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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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싸구려 트레이닝복 입고도 잘만 다니더니…. 언젠가부터는 동네 뒷산가면서 수십만원짜리 아웃도어 의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을 하고 나가지 뭐야. 누가보면 히말라야 가는 줄 알겠어." 최근 모임에서 만난 친한 선배는 증권사에 다니는 남편이 산책을 나갈때도 고어텍스 재킷과 기능성 바지를 챙겨 입는다며 어이없어 했다. 한 대형건설사에 다니는 L차장은 초등학생 아들의 학부모 모임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멤버 대부분이 전업 주부인데 하나같이 아웃도어 의류를 빼입고 있었기 때문. 한동안 골프웨어를 입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모임에 참석했더니 엄마들 사이 유행이 아웃도어로 싹 바뀌어 있었다. L차장은 "나만 빼고 모두 모여 등산이라도 다녀온 줄 알았다"며 "왕따 안당하려면 다음 모임엔 나도 아웃도어 한 벌 사입고 나가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대한민국 곳곳이 아웃도어 열풍이다.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기는 산 주변이 아니라도 거리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일상복으로 '아웃도어 룩'
"폼나는 '명품' 하나 갖고 싶은 심리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당장 돈이 안되더라도 말입니다." 한국장학재단이 추진 중인 삼성에버랜드 지분매각에 일부 자산가가 관심을 보이는 데 대해 증권사 관계자가 내린 해석이다. 비상장 에버랜드 주식은 일반인이라면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상장이 돼야 하는데 수년내 기대하기 어렵고, 그 사이 배당을 받을 가능성도 희박해서다.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의향을 접은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개인은 신탁상품으로 투자하는데 최소 1억원 이상 필요하다. 굳이 매력을 찾자면 '희소성'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정점에 있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회사다. 에버랜드 주식은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사장 등 삼성 일가와 특수관계인만 보유했고 장외시장에서도 유통되지 않았다. 명품으로 치자면 '스페셜에디션'인 셈이다. 부자들은 대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소장품에 애착을 보인다. 거액을 수년 동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마을공동체 만들기사업'(이하 마을만들기)은 완전한 뉴타운의 대안이 되기엔 아직 부족해 보인다. 개발에 따른 우발이익 기대감을 아직 버리지 못하는 일부 조합원을 설득하기엔 아직까지 설익은 '구상'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 마을만들기는 박 시장이 만들어낸 정책이 아니다. 앞서 정부는 마을만들기와 유사한 '살고싶은 도시만들기 사업'이나 '거점확산형 주거환경개선 시범사업' '해피하우스 시범사업' 등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이들 사업의 경우 당초 취지와 정당성에도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부족과 예산·제도적인 제약으로 인해 좌초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마을만들기 역시 공유부분에 대한 단편적인 물리적 환경개선사업에 그칠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주택개량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 등 자금지원 등을 할 계획이지만 5%대의 높은 이자율은 결국 주민 부담일 뿐이다. 개발이익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심리도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카드사들이 일제히 부가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다. 포인트 적립 등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 그동안 회원들에게 제공됐던 '혜택'을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가서비스가 단순한 '혜택'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회원들의 '권리'에 가깝다는 주장도 있다. 배경은 이렇다. 카드 부가서비스는 카드사와 제휴업체의 계약을 통해 결정된다. 할인 및 포인트 적립에 따른 비용은 두 곳이 분담한다. 절반씩 분담하는 경우도 있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많은 부담을 지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거래가 성사된다. 바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다. 카드사들은 제휴업체에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건넨다. 제휴업체는 카드사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마케팅 등에 활용한다. 제공되는 개인정보의 형태도 다양하다. 카드번호부터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직장정보 등 각양각색이다. 물론
오는 16일 열리는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작은 반란(?)이 일어났다.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자산운용사 3곳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는 모두 23곳. 대다수 운용사가 찬성표를 던진 탓에 이들 3개 운용사는 주목받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반란'이란 표현이 무색해진다. 금융감독원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외이사 출석률이 75%를 넘어야 재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는데,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는 출석률이 이에 못 미쳤다. 반대표를 던진 한 운용사 대표는 "단순히 가이드라인을 따랐을 뿐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국민연금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하이닉스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중립' 의견을 냈을 때도 자산운용사는 일제히 '찬성표'를 던졌다. 주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도 운용사의 반대표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이 현대백화점과 현대DSF의 합병
이달 초 아우디 본사가 있는 독일 잉골슈타트를 찾았다. 사상 처음으로 벤츠 판매량까지 제쳤다는 사실을 세계 각국 언론을 상대로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정작 기자의 눈길을 붙잡은건 본사 옆의 아우디 박물관이었다. 이곳에는 1899년 아우디 전신인 호르히 자동차부터 현재까지 생산된 아우디 차종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100여대 차량이 전시돼 있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아우디 가이드와 함께 차량의 역사와 전시관을 둘러보는 이들의 표정은 진지해 보였다. 개인적으로도 사진으로만 접했던 아우디 모터사이클과 경주용 차, 100주년 기념 콘셉트카까지 직접 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BMW와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뿐만 아니라 토요타, GM, 폭스바겐 등의 대중적인 브랜드들도 모두 본사에 박물관 하나쯤은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외국기자들을 초청할 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별도 스케줄로 박물관을 거치게 해 은근히 자사 브랜드의 역사를 간접적
