에 언론이 침묵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 적어도 독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독자들의 알권리가 충족되는 건 아니지 않나” 삼성측이 내던지는 필살기다. 이 대목에서 기자들은 확실치 않으니 기사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쪽과 가능성을 전달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쪽으로 나뉜다.
독자들의 PICK!
거래회사들의 입을 철저히 막는 애플의 ‘비밀주의’ 덕분에 삼성은 그 누구도 애플과 관련된 언론보도의 진위에 대해 명확히 확인해 주지 않는다. 삼성도 애플도, 언론도 책임지지 않는 이 게임을 끝낼 묘안은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