# 중고 경차를 모는 주부 김모씨는 요새 운전대 잡는 일이 두렵다. 기껏 해야 동네 할인점에 가는 정도로만 차를 쓰지만 얼마전 사고가 뼈아프기 때문이다. 접촉사고였지만 상대 외제차 수리비는 어마어마했다. 보험사를 통해 들은 거지만 범퍼도 수입해 와야 하고 그 기간 동안 렌트비도 경차의 한달 유지비에 달했다. 긁힌 정도라 '이 정도쯤'하며 자기 차는 고치지 않기로 했는데도 그랬다. 외제차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의 5배(보험개발원 자동차 충돌실험 결과, 외제차 평균1456만원, 국산차 275만원)를 넘는다고 한다. 부품 값은 국산차의 6.3배, 공임 5.3배, 도장료는 3.4배에 이른다는 것. 부품이야 수입할 수도 있어 그렇다 치지만 공임 차이를 듣고 나니 더 허탈해진 김씨. 차이가 나는 이유는 수리직원의 임금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센터의 입지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제차 수리센터는 높은 임대료를 무는 강남 요지에 있다고 했다. 외제차 판매자(딜러)들의 면면을 듣고 보니 더 씁쓸했다. 수입
지난해 3월 11월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은 실로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대지진과 뒤를 이은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만5700여구의 시신이 수습됐고 3200여명의 행방은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재산 피해액만 17조엔에 달했다. 지진 발생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30여만명이 집을 잃고 피난생활을 하고 있으며 방사능 오염 문제는 원전 주변 주민들의 일상에 여전히 큰 고통을 주고 있다. 지진은 인간이 손을 쓸 수 없는 자연재해라도 하더라도 지나치게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복구 사업은 피해지역 주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전세계가 재건사업에서 참고할 만한 세계 표준이 나올 것으로 사람들은 기대했을지 모르지만 일본의 복구사업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고 한 외신은 최근 꼬집기도 했다. 복구 지연은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됐다. 간 나오토 내각은 대지진과 원전 사고의 수습 등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 대지진 발생 6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KTX(고속철도) 운영권 민간 개방' 논란을 보면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벌들에 특혜를 주는 꼼수라는 여론이 날이 갈수록 강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재벌 특혜의 당사자로 지목된 대우건설은 부담을 느낀 나머지 참여를 스스로 포기했을 정도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누구의 탓도 아닌 정부에 있다. 민심은 때론 누군가에 의해 일시적으로 조작될 수는 있어도 대게 시대상황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지금처럼 KTX 민영화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만든 근본 원인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서 비롯됐다. 촛불집회를 일으킨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대운하 포기 후 시작된 4대강사업 등은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기 위한 충분한 논의를 생략한 채 밀어붙인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많이 치렀고 지금도 지급하고 있다.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정책을 일방통행하듯 추진한다"는 식의 반감을 키워온 탓에 KTX 민영화는 시작하기
4·11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정치권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그러나 참신한 인재영입과 감동공천을 공언했던 여·야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30세대'의 영향력을 강조하면서도 유권자 시선을 잡아끄는 청년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아이러니다. 새누리당은 서울 강남3구와 영남권 등 강세지역을 중심으로 35곳을 전략지역으로 선정, 정치신인의 등용문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쇄신 상징으로 내세울 만한 인재를 영입하지 못했다. 덕분에 공천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부산 사상에 깜짝 공천된 27세 여성 손수조 후보가 가장 화제를 모았지만, 영입 사례가 아닌 후보 본인의 선거전략이 성공한 사례다. 민주통합당은 법조계출신 인사들을 주로 영입하며 여당을 조롱하던 '법조당'이란 별명을 부러워하는 모양새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인재품귀' 현상은 더 심해 보인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 운영의 전권을 거머쥐고 '386세대'를 대거 수혈하는
이제 뒷모습을 남기고 물러간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블랙 아웃' 공포로 전기 사용 감축 의무화 조치가 실시돼 체감 온도는 더 떨어졌다. 기업 현장을 찾아다니는 기자는 '전기감축 의무화'가 부른 산업현장의 코미디같은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지난달 방문했던 한 전자부품 제조사는 멀쩡한 난방시설을 갖추고도 대형 등유 난방기를 구입해 건물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전기를 사용해 난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대형 전력 설비를 제조하는 한 대기업에서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신제품 시험 횟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통에 제품인증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력난을 감안해 시행한 조치라는 점에서 이해는 하지만 고민없이 내놓은 규제라는 볼멘 소리가 겨우내 산업현장에서 끊이지 않았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2월 계약전력이 1000킬로와트(kW) 이상인 산업체에 대해 전력 수요가 많은 오전 10~12시, 오후 5~7시 사이에 지난해보다 전력 사용량을 5~
"최소 7년 이상 유지 못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는데, 장점만 강조해서 연금저축보험 파는 건 문제 있지 않나." 최근 지인이 은행, 보험사 할 것 없이 금융사들이 무리하게 연금저축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지적한 말이다.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중도해지 할 경우 명백히 손해다. 최소 7년 이상은 유지해야 예금상품과 비슷해진다. 특히 가입 후 5년 이내에 해지하면 2.2%의 해지가산세도 추징된다. 연금 수령 전 해약하거나 일시납으로 수령할 경우에는 기타소득세로 22%를 내야한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상품 판매 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설명은 거의 하지 않는다. 강조하는 것은 '저축'상품과 '소득공제' 혜택뿐이다. 10년 이상 저축을 유지한다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통계적으로도 10년 이상 보험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불완전판매는 대부분 판매인들의 수수료 때문에 불거진다. 지난 2006년, 2011년 연금저축 상품의 소득공제 한도를 늘렸을 때 일부 소비자들은 추가납입